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이용利用 |
보스톤코리아 2017-09-25, 11:38:20 |
절전節電이란 말이 귀에 익었을 때다. 소등消燈이란 말도 곁들여 졌다. 강조하지 않아도 켤 전기도 턱없이 부족할 적이다. 전기는 저녁, 주위가 어둑해야 들어 오곤했다. 정전停電되는 건 다반사였다. 그 즈음 우리집은 부평에 있었다. 근처엔 크지 않은 미군 비행장이 있고, 헬리콥터가 뜨고 내렸다. 철조망 안으로 회색 활주로가 아지랑이처럼 덥고 길었다. 그해 여름 더위는 절전에 어둡던 저녁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런데, 미군부대와 활주로는 대낮같이 밝았다. 탐조등과 철조망 위에 얹힌 전기불은 눈부시게 하얗고,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차라리 눈이 덮이듯 보였던 거다. 미군 야전병원이었다. 갑자기 퍽, 전기가 나갔다 텔레비전 보던 엄마, 아빠 화들짝 일어나고 음악 듣던 형도 방에서 나오고 … 손전등을 가운데 두고 온 가족이 동그랗게 모였다 (김유진, 전기나간 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귀에 자주 듣던 자조 섞인 말인데, 한반도를 가르킨다. 대륙붕 유전탐사와 댐건설이 자주 대한뉴스에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공과대학 원자력공학과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다. 원자력병원이란 간판도 기억에 또렷하다. 한국에선 탈원전脫原電이다 뭐다 말이 많은 모양이다. 잘 아는 사람, 대충 아는 사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 모두 한마디씩 거든다. 백가쟁명이라 해야겠다. 모두 핵발전시설과 작별하겠다는 말뿐이다. 원전이 위험하는 말과 같다.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 자라 보고 놀라는 격인가. 원전이 차지하는 전기생산량과 소비량은 25%라하던데. 원전을 폐쇄하고 나면 부족한 전기수요를 채울 방책은 있는가. 요즈음도 여름이면, 전기가 부족하다 아우성인데 말이다. 게다가 전기수요는 점점 늘어 날 것이다. 전기에너지는 제조업의 근간이고, 피血와 같다. 피가 돌아야 몸도 살아간다. 노자老子 도덕경에 나온다. 有之以爲利유지이위리,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한마디로 줄이면 이용利用. 얻는 것은 이利요, 쓰는 것은 용用이다. 올바르게 얻어야 할 것이고, 제대로 써야 한다는 말일게다.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제대로 쓰는 것도 그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얻었으면 반드시 써야 하는 법. 얻고자 하는 것은 곧 쓰자고 벌이는 일인게다. 핵발전도 제대로 쓴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행여 손놓고 있다가, 뒤처지는 일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利보다 용用일 것이고, 공학자들을 믿으시라. 한반도 북쪽에서 핵폭탄 실험까지 마쳤단다. 북한에 공급되는 석유도 제한한다 했다. 그 때문인가. 원전原電이야기는 쑥 들어갔다. 논쟁을 되살려야 하지 않겠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고린도전서 7:2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1. 박재희, 3분고전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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