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아니예요' |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
보스톤코리아 2019-05-13, 10:24:34 |
요즘 꽃가게가 신나있다. 얼마 안 있으면 다가오는 '어머니의 날'을 맞아 꽃주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시간 중, 선생님이 시켜서 만들었던 빨간 색종이의 카네이션 한 송이! 그 꽃을 어머님 가슴에 달아 드리던 순간, 어머님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시고 말았다. 아직도 어머님의 감격했던 눈물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쿨해지곤 한다. 어머니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만든 조화 카네이션이었지만 어머님이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너무 좋았다. 이처럼 모든 세상 엄마들이 자식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은 다 매 한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 어머니들의 모성애가 유달리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2011년 EBS 다큐멘트리 '마더쇼크'는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삼사십년전만해도 아들을 나아 잘 키워 성공시켜야 엄마로서 인정을 받았다. 아들을 얼마나 성공을 시켰느냐에 따라 어머니의 위상이 달라졌다. 21세기의 한국어머니들의 차이가 있다면 아들 딸을 떠나 어머니로서의 성공 여부는 아이들에게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한국엄마와 아이는 같은 하나라는 '동일시'를 더욱 부추기고 격려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미국 엄마들은 이러한 '동일시'보다는 '너와나'는 다른 개체라는 인식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준다. 한 예를 들어보자. 미국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미국 엄마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지 접하게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미국 엄마들은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만 2살반의 캐시가 아기먹는 테이블에 있는 삶은 당근을 자르려고 낑낑대고 있었다. 캐시 엄마가 신경을 안 쓰고 있어서 필자가 잘라주려하자 캐시는 "노, 아윌 두 잇" 하며 어른의 도움을 거부했다. 테라피 과정 중, 3살이 넘은 아이들의 옷, 책가방을 엄마가 다 챙겨주고, 심지어 밥을 안 먹는다고 숟가락을 들고 다니며 밥을 먹이는 한국 엄마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힘들면 엄마 마음이 너무 힘들어져 아이들의 모든 것을 일일이 다 챙겨주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 간섭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의 손길에 젖어있는 한국아이들이 만 3세부터 학교를 들어가면서 독립심과 자립심이 이미 몸에 베어있는 다른 인종의 클래스메이트들과의 만남을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한 선생님과 학생들의 비율(Ratio)이 크면 클 수록 더 많이 파생되어 질 수 있다. 엄마와 나는 같은 존재라는 '동일시'는 아이가 잘못을 하면 엄마가 더 암울함을 느끼게된다. 반면, 다른 아이들보다 자신의 아이가 성취를 하면 엄마는 자신이 성취한 것보다 더한 기쁨을 느낀다. '마더쇼크' 다큐멘터리에서 미국엄마 11명, 한국엄마 11명을 놓고 카드 게임 실험을 했다. 인간이 즐거운 일을 하거나 이익을 얻으면 변연계의 일부인 보상뇌 측핵(Nucleus Accumbens)이 활성화되는데 한국 엄마들과 미국엄마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살펴 본 것이다. 미국엄마는 자신이 잘 할 때 자신이 절대적 이익을 볼 때 보상뇌가 활성화됐다. 상대방이 얼마나 잘 하는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반면, 한국 엄마들은 상대방보다 자신의 점수가 높을 때만 보상뇌가 활성화됐다. 이 실험에 따르면 한국엄마들은 기쁨과 보상, 그리고 무언가 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제 3자의 눈을 통해 피생되어진다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우월하다고 느낄 때 보상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렇게 동일시를 형성한 엄마는 아이가 남보다 월등할 때 자신의 생에 보상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생의 의미가 아이들의 성취에 따라 부여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공동 정체성(Collective Identity)' 문화가 한국 엄마들의 '동일시'를 더 부추기는 이유일 수 있다. 한국 문화는 '우리'가 제일 먼저 중요시된다. 그러다 보니 '나'보다는 '너'가 중요하고 '너'보다는 '우리'가 더 중요하다. '너'라는 제 2의 눈, '우리'라는 공동체가 보는 제 3의 눈이 자신의 생을 죄지우지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문화는 '나'가 우선이고 '너', 그리고 '우리'가 중요시 된다. '나'의 독립심과 강인한 사람이 먼저다. '우리'가 우선시 되는 한국문화 속에서 살아왔던 한국 엄마들이 '우리'보다는 '나'가 중요시되는 미국문화속에서 미국 문화가 익숙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더 힘들어 지고 만다. 청소년기에 한국계 미국인의 자기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더욱 부각되면서 엄마의 동일시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마더쇼크'는 엄마의 역할단게를 이렇게 설명한다. 보호자(0세-1세)-양육자(1세-3세)-훈육자(3세-7세)-격려자(7세-12세)-상담자(12세-20세)-동반자(20세-40세)이다. 만약, 엄마가 평생동안 보호자역할을 하고 있다면 아이들은 '어른아이'로 자라게 될 확률이 크다. 결혼을 거부하고 엄마의 날개를 더 편안해하는 '피터팬 증후군', '착한 아이 증후군', '키덜트'로 자라날 확률이 커진다. 혹은 아주 정반대의 극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엄마의 보호자역할을 완강히 거부하는 현상을 말한다. 동일시를 갖고 키워온 엄마들은 아이들이 엄마품을 떠나려할 때 "내 평생 다 바쳐 열심히 키워놨더니 우리 아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하는 의문을 피하기 힘들 수 있다. 한 평생을 나보다 더 내 자식을 위했고 사랑했는데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 엄마로서의 자신의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며 살아야 할 의미를 잃는 것 같다. 닥터 리는 14살된 딸이 신체도 정신 연령도 너무 아기 같아 속상했다. 늦은 나이에 낳은 무남독녀인 엘리를 정말 애지중지 키웠다. 엘리의 생일을 위해 자신이 나서서 몇명의 같은 치어 리더 클래스메이트를 초대하여 Six Flag에 데려가고 비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데려가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런데, 엘리는 그때이후로 그 친구들이 자신을 따 돌린다고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직장도 쉬어가면서 희생을 했는데 엘리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는 일이 또 실패하고 만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열이 나서 잠까지 설쳤다. 주디는 학군 좋은 동네에서 막내 딸이 졸업을 하자 교외에 큰 집을 지어 이사했다. 아들을 위한 스위트, 딸을 위한 스위트를 함께 지어 오랫동안 같이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 딸은 보스톤시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자 다른 주로 박사과정을 가서 졸업 후, 결혼을 하고 그 곳에 정착했다. 6시간을 운전해서 가야하는 먼 곳이었다. 아들은 40이 되도록 결혼 할 생각을 안하고 같은 집에 살고 있다. 닥터 리와 주디는 남편도 안중에 없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살아왔다. 테라피과정 중, 자신이 아이들과 같이 해 온 '동일시'를 분리하는 과정을 치료했고 그 과정을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닥터 리와 주디는 아이들보다 남편과의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마의 역할은 그 어느일 보다 힘들고, 어렵고, 중요하다. 그러하기에 한 역할에 머물 수 가 없다. 보호자(0세-1세)-양육자(1세-3세)-훈육자(3세-7세)-격려자(7세-12세)-상담자(12세-20세)-동반자(20세-40세)의 역할은 엄마와 아이가 개개인의 객체로 분리될 때 이루어 질 수 있다. 개개인이 중요시되는 미국문화에 살고 있는 한국 엄마들에게 더 요구되어 지는 이유,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지 않겠어요?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24 Havard St. Brookline, MA 02446 74 Elm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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