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차별에 있어 아시안과 성소수자는 동의어 |
트랜스젠더 자녀 둔 두 엄마, 보스톤 방문 이유 |
보스톤코리아 2018-11-01, 20:16:31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미국에 살다보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겪는다. 아시안들에게 이런 경험은 아주 익숙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별과 소외에 익숙한 아시안들도 성소수자들을 차별하고 따돌린다. 자신이 당하는 차별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가하는 차별의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성소수자(LGBT)에 대한 편견이 있다. 세상에는 남성과 여성만 있다고 생각했던 성 정체성 편견 말이다. 색깔마저도 흑과 백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는데 이를 관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소극적인 편견이지만 분명한 편견이었다. 적어도 남의 일일 때 동성애 결혼을 반대하지도 않고 트랜스젠더 차별금지법에도 찬성했다. 그러나 내 삶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들을 피해왔다. 또 이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편견의 정도는 자신의 일로 치환하면 쉽게 깨닫는다. 백인들이 아시안의 동등한 권리에는 찬성하나 자신들의 삶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떤 결과가 도출될까. 자녀들 학교에서 마주치는 다른 인종들은 아시안 즉 한국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내심 싫어하는 것은 상상하기 싫다. 아시안이란 인종을 본인이 선택하지 않았듯이 성소수자들의 성 정체성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다. 그 험난한 소외의 길을 왜 스스로 선택한단 말인가. 왼손잡이도 왼손이 좋다고 해서 왼손잡이가 된 것이 아니다. 매사추세츠 주는 다음 주 화요일(11월 6일) 주민투표안(Ballot) 3안에 트랜스젠더차별금지법을 넣어 찬반여부를 묻는다. 이 법에 반대해 왔던 보수층들이 세를 모아 주민투표안에 이를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나 진보적인 매사추세츠주의 여론은 트랜스젠더차별금지법 존속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서폭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존속 찬성은 68%, 반대 27.8%이었다. 29일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두 명의 엄마들을 차이나타운의 CPA(Chinese Progressive Association)에서 만났다. 뉴욕에 거주하는 클라라윤씨(51)와 LA에 거주하는 성민쎄씨(52)가 그들이다. 2명의 엄마들은 매사추세츠주의 주민투표안의 통과 저지를 위한 운동을 벌이고자 보스톤에 왔다.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트랜스젠더의 문제를 고민했고 소외를 경험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직접 소개한다. ▶먼저 LGBT사람들을 어떻게 부르는 것이 가장 좋은가? 클라라: 한국에서는 “성소수자”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성소수자 또는 엘지비티(LGBT), 즉 레지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라고 말한다. ▶아시안으로서 LGBT 인권 운동을 하신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하는데 있어 아시안이란 정체성이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도움이 되는 것이 있는지? 클라라: 성미님과 저는 어려서 이민왔다. 다른 나라인 미국에 와 살면서 동양인이란 편견과 무시를 당했다. 동양사람이 미국에서 느끼는 편견이 엘지비티(LGBT) 운동을 할 때 공감을 불러일으켜 동양분들이 그 편견을 더 빨리 이해하신다. 힘든 것은 교회에서 ‘성소수자는 나쁘다. 죄인이다’란 교육을 받으신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아예 얘기를 나누려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중간적 입장의 분들은 “우리 아이들도 (여러분의)자녀들과 똑같이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면 공감한다. ▶왜 매사추세츠 LGBT인권법안을 존속 여부를 묻는 3번 주민투표안(Ballot Question)이 문제인가? 클라라: 성소수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안전을 보장받는 차별금지법이 2016년도에 매사추세츠 주법으로 통과됐다. 그런데 법 통과 당시 보스톤을 비롯한 많은 도시들은 10년 넘게 이 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었다. 3번 주민 투표안은 이법으로 화장실에서 어린아이들이나 여자들이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주장에 근거 폐지하려는 것이다. 우선, 성소수자들이 차별보호법이 시행된 도시의 화장실 등 공공장소 안에서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둘째, 다른 사람과 동등한 인격과 인권을 가진 성소수자들의 권리가 여러 사람이 투표로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권리인가. 셋째 No가 많아서 폐지되면 다른 주에서도 쉽게 없앨 수 있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성민: 법이 폐지되면 공공장소 즉 몰, 도서관에서 남자처럼 보이는 아이가 여자 화장실을 들어가야 한다. 이로 인해 아이는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집에 갈 때까지 참아야 되고 결국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샤핑몰의 즐거움이 화장실을 참는 고통으로 바뀌기 때문에 겁이 난다. 누구든 공공장소에서 안전하길 원한다. 나도 19살인 아이가 안전하길 원한다.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공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에 상처를 내는 것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성적 기호 즉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선택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 않는가? 클라라: 성소수자들은 사회에서 법으로 보장받아도 쉬운 삶이 아니다. 결코 라이프 스타일의 선택 결과가 아니다. 누가 힘든 삶을 찾아서 살려고 하겠는가. 자식들도 본인이 트랜스젠더라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겁이 났겠나… 우리 부모님이 나를 버리지 않을까… 내가 아닌 나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왼손잡이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니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법이라도 있어야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성소수자를) 함부로 대할 사람이 아니라고 느낀다. 그래서 이 법이 중요하다. 가족중 누구나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안 3번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다시한번 소수자들의 권리를 설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지난 주말 두차례 Family Acceptance 워크숍이 있었다. 장소를 보니 Viet Aid와 CPA다. 베트남과 중국커뮤니티의 단체인데 이들 커뮤니티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가 그나마 좀 확장 되어 있는지? 클라라: 그것은 아니다. 보스톤 쪽에 한국보다는 베트남, 중국사람이 많아서 그런 거다. 베트남이나 중국사람들 중에 생각지도 않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분들은 오히려 무관심하다. 이 인터뷰가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성민: 한국분들과 이야기 해보면 생각보다 정의감이 크다. 우리 역사 일본에 압박을 받아서인지 정의와 불의를 못참는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좀더 공감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인 이민사회 일부는 종교적인 이유로 반대하지 않는가? 성민: 예수님은 아주 사회가 싫어하는 사람들, 즉 문둥이와 창녀들을 옹호했다. 그런 사람을 위로해주었다. 성경에 따르면 사람이 다른 누구보다 낫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다. 우리가 어찌 서로를 판단하겠는가 판단은 하나님의 영역이다. 하나님은 ‘서로 사랑하라’는 중요한 명령을 내리셨다. 성경에서 하지 말라고 해 성경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교회에서 배운 것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분들도 일반적으로는 모두가 평등하고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을 이해하실 것이다. 이 법은 결코 누구에게 피해가 될 법이 아니다. ▶마지막 메시지는 ? 클라라: 저는 이번 법에 관한 논쟁이 모든 분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해 좀더 정확히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여러 사람들의 다양성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 존종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번 투표안에 3번에 예스를 눌러달라. 사랑하는 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투표이다. 클라라 윤(51세) 씨는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며 파이낸셜컴페니에서 일하고 있다. 아들은 올해 23세로 태어났을 때는 병원에서 여자 아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2010년도 아이가 14살일 때 9학년 끝나고 커밍아웃했다. 가족이 1년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했으나 11학년때 남성으로 트랜지션 하고 멋진 젊은이로 살고 있다. 성민쎄 (52세) 씨는 중국계 남편과 함께 LA에 거주하고 있다. 16살 때 커밍아웃 했다. 딸로 태어났지만 올해 19살로 남자도 아니며 남성적 ‘사람’이다. 영어로는 논 바이너리라고 부른다. 트랜스 젠더는 여러 성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 남성과 여성 뿐만 아니라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LGBT) 등을 무지개 색깔로 표현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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