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수사반장 |
보스톤코리아 2017-11-16, 21:23:00 |
우스개 소리였다. 썰렁개그라 해도 그럴듯하다. 수사반장과 형사콜롬보 중 누가 더 유능한 수사관이냐? 질문은 난감한데, 대답은 간결하다. 수사반장이 콜롬보 형사보다 낫다. 드라마 수사반장은 1시간 방영되었는데, 형사 콜롬보는 1시간 넘어 십여분을 더 넘겼다. 수사반장이 빠른 시간안에 범인을 검거했고, 사건을 해결했다는 거다. 최불암 수사반장이 했다는 말이다. ‘빌딩이 높으면 그림자는 길다.’ 보스톤 시내에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었다. 찬바람을 만나고자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보스톤 경찰과 이야기가 붙었다. 그는 정복차림이었는데, 잘 닦인 긴 말장화 콧등이 반짝였다. 통 넓은 바지단은 장화안에 숨었고, 군청색 제복과 챙이 짧고 각이 진듯 모자가 눈에 띄여 인상적이었다. 오토바이를 타야 어울릴듯한 복색이었던 거다. 멋지다는 말에 경찰이 활짝 반가운 표정이었다. 그가 말했다. ‘독일 나치의 복장은 보스톤 경찰을 따라한 것.’ 듣던 나는 고개만 끄떡였는데, 나치라는 말에 섬뜩했더랬다. 수사반장 박경감과 형사 콜롬보는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었다. 몇해 전이다. 한국을 방문 중이었다. 마포근처였는데, 약속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죽잠바가 다가왔다. ‘주민증 좀 봅시다.’ 내가 주민증이 있을리 없다. 주섬주섬 여권을 찾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침 기다리던 친구가 왔고, 그가 이러저러하다 설명했다. 내 몰골이 가관이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범죄자나 거동수상자 처럼 의심스러웠던 모양이다. 그 한국 형사는 가죽잠바를 입고 있었다. 학교 다닐적엔 교정校庭엔 가죽잠바가 자주 눈에 띄였더랬다. 한국경찰/검찰은 범죄 해결률이 대단하다 들었다. 미제未濟사건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그런가. 한국에선 전前정권 비리를 계속 파고 있다. 경찰과 검찰이 우수해 그런건가? 빌딩이 높았기에, 그림자가 길어진 건가? 함민복 시인이다. …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함민복, 그림자 중에서) 요새 한국 국가정보원 기관이름이 자주 신문에 오르내린다. 이름은 무시무시한데, 초창기 원훈院訓이라 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그림자처럼 일해야 할진대, 너무 까발리는건 아닌가 싶다.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골로새서 2:1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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