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봄날은 간다-III |
보스톤코리아 2017-04-24, 12:10:36 |
몇해전 보스톤코리아에 봄날을 간다를 실었다. 이번엔 3편을 싣는다. 오늘은 가요 봄날은 간다 3절이다. 백설희표 노래가 삼삼하다. 그런데, 이 노래는 누가 불러도 얄궂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3절) 이팔 청춘이라 했다. 알고보니, 이팔은 십육에 16살 즈음이라는 말이다. 이건 분명 소녀들에게 붙여진 말일게다. 사내나이 16살이면 아직 청소년이지 싶어 하는 말이다. 남자에게 한창 나이는 19살즈음이라 해야겠다.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을듯 근질거릴 나이인 게다. 봄날은 나른하다. 내게 그해 봄은 나른하기는 커녕 마냥 바빴다. 오히려 정신 없었다. 촌에서 올라온 까까머리 총각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느라 살이 쏙 빠졌다. 삐적 말라가는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걱정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애써 모른척 했다. 안톤 슈낙이다. ‘숱한 세월이 흐른 후에,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될 때. 그 곳에 씌었으되,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여, 너의 소행所行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不眠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가……." 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 었던가? 혹은 하나의 허언虛言, 혹은 하나의 치희稚戱, 이제는 벌써 그 많은 죄상을 기억 속에 찾을 수가 없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중에서) 내게도 19살 그해 봄날은 쏜살 같이 지나갔다. 세월과 경주競走하는양 빠르게 움직였던 거다. 여름은 득달같이 들이닥쳤다. 그리움이 뭔지, 아버지의 사랑이 뭔지 알려면 한참 더 세월을 먹어치워야 했다. ‘사랑아, 그리운 것은 꽃으로 다시 핀다는 것을 알기까지 45년 이나 걸렸다.’ (시인 김인육) 그리운 걸 알아내는데 반세기가 걸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던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폈던 꽃이 질 것이다. 올봄, 한국에서는 십년권력도 덤으로 데려갈 모양이다. 역시 봄날은 얄궂기만 하다. 화려했던 봄날은 간다.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봄 돌아와 밭갈 때니…’ (찬송가 371장) 1. 이 글은 옛적에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더랬다.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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