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컴퓨터 판매회사 델(DELL)의 CEO 마이클 델(Michael Dell)이 창업 이후 23년간 지켜왔던 `직접판매` 원칙을 깨고 새로운 사업 방식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자사의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직접판매 방식이 델(DELL)을 최고의 위치까지 만들어 놓았지만 우리의 신앙(religion)은 아니라며 고객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고 이들이 쉽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델(DELL)은 의사결정 속도가 좀 더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전 세계 중역진에게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클 캐넌 델 글로벌 경영 담당 사장이 새로운 유통.생산 전략을 짜고 있다"며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직접판매 외에 Store를 통한 컴퓨터 판매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보도했다.

직접 판매는 델(DELL)의 창립 이념이나 마찬가지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회장은 1984년 텍사스 의대 1학년 재학 시절 단돈 1000달러로 델(DELL)의 모체인 ‘PC Limited’라는 회사를 창립할 때부터 이 방식을 유지해 왔다. 그는 ‘소비자는 중간 유통 마진이 빠지는 만큼 제품을 싸게 살 수 있고, 회사는 유통 재고 비용이 줄어 이득’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따라 델(DELL)의 PC 제품은 대리점을 통해 유통하던 경쟁 업체에 비해 10~20%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결국 IBM과 HP 등 ‘골리앗 기업’들을 밀어내고 세계 1위 PC 업체가 됐었다.

그는 지난 2004년 7월 케빈 롤린스에게 CEO자리를 내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HP에게 컴퓨터 판매 1위 자리를 내주고 최근 분식회계 혐의 등 경영난이 계속되자 지난 1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 후 회사에 만연한 관료주의를 없애고 비용을 줄일 것을 강조하며 20여명이었던 고위간부를 12명으로 줄였고 앞으로 자신이 수년간 회사의 성장을 지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