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베이커 주지사, 민주당 텃밭서 압도적 승리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 이끈 공화당 베이커 주지사
오래된 주정부의 문제점 개선, 능숙한 의회와 협치
뚜렷한 비전 없고, 정치적 자신이 될만한 업적 없어
보스톤코리아  2018-11-08, 20:34:06 
재선에 성공한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하인즈컨벤션센터에서 6일 열린 당선파티에서 수락연설을 하며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하인즈컨벤션센터에서 6일 열린 당선파티에서 수락연설을 하며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공화당 소속 찰리 베이커 주지사가 반트럼프 정서가 미국내 가장 높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66.9% 대 33.1%란 압도적인 승리 뒤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의 공로가 컸다. 

베이커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전형적인 공화당 주지사가 아니다. 주 재정적인 면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여성들의 낙태권과 트랜스젠더인권을 지지하고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 깃발을 들었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균형적인 입장을 취하며 미국내 가장 인기가 높은 주지사이기도 하다. 

단순한 인기 뿐만 아니라 매사추세츠 주 상,하원과의 협치에도 능하다. 압도적으로 90%이상을 민주당이 점령하고 있는 의회 환경에서 공화당 주지사의 필수적인 덕목이 바로 협치, 베이커는 때로는 적극적으로 의회와 협력하고 때로는 거부권을 행사하며 적절하게 주내 정치를 이끌었다. 

중간선거가 실시된 6일 밤 당선축하파티에서는 이례적으로 2명의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당선수락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르는 베이커 주지사를 소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선거 전에는 민주당소속 도미닉 사르노 스프링필드 시장을 비롯한 10명의 민주당 시장들과 5명의 민주당소속 매사추세츠 하원의원들이 베이커 주지사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그의 협치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베이커 주지사는 당선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미국시민이며 여기에 모인 여러분은 매사추세츠 주의 아들과 딸들이다. 우리가 함께 협력했을 때 우리는 전진할 수 있었다”며 협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분은 우리들에게 일하라고 했지 결코 소란을 피우라고 하지 않았다”며 인종 및 이민자 혐오 발언으로 미국 정치 양극화를 부채질 하고 있는 트럼프를 간접 비난키도 했다. 

베이커 주지사의 이 같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협치 능력은 양극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트럼프시대에서 더 부각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화당 유권자들의 트럼프 지지도가 90%넘는 상황에서 공화당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중도적 공화당 인물의 중요성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절실해지고 있다. 

트럼프를 가장 혐오하는 매사추세츠 유권자들은 협력, 겸손, 존중을 실천하고 있는 베이커의 말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 주지사가 민주당 유권자가 압도적인 매사추세츠 주에서 66.8%의 득표율을 이끌어낸 이유이다.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후보 득표율 현황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후보 득표율 현황
 중간 선거를 앞두고 진보적인 성향의 보스톤글로브는 베이커 주지사 그리고 제이 곤잘레스 민주당 주지사 후보와의 인터뷰 후 베이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2014년 마사 코클리 당시 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이기고 주지사에 오른 베이커 주지사는 주정부의 낡은 문제를 고치는 “미스터 픽스잇(Mr. Fix-it)”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톤글로브는 베이커 주지사가 그의 재임시 불거진 약물중독의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해 이 분야에서는 미국내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패트릭 주지사 말기에 돌출됐던 매사추세츠 가정부(DCF)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350명의 신규 소셜워커를 채용, 원활한 운영을 이끌고 있다. 또한 매사추세츠 재정적자 문제를 비교적 안정화시켰다. 취임직후 폭설로 멈춰선 MBTA의 문제점을 개선해 교통공사에 대한 장악력을 그 누구보다 높였다. 

하지만 베이커의 약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의 협치 능력과 관리 능력은 이미 잘 증명됐지만 실제로 베이커의 상징적인 성과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될만한 업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베이커가 추구하는 비전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베이커의 전임 드벌 패트릭은 8년간의 재임 기간동안 분명한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 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미래의 매사추세츠 성장동력을 내다보고 생명공학 분야에 무려 1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 매사추세츠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생명과학 도시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로 동부의 실리콘 밸리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이끌어 냈다. 

정치적인 비전에서도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는 여러 차례 트럼프와 대비되는 노선을 선택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의 열렬 지지자인 같은 당의 상원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그에게 너무 기계적인 균형과 중간 지점만 택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로서 베이커 주지사는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딱잘라 관심이 없다고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로 베이커 만큼의 뛰어난 자산도 찾기 쉽지 않다. 매사추세츠 주민들이 여전히 베이커 주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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