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서 만난 사람, 연극 ‘Endlings’작가 셀린 송
보스톤코리아  2019-03-20, 10:25:08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송민정 기자 = 케임브리지의 American Repertory Theater에 당당하게 한국 해녀들의 삶과 이민자의 이야기로 연극을 올리고 있는 작가 Celine Song.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Endlings’를 통해 작가로서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연극은 우리 나라의 해녀 세 사람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는 이민자로 서울과 토론토,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이민을 갔던 이민자로서의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처음 이 연극 대본을 쓸 때는 나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발견했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이 이야기 속에 들어 있음을…… 나의 작업은 항상 그랬다. 뭔가를 쓰고 있어도 한 가지의 이야기를 쓴 적이 없다. 늘 그 이야기 속에는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이 연극에 대한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작가인 나로서도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 그저 이 연극의 메시지는 우리 이민자들의 정체성 같이 복잡하고,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지난 번 보스턴 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민자들은 뭔가를 버리고 오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뭔가는 무엇을 의미 하는가?
한 곳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삶의 기준이나 척도가 있기 마련인데, 이민자들은 그 삶의 기준이나 척도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보이는 것(소유물)과 보이지 않는 것들 모두를 다 두고 떠나 오는 것이다. 나 자신 역시 어린 시절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갔는데, 영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 였기에 어린 시절 글을 잘 쓰고 한국 말을 잘했던 나는 갑자기 바보가 된 느낌이었고, 내 언어에 대한 자부심도 사라졌었다. 한마디로 내 안의 파워가 다 사라진 느낌이랄까…… 이민자들의 삶이 나처럼 많은 것을 버리고 그렇게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글 쓰기를 즐겨하게 됐는지?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다가 또 한참을 글을 안 썼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다시 글 쓰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민을 와서 영어가 잘 되지 않은 때에도 글을 썼다. 하이 스쿨 때 학교 편집 팀에도 있었다. 영어로 글을 쓰기가 힘들 때도 시간을 많이 들여서라도 글을 썼다. 

*개인적으로 영화 매니아로서, 아버님이 넘버 3와 세기말의 대작을 만드신 송능한 감독님 이시라는 데, 또 한 번 놀랐다. 아버님은 영화를 만드셨는데, 왜 연극을 선택했는지?
굳이 연극 만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USC의 영화 학교와 콜롬비아 대학교의 연극 학교, 둘 중 고민을 했는데, 연극학과 교수님과의 인터뷰 중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통하는 걸 느꼈고, 결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연극 공부를 하게 된 것 이다. 그렇게 연극 시나리오를 먼저 쓰게 됐지만, 사실 지금 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한국이나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계속 다룰 생각이 있는가?
사실 글을 쓸 때도 그 중간까지는 나도 뭐를 쓰고 있는 지를 모른다.  정말 이상하게 나는 그렇다. 

*작가님은 천재적인 예술가 스타일인 것 같다. 뭐를 쓰는지 모르는데, 글이 막 나오는 건……
(웃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 지는 사실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 안의 이민자로의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내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바램이 있는지?
맛있는 거 만들어 먹고, 사 입고 싶은 옷 예쁘게 사 입고, 집도 예쁘게 꾸미고, 좋은 로케이션에 집도 갖고 살고 싶다. 나도, 우리 가족 모두…… 우리 딴따라들은 글 잘 쓰고 작품 잘 되면 그 것만으로 사실상 배가 부르다. 내가 쓰는 작품은 최고로 잘 되길 바란다. 그렇지만, 삶은 다른 사람들이 평범히 누리는 행복 정도에 만족한다. 내 일은 Extraordinary 하길 바라지만, 내 삶은 그냥 Ordinary했으면 좋겠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1]
CA
2024.02.06, 23:49:42
영화감독 /작가 젤 멋있는직업
IP : 183.xxx.7.234
이메일
비밀번호
감성과 논리의 충돌 2019.03.21
인간은 경제적인 문제를 결정할 때, 논리를 바탕으로 결정한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비논리적 감성이 많이 개입된다. 사람들에게 “100일 뒤에 $..
앤도버 행정위원 출마 댄고 지지 호소 2019.03.20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경선에서 145표차로 탈락한 댄고(Daniel Koh, 33) 전보스톤시장 수석비서관이 3월 26일 치러지는 앤도버 의회(Board of S..
보스턴에서 만난 사람, 연극 ‘Endlings’작가 셀린 송 [1] 2019.03.20
케임브리지의 American Repertory Theater에 당당하게 한국 해녀들의 삶과 이민자의 이야기로 연극을 올리고 있는 작가 Celine Song. 그녀..
보스톤시 출생증명서 온라인으로 신청 2019.03.19
보스톤시가 주민들에게 온라인으로 출생증명서(Birth Crtificate)를 비롯 결혼 및 사망 증명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을 원하는 한인들은 보스톤시..
[ 오르고의 영어잡설 53 ] 검은 것이 흰 것이다? 2019.03.18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동유럽에 벨라루스란 작은 나라가 하나 생겼다. 남쪽에는 우크라이나, 북쪽에는 발트 3국이라 불리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