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대 진평왕의 생모 만호태후는 부모가 이화랑과 지소(진흥왕의 생모)이다. 이화랑은 일찍이 궁중에서 지소의 침신으로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만호가 태어났다. 그러다가 지소의 딸 숙명공주와 사랑에 빠져 월담하여 궁 밖에서 살았다. 그들의 두 딸 화명과 옥명은 진평왕의 후궁이 되었고, 장자 원광은 불교의 대승으로 신라불교를 한층 발전시켰으며, 차자 보리는 화랑의 수장인 풍월주까지 올랐다. 보리는 13세에 7세인 태후의 딸 만룡과 결혼하였다. 화랑의 수장 풍월주 보리는 당시 왕의 총애를 받는 후궁들의 동생이었고 모든 권세를 한 손에 쥔 태후의 사위였다. 그래서 조정에서는 그를 중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보리는 조부 위화랑과 부친 이화랑이 1세와 4세 풍월주를 역임한 화랑도의 풍월주를 세습함을 ‘가문의 영광’ 으로 꿋꿋한 화랑의 기개를 지조로 늘 청렴한 생활을 하면서 근심과 재난이 있는 낭도들을 위로하고 도와 주었다. 또한 많은 재물을 물려받은 부인 만룡은 좋은 금슬이 바탕으로 보리와 뜻을 함께했다.

그 내용이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그 때 보리공의 여형女兄인 화명花明과 옥명玉明이 모두 진대왕을 섬겨 사랑寵을 받았다. 그러므로 조정에서는 공을 중용하고자 했다. 공은 나아가지 않고 말하기를 “우리 집은 화랑을 세습하는 것으로 족하다. 다시 무엇 때문에 관리로 등용되겠는가?” 했다. 보리공이 청렴결백하게 지조를 지켰으나, 만룡낭주는 태후의 사랑하는 딸이었기 때문에 내리는 재물이 심히 많았다. 그러므로 집안 생활家道이 몹시 사치스러웠다. 공이 낭주에게 일러 말하기를 “내가 낭도의 우두머리로 어찌 홀로 부귀를 누리겠는가. 나의 아내는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 했다. 낭주가 말하기를 “부부는 한 몸입니다. 낭군의 마음은 첩의 마음입니다. 어찌 안 될 일이 있겠습니까?” 했다. 이에 그 재물을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 때문에 낭도들이 우러러 보기를 부모와 같이 했다. 무릇 근심과 재난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공과 낭주는 함께 가서 위로하고 구호하여 주었다. 그 때 사람들이 두 성인이 순행하며 다스리는 것에 비교했다. 낭주는 왕의 누이라는 귀한 신분으로 지어미의 도리婦道를 다했다. 공이 조금만 아파도 몸소 간호했으며 음식과 의복도 친히 조리하고 손질하여 올렸는데 반드시 공의 취향에 맞았다. 그러므로 공이 고맙게 여겨 다른 여자를 거느리지 않았고, 금슬이 비할 바 없이 좋았다.]

이름의 뜻과는 다르게 17세 풍월주 염장공廉長公은 욕심이 많아서 ‘금입택’을 짓고 살았다. 그가 살았던 집이 금장이 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금은보화가 홍수처럼 밀려 들어가서, 아마도 둘 다 일어난 현상이라서 그렇게 이름 하였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보리는 사치스러웠던 아내를 설득하여 모든 재물을 어려운 사람들과 낭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위에 인용된 내용과는 조금 다르게 보리에게도 첩妾이 있긴하였다. 보리의 첩 후단厚丹의 이야기, 제23대 법흥왕에게는 가장 총애하는 후궁 옥진이 있었다. 보리가 12세 풍월주가 된 591년 당시 신궁에는 법흥왕과 옥진의 교신상이 봉안되어 있었다. 왕의 정비 보도왕후는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리고 후궁 옥진은 아들 비대전군을 낳았다. 그래서 왕은 비대를 차기 왕으로 이으려고 하였지만 정비의 딸 지소와 옥진의 아버지 위화랑, 후궁 벽화의 딸 삼엽공주와 삼엽의 남편 아시공 등이 반대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비대는 후만厚滿이라는 딸이 있었다 (후만의 어머니는 누구인지 기록이 없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종합해 보면 후단이 설원공의 딸인데도 불구하고 계집종婢으로 나온다. 아마도 후만의 어머니가 비대공의 가비家婢였거나 하층민이었을 개연성이 크다. 비대의 정처는 삼엽공주의 딸인 실보낭주이고 그들 사이에서 9세 풍월주 비보가 태어났다. 즉 비보와 후만은 동부이복의 자매이다). 후만이 7세 풍월주 설원공(설화랑)과 사통하여 후단을 낳았다. 그리고 얼마후 만룡이 태어나자 후만이 들어와 유모乳姆가 되었다. 비보랑의 서매 후만이 유모로 선택된데는 그녀가 단순히 젖어미乳母가 아니라 만룡의 훈육도 겸하였기에 ‘여스승 姆’ 로 기록된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후만이 만룡의 유모로 들어올때 딸 후단도 함께 들어왔다. 그리고 7년후 보리와 만룡이 혼인을 했다. 그런데 7세의 만룡이 너무 어려서 만호태후는 후단에게 보리를 모시도록했다. 그리고 보리는 후단과 동침을 하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동시에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기록이 보인다. 즉 후단에게서 태어난 서자는 보태菩太와 보호菩好이고 서녀는 보단菩丹과 이단利丹이다. 

보리는 정처 만룡과의 사이에서 아들 예원禮元과 딸 보룡寶龍을 낳았다. 예원이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조부이며, 보룡은 김선품(아버지는 구륜공이고, 할아버지는 진흥왕이다)과 혼인하여 딸 셋을 두었는데 장녀 김자눌이 김법민과 혼인하였다. 김법민은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며 자눌은 자의왕후이다. 차녀 운명은 28세 풍월주 오기공에게 출가하여 김대문을 낳았다. 삼녀 야명은 문무왕의 후궁이 되었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