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비핵화협상 서두를 이유 없어” |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특집 기획기사 1 - 한반도 평화를 진단한다 한반도 전문가 브랜다이즈 개리 새모어 교수 인터뷰 |
보스톤코리아 2019-08-29, 20:29:59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최근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잦은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출렁였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국 국민들은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둔감해졌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큰 의미 부여를 두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이를 반영하듯 한미군사합동훈련이 끝나던 8월 말 스티븐 비건 미국 특사가 한국으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그 이후 어떤 북미간 협상 진전 소식도 없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지난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간의 핵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좀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채 헛바퀴만 도는 듯하다. 브랜다이즈의 크라운센터 수석연구 책임자이며 케네디 스쿨 벨퍼센터 코리아프로젝트 펠로우인 개리 새모어 교수는 이 같은 교착상태에 대해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가 협상을 서두를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중단을 이끌어낸 성과를 거둔 만큼 굳이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전 북핵타결이란 성과를 통해 재선 가도를 굳힐 것이라 예상했던 국내 전문가들과 사뭇 다른 해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역시 급할 게 없다.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 대북제제완화를 원하지만 미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제가 느슨해져 크게 아쉬울 게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두 정상의 행보가 예측하기 쉽지 않기에 극적인 협상타결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대선까지 양국 모두 크게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 및 미북관계의 빠른 진전을 기대했다면 좀더 긴 호흡으로 대북협상을 바라봐야 할 때일 수도 있다. 다음은 한국방문에서 돌아온 개리 새모어 교수와의 8월 22일 나눈 일문일답이다. ▶최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근본적으로 그들의 군사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지급해야 할 가격을 올리려는 것이다. 또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것에 따라 압력을 가해 추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려 하는 것이다. ▶2018년에는 군사훈련을 연기했었는데 올해는 왜 군사훈련을 재개했나? 싱가포르 협정위반이 아닌가? 싱가포르에서 미국은 대규모 한미군사합동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적으로 무슨 약속을 김정은에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은 주요 지상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에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최근 군사 훈련이 결코 싱가포르 협정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합동훈련이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약속했던 정신을 위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미국 및 남한과 대화를 원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가 그렇다. 이번 주 군사훈련이 끝나면 스티븐 비건 미국 특사와 북한의 상대방이 다음 주부터는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38노스에 쓴 (새모어 교수의) 칼럼을 보면 일괄타결은 가능하지 않고 단지 점진적인 즉 단계적인 타결만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렇다. 단계적인 접근이야말로 비핵화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접근방법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북한 모두에게서 지난 하노이에서 취했던 양측의 태도에서 어떠한 양보나 타협을 암시하는 접근 태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다음주부터 실무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지만 협상이 진전될 어떤 증빙도 찾아보지 못했다. 심지어는 단계적인 접근에서도 북한과 미국의 의견차는 아주 크다 ▶트럼프는 내년 선거가 있어 성과를 남겨야 하고 김정은은 자신이 위대한 지도자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러한 압력이 극적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런 움직임이나 암시는 없다. 북한은 비핵화에 있어서 영변의 폐기 외에 더 중요한 것을 내놔야 하고 미국도 부분적인 제제해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타협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타협안을 고려한다는 것을 느낄 수 없다. 트럼프는 아무런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조치는 이미 커다란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을 언급할 때 마다 얼마나 자신이 김정은과 관계가 좋은지 이야기 하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이끌어 냈는지 자랑한다. 트럼프는 더 이상 추가 양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제제가 김정은에게 압력을 가해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 다른 한편,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가 더 이상 제제를 준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은 충분히 참을 만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참을성 있게 2020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선거 때까지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은 지킬 것이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현재 서로간의 약속을 깨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내년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만약 트럼프가 북한과 어떠한 단계적인 접근에 대한 타결을 이뤄낸다면 민주당 당선자가 이를 존중할 것으로 생각하는가?(과거 미 신임대통령은 전임의 협상을 존중하지 않았다. 부시의 클린턴 대통령 정책 반대와 트럼프의 이란협상 파기 등은 대표적이다) 민주당 당선자가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 측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일괄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민주당 후보 누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트럼프가 협상을 이끌어 낸다면 존중할 것이다. ▶바이든은 (북한에)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선거용 레토릭인가? 그렇다. 그것은 선거용 레토릭에 불과하다. 바이든은 이를 통해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당의 외교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포괄적인 협상이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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