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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랑은 원효의 조상이다. 설화랑의 후손들을 보기 전에 부모의 가계를 보면, 아버지 설성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 어머니 설씨녀는 16세의 유화시절 어느 이름 모를 낭도와 하룻밤의 사랑으로 임신을 하게되었고, 그 미남의 화랑은 전쟁터로 떠났다. 그리고 그 낭도의 생사도 모른채 14년간 그를 기다리며 살다가 구리지를 만나 측실이 되었다. 그래서 설성은 어머니의 성을 따라 설씨로 되었다. 어머니의 한미한 출신과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로 인하여, 설화랑이 비록 풍월주의 지위에 까지 올랐지만, 그의 가문은 대대로 6두품의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후 설성은 구리지의 용양신이 되어 중하위의 벼슬도 하였다. 그러다가 구리지가 전쟁터에서 죽고난 후 금진의 남자가 되어 설화랑을 낳았다. 금진낭주, 설화랑의 어머니 금진낭주는 아버지가 1세 풍월주를 지낸 위화랑이며 어머니는 오도낭주이다. 위화랑의 부모는 섬신공과 벽아부인(비처왕의 후궁, 벽화후의 어머니)이다. 오도는 어머니가 선혜황후(비처왕의 정비)이고 아버지가 묘심이다. 선혜후가 중僧 묘심과 오래동안 사통을 하다가 들통이 나서 묘심은 주살되었고 선혜후는 폐위되어 신궁의 제주가 되었다.222)

이제 설화랑의 후손들을 따라가 본다. 먼저 삼국유사(제4권 의해義解편)에 실려있는 원효에 관한 기록 중의 일부분이다. “성사聖師 원효는 속성이 설薛씨다. 그의 할아버지는 잉피공仍皮公인데 적대공赤大公이라고도 한다. 지금 적대연赤大淵 옆에 잉피공 사당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담내 내말內末이다. 처음에 압량군押梁郡 남쪽 – 지금의 장산군獐山郡이다 – 불지촌佛地村 북쪽 밤나무골의 사라수 아래에서 태어났다. 마을 이름은 불지佛地인데 발지촌發智村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화랑세기(설화랑전)의 내용이다. “공은 아들 다섯 명과 딸 일곱 명이 있다. 정궁正宮부인인 준화낭주는 큰아들 웅雄, 작은 아들 잉피仍皮, 적녀인 정금낭주를 낳고는 죽었다. 미실궁주가 개원낭주를 아내로 맞도록 해서 아들 충죽과 선죽을 낳았으며, 딸로는 개?와 개천, 선월, 양월 여섯명을 두었다. 미실궁주 … …보종전군은 공의 소생이 되었다. 난? … 양악공주는 곧 내223) 할머니가 되신다. 잉피 … 원효의 할아버지다. 설씨는 이때 크게 번창했다.”

아쉽게도 탈락된 글자가 많아서 정확한 해독이 불가능하여 그 내용을 다 알지 못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잉피가 원효의 할아버지임을 확인할 수가 있다. 다만 화랑세기에서는 많은 탈자로 인하여 원효의 아버지에 대해서 알 수 없는데 삼유국사를 편찬할 당시 화랑세기가 존재했었고, 또한 많은 참고를 했기에 탈자 중에는 반드시 원효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었다고 본다. 즉 담내가 잉피의 아들이나 원효의 아버지로 언급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삼국유사만 보면 원효의 할아버지 잉피공까지만 나운다. 그런데 화랑세기와 함께 보면 잉피의 아버지는 설화랑이고 설화랑의 아버지는 설성이다. 그리고 설성의 어머니 설씨녀는 가실과 함께 삼국사기에서 나오는 신화의 주인공일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는다. 설성의 아버지는 화랑도라는 것 밖에 모르지만 그의 아들은 7세 풍월주 설화랑, 설화랑의 둘째 아들 잉피, 잉피의 아들 담내(담날), 담내의 아들 원효, 원효의 아들 설총, 설총의 서자들로 이어진다(설홍린, 설명린, 설호린, 정처 단초 유씨의 소생은 없다). 뿐만 아니라 화랑세기로 인하여 설화랑의 어머니 금진낭주(설성의 부인)의 가계와 설성의 의붓아버지 구리지의 가계도 함께 볼 수 있다. 화랑세기 7세 설화랑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다.

[금진의 아버지는 위화랑이고 어머니는 오도낭주이다. 오도의 어머니는 선혜황후이고, 아버지는 묘심인데 곧 천주공의 아들이다. 얼굴이 아름답고 색사色事를 잘하여 후궁들과 더불어 사통을 많이 했다. 선혜황후가 복을 빌러 절을 찾아 법에 따라 약속하여 … 삼생三生 … 묘심이 복주伏誅되었다. 선혜황후는 진골정통으로 …. … 제주祭主로 삼았다. 묘심랑이 … 보다 먼저 나왔다. …는 남해왕의 종자從子의 후손이다.]

복주는 엎드려진채 칼에 베였다는 뜻인데, 아마도 형벌에 따라 죽은 것으로 보인다. 종자는 형제, 조카의 아들을 의미한다.

222) 삼국유사(제1권, 기이편)에 나오는 ‘사금갑 사건’이 아마도 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신화적으로 기록했을 개연성이 크다. 정비인 선혜황후가 중과 사통을 하여 아이(오도)를 낳았으니, 유교적인 김부식은 삼국사기에 싣고 싶지 않았고, 나중에 일연은 당시까지도 전해온 정월대보름의 전통의식과 함께 신화적으로 기록했다고 본다. - 6세 풍월주 세종(2)편 참조.

223) 김대문 자신을 말한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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