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종이 비행기 |
보스톤코리아 2018-10-22, 11:15:17 |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나온다. 조정朝廷에서 교지가 내려왔다. 종이를 만들어 올려보내라는 하달下達이었다. 전선戰船을 건조建造하라는 것도 아니다. 병장비를 재정비하라는 명령도 아니다. 종이를 만들어 진상하라는 거다. 남해 수군水軍은 한창 전쟁중에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조정에서는 별걸 다 요구했다. 궁핍했던 중앙에선 종이마저 부족했음에 틀림없다. 한지韓紙는 닥나무로 만든다 했다. 역시 미국이다. 종이생산량이 높고, 소비율도 제일이다. 9만여톤을 생산하고 소비한다고 했다. 소비가 생산보다 높으니, 당연히 수입해서 쓴다. 한국도 종이생산량은 세계 몇위 안에 든다고 했다. 한국도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높은 것인가? 요즈음 종이는 인쇄용으로는 덜 쓰인다고 했다. 오히려 고급스런 포장지나 특수용지로 더 많이 사용된다고 들었다. 종이가 글을 쓰는데만 필요한 건 아니다. 종이는 활용도가 높다. 연鳶을 만들적엔 창호지일 것이고, 딱지에는 달력 종이가 맞춤이었다. 한편, 종이비행기에는 공책종이가 그만이었다. 종이비행기는 연료도 없이 그냥 난다. 믿는 동력은 오직 공기 뿐이다. 가볍게 날으는 모습은 보기에도 시원하다. 올가을 광화문 글판이다. 동요처럼 읽힌다. 제목도 가볍기 한량없다. 못쓰는 종이로 비행기를 접는다. 비행기는 푸릉푸릉 날아 갈테지 하늘나라 별애기를 태우고 올테지 (종이 비행기, 오장환) 종이접기에 종이비행기 뿐이랴. 종이학을 접기도 한다. 일본에선 오르가미라 한다. 종이학을 수천개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 했던가? 종이학은 날지 못한다. 페이퍼 컷이라 한다. 종이에 손이 베이는 걸 말한다. 종이에 베어 본적이 있으신가. 벨적에 순간 닥치는 싸늘한 기억에 소름이 돋는다. 차가운 통증일텐데, 섬짓하고 따갑다. 깃털마냥 가벼운 종이에도 자칫하면 베인다. 한국산 훈련용비행기 대미對美수출 기회를 잃었단다. 입찰에 응했는데 탈락했다는 거다.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데, 아쉽다. 잔뜩기대하고 있다가 손만 베었다. 상처가 깊지 않았으면 한다. 하늘을 나는 날개 가진 어떤 새의 형상이든지 (신명기 4:1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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