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벤처 제노스코 신약, 초대박 기술수출
유한양행 신약 레이저티닙 얀센과 1조4천억 계약. 국내 제약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제노스코/오스코텍이 치료물질 개발, 유한양행이 기술도입해 임상 1,2상까지 마쳐
보스톤코리아  2018-11-15, 20:38:52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노스코사. 제노스코는 5년에 걸쳐 개발한 폐암 치료 신약을 글로벌 제약 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노스코사. 제노스코는 5년에 걸쳐 개발한 폐암 치료 신약을 글로벌 제약 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보스톤의 벤처 생명공학 회사 제노스코(Genosco)가 개발한 폐암치료 신약 레이저티닙이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Janssen Biotech)에 기술수출(라이센스아웃)됐다. 

유한양행이 11월 5일 기술 수출을 발표한 레이저티닙은 제노스코가 유한양행과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 돌연변이(T790M 돌연변이)만을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과 내성을 극복한 3세대 약물로 주목받고있다. 

EGFR 변이로 발생한 폐암 환자는 증상을 발견하는 순간 이미 약 24%가 뇌로 전이된다. 병기가 점차 진행되면서 뇌전이는 50%까지 증가한다. 결국 뇌 전이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 폐암 전문가들의 조언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레이저티닙이 만들어졌다.

고종성 대표
고종성 대표
 고종성 대표가 이끄는 제노스코는신약 레이저티닙을 2013년부터개발한 주역이다. 개발 과정에서 흡수성 및 약동력학 등은 오스코텍과 공동 연구 개발했고 뇌전이 동물실험은 이재철 아산병원 교수 연구팀과 만나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7월 제노스코/오스코텍에서 레이저티닙(GNS-1480)을 기술도입해 비임상 및 국내 임상1/2상 개발을 진행했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유한양행은 계약금 5천만불을 받게 되며 임상시험, 개발, 허가, 시판 허가 등에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1조2천억불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이번 기술 수출은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순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계약금 반환의무는 없으며 기술료는 조건을 달성할 경우 수령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기술수출 금액 및 로열티의 40%를 제노스코와오스코텍에 배분해 지급할 예정이다. 

글로벌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는 레이저티닙의 전세계 모든 적응증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임상개발, 허가, 생산, 상업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글로벌 3상임상을 진행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선 글로벌 3상임상을 유한양행이 직접 진행하는 것보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이 합리적이라는 조언이 많았다.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글로벌 기술수출로 막대한 비용 부담과 리스크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추후 임상시험 성공 및 판매에 따라 추가적인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 치료를 대상으로 한다. 기존 EGFR-TKI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 타깃이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독점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7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의 3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 타그리소를 출시했다. 이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를 치료하는 약물로, 지난해 매출액은 1조676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이 약 2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레이저티닙은 올해 미임상종양학회(ASCO)와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한 임상 1,2상 결과 타그리소보다 치료 반응율이 높았다.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 개발에 최종 성공할 경우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돼 약품의 가격 인하 유도, 환자 선택권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한양행은 내년 2분기 레이저티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3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신약으로 허가받을 수 있다.

고종성 대표는 2008년제노스코에서 신약개발을 다시 시작했다.. 칼텍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LG생명과학연구소 신약개발 연구 소장과 한국화학연구소 항암제 단장을 역임했으나 30대에 가졌던 신약개발의 꿈을 위해 보스톤으로 건너왔다. 

고종성 대표는 레이저티닙 개발을 시작했던 2013년 보스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작은 회사이지만, 우리가 여기서 신약을 하나 더 만들어 상품화 시킨다면, 한국의 (대)기업들이 가능성을 보고 진출할 것이다.” 레이저티닙이 제품화되면 이제 한국기업들의 보스톤 진출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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