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619회 |
우리 집 세 아이를 보면 부러운 마음 가득... |
보스톤코리아 2017-10-30, 11:31:55 |
우리 집 딸아이가 요즘 신바람이 났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남동생과 룸메이트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세 아이가 모두 연년생이니 누나라는 느낌이나 남동생이라는 느낌보다는 늘 친구 같은 아이들이다. 대학교에서는 기숙사에 있었지만, 대학원을 다닐 때는 딸아이와 큰 녀석이 모두 보스톤에 있어서 함께 아파트를 얻어주어 룸메이트를 했었다. 그리고 큰 녀석이 법대를 졸업하고 뉴욕에 가서 공부를 더 하는 동안 딸아이는 다른 룸메이트 친구와 함께 지냈었다. 그리고 남동생이 졸업하고 직장을 얻어 다시 보스톤에 와 있어 그 누구보다 누나가 신바람이 난 것이다. 9월 초에 보스톤 시내에 아파트를 얻어 둘이서 이사를 한단다. 엄마가 뭘 도와주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한다. 나는 여느 엄마들처럼 쫓아다니며 자상하게 챙겨주는 편은 못 되니 그냥 알았다고 답을 해주었다. 딸아이는 먼저 룸메이트와 계약이 끝났는지 일주일 정도 집에 와서 지내며 직장에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30분 정도를 운전으로 오가니 딸아이는 불편할지 모르는데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를 해주니 엄마는 요즘 내심 기분이 좋다. 아이들 셋이 대학을 입학하며 내리 3년을 하나씩 대학 기숙사로 떠나 시원섭섭했던 기억이 몽실거린다. 딸아이는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9학년을 맡아 가르치다가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힘들다고 그만두었다. 그때 엄마의 속상한 마음은 말로 할 수가 없었다. 그 어렵게 얻은 자리를 힘들다고 그만두고 나온 아이를 야단칠 수도 없고 화가 나는 것을 참느라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딸아이에게 이 한 마디 얘기는 해주었다.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다른 직장을 마련해둔 후에 그만둬도 늦지 않는다고 말이다. 딸아이는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른 직장을 찾느라 6개월을 고생하고 이 학교 저 학교 임시 선생 자리를 찾아다니며 깨달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참으로 자기 인생의 몫은 따로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6개월을 고생하더니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었다. 그것도 여러 가지 조건이 좋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이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요즘은 남동생도 보스톤으로 와서 든든해서 좋고 생활비도 절약되어 기분 좋으니 신바람이 났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교의 익스텐션 스쿨'은 직장인들도 저녁 시간을 이용해 많이 듣는 강의이며 일반인들도 많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버드 대학교 직원들에게는 학비가 많이 지원되어 클래스를 듣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남편보다도 더 어렵고 오빠보다도 더 무서운 우리 집 큰 녀석은 책임감이 강하니 엄마에게뿐만이 아닌, 누나와 동생에게도 늘 의논의 상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녀석은 변호사 직업이 천직이라 여겨진다. 그냥 지나치는 것이 없고 근검절약에는 우리 집에서 최고의 인물이다. 때로는 돈을 너무 아껴서 걱정인 아이다. 그렇지만, 돈을 절약했다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제대로 한 번씩 하는 녀석이다. 막내 녀석도 한 살 터울밖에 아닌 형을 때로는 어려워할 때가 있다. 그것은 그만큼 동생을 말없이 잘 챙겨주기에 형을 믿고 따르는 마음이 커서일 게다. 우리 집 막내는 막내라서인지 아니면 엄마를 닮아서인지 경제적인 관념이 좀 약하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누나도 아직 특별한 남자 친구가 없고 형도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데 막내 녀석은 조용하고 근검절약형 여자 친구가 있는 것이다. 엄마로서는 최고의 며느릿감이라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던가. 나는 그렇게 절약하며 살지 못했는데 아들 녀석까지 엄마를 닮았으니 은근히 걱정되었던 녀석이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썸머 캠프에서 일하며 만난 미국 여자아이다. 벌써 7년 정도를 사귀고 있으니 그 아이의 성품을 이제 많이 알고 있다. 막내 녀석과 여자 친구는 7년이 다 되도록 서로 변함없이 좋아하고 챙겨주며 귀한 친구로 있어 감사하다. 이렇듯 우리 집 세 아이와 막내 녀석의 여자 친구는 가족처럼 자주 만나는 편이다. 서로 의논 거리가 있으면 넷이 함께 만나 식사를 하며 의논도 하니 참 보기 좋다. 서로 좋은 일의 축하와 어려운 일의 격려로 친구처럼 지내는 세 아이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나는 어려서 언니들과 나이 차이가 있어서 싸우며 자라질 못했다. 막내 언니와도 5살 차이가 나니 어려서는 같이 놀아주지도 않아 혼자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 집 세 아이를 보면 부러운 마음 가득하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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