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책읽는 남자 신문읽는 여자 |
보스톤코리아 2018-04-23, 11:43:10 |
며칠전이다. 쉽지 않은 광경을 봤다. 머리 희끗한 중년남자가 종이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가로운 장소는 아니었는데,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터. 짧지만 남는 시간중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듯 싶었던 거다. 나한텐 그렇게 보였고, 그가 한국인이라는 건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스쳐 지나가며, 곁눈질 할적에 희끗한 머리결과 어울려 중후해 보였다. 그 신사는 분명 책 읽는 남자였다. 패스트 푸드가게였다. 커피를 마실 요량으로 가게안으로 들어섰다. 노老부부가 도란도란 햄버거를 즐기고 있는게 내눈을 잡았다. 한국인이 틀림없을 것인데, 노老부인은 햄버거를 오물오물 씹으매 신문을 들추고 있었다. 신문은 보스톤코리아였다. 부인은 신문읽는 여자였다. 아직 한국신문에 한자漢字가 섞여 나올 시절이야기다. 아침 밥상을 물린후, 아버지는 출근하셨다. 배웅을 마친 어머니는 아버지가 읽던 신문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방바닥에 꾸부정 엎드려 읽었다. 내 어머니 역시 신문 읽은 여자였다. 이따금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물으실 적도 있었다. 이 한자漢字는 뭐요? 신문 읽는 여자인 내 어머니도 쉽지않은 한자漢字는 힘들어했다. 요새야 종이신문이 귀하다. 아내는 네이버뉴스를 보는 모양이다.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 신문을 읽는다는 거다. 사정이 그럴적에, 아내는 나보다 한국소식에 빠르다. 아내도 신문을 읽은 여자이다. 한국 뉴스라 해봐야 가슴만 울렁이고, 열만 받는다. 속터진다는 말이야 과장일게다. 하지만, 답답한건 숨길 수없다. 차라리 안보는게 낫지 싶을 때도 있다. 나태주 시인이다. 시인은 신문을 읽고 혈압 높아지는 남자이다. 눈을 뜨면 핏발이 서고 혈압이 올라 눈을 감으니 답답하고 숨이 차서 그 또한 못 견디겠으니 낸들 어쩌겠소. (나태주, 신문) 내게 책이라면 여전히 종이책이다. 몇 권인가 전자책을 읽을적에 재미가 덜했으니 말이다. 나역시 책 읽는 남자되겠는데, 읽는 척 폼만 잡는다. 쏟아지는 졸음을 막을 비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게 문제라면 문제다. 우리교회 권사님, 주일이면 뵙는다. 내게 하시는 권사님 말씀. ‘난 벌써 읽었어.’ 보스톤코리아 졸문을 읽으셨다는 말씀이다. 칭찬겸 격려로 새기는데, 받기에 민망할 뿐이다. 적당한 대답이 한자漢字보다 더 어렵다. 권사님도 신문읽는 여자되신 거다. ‘아, 설겆이 하기 싫어라.’ 신문을 다 읽고 하는 어머니의 푸념이다. 모세의 책 중 가시나무 떨기에 관한 글에 (마가 12:2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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