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sh to kill, the wish to be killed, the wish to die |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
보스톤코리아 2019-11-18, 11:47:10 |
자살에 대한 칼럼을 쓴 지 얼마가 안돼서 열 한살이라는 아주 어린 나이에 연예계의 세계에 들어와 기껏 14년을 버티고 스스로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한 설리의 자살소식을 접했다. 설리가 누군 지 잘 몰라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다, 천진무구했던 귀여운 그녀의 어린 사진을 보며 마음이 더욱 아련해졌다. ‘설리’의 죽음의 충격을 벗어나기도 전에 자살을 종용한 한인 여자 유학생, ‘유인영’으로 보스톤이 발칵 뒤집혔다. 세계 제일의 자살 국가라는 불명예도 모잘라 이제는 타살까지?하는 멍멍한 마음이 들었다. 명문의 가톨릭 대학교중의 하나인 보스톤칼리지의 여자 유학생이라는 정보에 앞날이 창창한 이 젊은이가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 질렀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한명은 자살을 했고, 다른 한명은 비자발적 타살이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설리와 울트라군의 자살의 원인에 비슷한 점이 있다. 설리의 자살의 원인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며 온갖 비방과 모욕을 서슴치 않는 사이버 집단의 악플, ‘사회적 타살’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울트라군 또한 하루에 1천 2백통의 집요하고 집착적인 살인욕구의 문자를 받으며 자신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를 잃고 말았고 졸업을 눈앞에 두고 주차장 빌딩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자살을 자행하고 말았다. 하루에 1천 2백여통씩 집요하고 집착적인 살인욕구의 문자를 했던 유씨는 자살을 유도한 비자발적인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 혐의로 기소됐다. 즉, 여친의 간접적인 타살이라는 것이다. 설리는 사이버 집단의 정신적 언어적 공격으로 왕따를 당하는 트라우마에 빠졌고, 울트라군은 매일 접하는 폭탄문자의 학대성 공격으로 심약한 정신상태에 빠져갔다. 보지않고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을 왜 자꾸 들여보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남들이 비하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흘려보내는 일이 그리 쉬운가? 조그만한 험담일 지언정, 듣고 난 뒤 밀려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보통 내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자기를 험담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이 써지기 시작한다. 상처 준 사람의 페이스 북을 자꾸 들여다 보게 되는 심리와 비슷하다. 하루에 폭탄처럼 밀려오는 저주성의 악플과 문자를 접했던 설리와 울트라군의 심신의 상태가 상상이 되지 않는가? 많은 학자들은 자살은 외부 대상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이 자기자신을 향해 발생될 때 일어난다고 한다. 타살은 자기를 화나게 하는 대상을 향해 분노와 적대감을 공격하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사람은 누구나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욕동(Drive)이 있는데 자살은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상황에서 내재 화된 대상을 향한 무의식적인 공격성이 남이 아닌 자신을 향하게 될 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칼 메닝어(Karl Meninger)는 이러한 의미에서 자살에서의 적대감(Hostility)은 “죽이고 싶은 소망(The wish to kill), 죽임을 당하고 싶은 소망(the wish to be killed), 죽고 싶은 소망the wish to die)의 세가지 요소가 있다"고 한다. 자살과 타살의 근본원인은 자신의 내면에 갖고 있는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욕동에 있다. 다른 점은 화를 분출하는 대상이 자기이냐, 남이냐의 차이이다. 너무 화가 나고 미울 때 자신도 모르게, “죽여버릴만큼 너무 미워. 그 사람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나가서 죽어.내가 죽어야 정신을 차리겠니.”라는 말들이 생각도 없이 쏟아져 나오지 않는가? 무의식적으로 파괴적 욕동이 있다고 죽거나 죽이지는 않는다. 차이점은 얼마나 튼튼한 자아(Ego )형성을 가졌느냐에 따라 자신의 파괴적 공격성을 분출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설리를 살펴보자.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어 쏟아지는 찬사를 받으며 그녀의 자아가 어떻게 그 큰 인기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정확한 자료가 없어 그녀의 자아형성과정을 추측으로 대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을 발견할 때 그 큰 집에 혼자였다는 정보를 통해 가족과는 어떠한 관계였을까?하는 의구심을 버리기는 힘들다. 그녀가 자살하기 전 몇년 동안 가족과의 연락이 없었다는 자료 또한 그녀가 과도한 ‘자아 이상화(Ego Ideal)’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자아 이상화는 부모를 이상화하여 형성된 이상화한 자기대상이다. 자아 이상화가 너무 과도하면 비현실적인 요구를 자신의 이고가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이고는 자신의 실패를 ‘초자아(Super Ego)로부터 엄격하게 처벌을 받으며 무기력 상태에 빠진다. 이런 정신적 고통이 자아붕괴(Self-Breakdown)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것이다. 코헛은 이러한 상태는 자신을 안심시키고 달래 줄 대상의 결여에 의해 자신 스스로 달래고 안심시키는 능력이 발달되지 못했고, 실패와 상실에 심각한 나르시스틱 모욕(Narcissistic Insult)을 받으며 우울과 함께 붕괴불안(Disintegration Anxiety)을 경험한다고 한다. 붕괴불안은 인간인 경험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불안이라 명명하며 심지어 죽음에 대한 공포심보다도 더 클 수있어 이 불안으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고 한다. 유씨의 간접타살의 욕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말하기에는 정확한 자료가 없다. 타살을 자행하는 그룹의 특징을 보통 싸이고 패스 인격장애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들은성장과정에서 받지 못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 존재하며, 부모 요인과 같은 외부로부터 가해진 학대나 고통에 대한 분노가 공존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파괴해야 한다는 무의식적 강박을 통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들이 자신을 해치거나, 타인을 해치는 극단적인 양상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유씨가 싸이코패스라고 결론을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녀가 울트라군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게 된 원인이 어떠한 것이든 간에 사랑하던 애인을 죽이려고 한 그녀의 의도와 행동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살과 타살의 충동과 행동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파괴적 공격성 성향을 스스로에게 쌓아두지 만 말고 건강하게 표출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설리에게 진정으로 그녀의 아픈 마음을 들어주고 달래 줄 대상이 있었다면 그녀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을까? 유씨가 느끼는 살의적 충동을 그 누군가가 들어 주었다면 자신이 한때 사랑한 애인을 죽여버리는 망상적인 집착에 빠져들어 갔을까? 앞날이 창창했던 두 젊은 아가씨들의 사건을 통해, 자신의 분노를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 자유롭게 자신의 분노를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시간이 왔다. 외로운 타국에서 우리 교민들에게 더욱 더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하며 글을 마치도록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24 Havard St. Brookline, MA 02446 74 Elm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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