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가려듣는 칭찬 |
보스톤코리아 2019-11-11, 11:06:53 |
우리집 강아지 송이이야기 이다. 이따금 몇개 간식 부스러기를 칭찬으로 준다. 그런데 아내는 먹이를 반드시 마루바닥에 던져 준다. 나야, 차마 던져 줄수 없어, 먹이통에 얌전히 넣어 준다. 먹을 걸 던져주는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말했다. ‘강아지는 주워 먹는게 더 편하거든.’ 아차 싶었다. 내 생각대로 강아지를 본거다. 어디 강아지 뿐이랴. 오래전 시월드에 갔을 적이다. 거대한 돌고래가 물위을 날아 가는데 감탄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묘기를 보인 고래에겐 칭찬으로 생선 서너마리를 던져줬다. 먹이가 칭찬이기 때문이다. 분명 옛 속담이 틀리지 않는다. 칭찬에는 고래도 춤을 춘다고 했으니 말이다. 대신 물속으로 고래가 다시 떨어질적엔 물방울이 요란하게 튄다. 벌거벗은 임금님. 아이들 동화이다. 임금은 옷을 벗고 있는데, 신하는 입고 있는 옷이 멋지다고 아첨했다. 그리고 칭찬도 빠지지 않았다. 옷이 잘 어울린다고 말이다. 신하들이 임금을 수렁에 빠뜨릴 요량이었나 그건 모르겠다. 임금이 칭찬에 얼빠져 귀가 얇은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이가 말했다. 얼라리 꼴라리~, 임금님은 벌거숭이. 오늘도 나는 나에게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속삭였습니다 그렇게 외치지 않으면 내 몸과 내 마음을 내가 해칠 것 같아서 … 못이 박히도록 열심히 잘 살았다고 오늘도 나는 나에게 토닥토닥 칭찬합니다 (이근대, 칭찬중에서) 수렴청정垂簾聽政이라 했다. 사극에서 보인다. 임금의 할머니나 어머니는 대비大妃라 했는데, 어린 임금을 대신해 정치하는 걸 말한다. 수렴은 발을 말한다. 발을 치고 신하와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청정聽政이란 말에 주목한다. 정사政事를 듣는 다는 직역이다. 들을 청聽자에 정사政事 정政이라 했으니 말이다. 그럴테니 모름지기 정치란 듣는일이 우선이란 말일게다. 하긴 들어야 하는게 어디 정치뿐이랴만, 하지만 정치에서는 더욱 그럴수 있겠다. 격려와 장려와 칭찬은 구별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귀맛에 맞는 말만 골라 듣지 마시라. 양약고구良藥苦口라 했던가. 맹랑한 칭찬도 죄가 될 수있을텐데, 닫혀 있는 귀는 열어야 한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마가 4:23)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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