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93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2)
보스톤코리아  2019-11-25, 11:11:46 
삼국유사의 기이 제1 사금갑조의 내용을 보면, <소지왕 10년 무진년(488년)에 왕이 천천정天泉亭으로 행차하였다가, 이때에 까마귀와 쥐가 와서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으로 따라가 보소서” 하였다. 왕이 기사騎士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 가게 하였다. 기사는 남쪽 피촌에 이르러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는 것을 구경하다가 그만 까마귀의 행방을 놓쳐 버렸다. 이 때 못池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와 글이 쓰인 봉투를 주었다. 겉봉에는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안 열어 보면 한 사람이 죽을 것” 이라고 쓰여 있었다. 기사가 이상히 여겨 그 봉투를 왕에게 바치니, 왕은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열어 보지 않으려 하였으나, 일관日官이 “두 사람은 보통 사람이고 한 사람은 임금을 가리키는 것이니 열어 보셔야 합니다” 라고 아뢰므로 왕이 봉투를 열어보니 ‘射琴匣, 거문고집을 활로 쏘라’ 고 쓰여 이었다. 왕이 대궐로 돌아가 거문고갑을 쏘고 보니, 그 안에서는 왕비와 중이 정을 통하고 있었다. 왕은 두 사람을 처형하였다.>

한편 화랑세기에는 1세 풍월주 위화랑조와 7세 풍월주 설화랑조에 중이 된 묘심妙心과 선혜황후善兮皇后의 사통私通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그들은 ‘사금갑’ 의 기록처럼 사통하여 딸 오도吾道를 낳았다. 그런데 묘심은 복주伏註(형벌에 복종하여 죽는 것을 의미한다) 되었고, 선혜황후는 (탈자가 되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는데, 폐위되어) 신궁에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祭主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다(자세한 내용은 ‘1세 풍월주 위화랑조’ 와 ‘7세 풍월주 설화랑조’ 를 참조). 

다음은 진지왕의 아들 김용춘의 출생에 관한 화랑세기의 기록, 
[13세 용춘공은 금륜왕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지도태후인데 곧 기오공의 딸이다. 기오공은 선혜황후의 사자私子로 사도태후의 포매胞妹인 흥도낭주를 아내로 맞아 지도를 낳았다. 지도가 처음 동태자 궁에 들어갔을 때 태자가 아직 죽지 않았는데, 금태자와 더불어 사랑私을 했다. 동태자가 죽자 총애가 더욱 도타워졌다. 금태자가 즉위하자 황후가 되어 공을 낳았다.]
이 기록에 의하면 김용춘의 외조부가 기오공이고, 기오의 어머니가 ‘사금갑’ 의 주인공으로 중 묘심과 통정한 선혜왕후 이다. 

한편 진흥왕과 정비 사도왕후 사이에는 삼남사녀가 있었다. 장남 동륜, 차남 금륜, 삼남 구륜 그리고 태양, 아양, 은륜, 월륜 등 공주 넷이 있었다. 그런데 태자 동륜은 572년에 죽었다. 20대 초중반에 조졸하였는데 자녀들은 많이 있었다. 첫 부인 만호와의 사이에서 김백정(진평왕), 김백반, 김국반과 딸 애송궁주를 낳았다. 그리고 윤궁과는 윤실궁주를 낳았다. 서자 흠반공도 등장한다. 진흥왕의 차남 금륜은 죽은 형을 이어 태자가 되었다. 그리고 부인으로 지도를 맞이하였는데, 지도는 ‘동륜의 여자’ 로 처음 입궁하였다. 그러다 갑자기 동륜태자가 개에게 물려서 ‘개죽음’ 당하면서, 몰래하던 그들의 사랑은 양지로 나왔다. 그리고 후일 금륜이 진지왕으로 등극하면서 지도는 왕후가 되었다. 이어지는 화랑세기의 내용은 김용춘의 성품과 사촌형인 진평왕의 배려도 나온다.

[용춘공의 성품은 온화하고 공손했으며 …를 좋아했고 탐욕스럽고 방탕한 놀이에는 끼이지 않았다. 진평대왕이 그 …를 기특하게 여겨, …랑郞에게 용춘공을 지도하게 하였다. 이화二花와 문노文弩의 학學을 얻어 …의 도를 잘했다. 공의 손윗누이인 용명공주는 곧 진흥왕의 딸이다. 진평왕을 섬겨 총애가 있었다. 공의 처지를 열심히 도와 풍월주의 지위를 얻게 했다.]

탈자가 몇군데 있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그의 성품 묘사 다음의 탈자는 ‘학문’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진평왕이 그의 언행(탈자 부분)을 기특하게 여겨 상선(전임 풍월주) 에게 그의 수행을 맡겼는데 아쉽게도 탈자가 되어서 누군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종욱은 “9세 풍월주 비보랑이거나 10세 풍월주 미생랑일 가능성이 있다. 그 중 비보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라고 피력하였다(대역 화랑세기, 소나무 210쪽).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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