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도 무거워진 발걸음, 응원이 움직였다
더운 날씨에 뛰는 것 힘들었다 입 모아
보스톤 마라톤 최고, 또 도전하고 싶어
보스톤코리아  2017-04-20, 22:04:10 
2017년 제 121회 보스톤 마라톤 남자부에서 우승한 케냐의 제프리 키루이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웃어보이고 있다
2017년 제 121회 보스톤 마라톤 남자부에서 우승한 케냐의 제프리 키루이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웃어보이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출발기온 71도, 이례적으로 무더운 날씨였던 17일 마라톤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하나같이 더운 날씨 때문에 고역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힘든 만큼 보람도 컸다. 무더위가 발걸음을 짓눌러 걷고싶은 유혹에 한두번 발걸음을 늦추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함성소리가 선수들을 다시 달리게했다. 한국선수들은 그래서 보스톤 마라톤은 최고대회중에 하나였다고 동의했다. 121명의 한국국적의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대부분 자신의 최고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이중 눈에 띄는 몇몇 선수를 만나 완주 후 인터뷰를 가졌다.

더운 날씨에 참가자들 고생
이번 마라톤은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한국에서 온 참가자 중 씨는 가장 빨리 결승선에 도착한 참가자 중 한 명인 신길선 씨는 “힘에 부쳐서 도저히 인터뷰를 못하겠다”며 인터뷰를 사양할 정도였다. 

에베레스트, K2등 히말라야 5좌를 등정한 경험이 있는 김진태(54, 직장인)씨도 이번 마라톤은 너무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6대 메이저 마라톤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의 최고기록은 경주 동아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 51분 58초이다. 그는 풀코스도 47회나 완주하고 산악 마라톤으로 단련된 베테랑이었지만 40km 부근에서는 뛰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톤 마라톤은 지금까지 경험한 마라톤 중에 최고의 대회였지만 한편으로는 제일 힘들었던 대회로 기억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전문 선수, 일반 참가자 할 것 없이 평소 대회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경기 도중 쓰러지거나 완주 후 구급차에 실려나오는 모습이 많이 포착되었다. 한 참가자는 결승선을 앞두고 쓰러진 뒤 몇 번이나 일어나려 했지만 일어나지 못하자 뒤에서 뛰던 한 참가자가 그를 부축하며 결승선을 통과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건강을 위해 달린다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김영철 씨도 풀코스만 80여회 참가한 베테랑이다. 그는 작년에도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려 했지만 업무가 겹쳐 오지 못하고 올해 겨우 오게 되었다며 기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라면 보스톤 마라톤은 꼭 달려보고 싶은 대회다. 날씨도 덥고 시차적응에도 실패해서 몇 번이나 걷고 싶었지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보스톤 시민들 때문에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당뇨증세가 발견되어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자신에게 있어 마라톤은 삶의 원천이라 말했다. 그는 “마라톤 대회 참가한다고 혼자 외국에 나가게 돼서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항상 이해해 주고 격려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참가한 한국인 참가자들은 보스톤 마라톤이
이날 참가한 한국인 참가자들은 보스톤 마라톤이 "아름다운 풍경과 잘 짜여진 대회, 헌신적인 봉사자들과 열정적인 시민들로 최고의 대회"라고 극찬하면서도, "71도의 마라톤 하기에는 더운 날씨로 힘에 부쳤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태(54) 씨, 김영철(45) 씨, 최상경(51) 씨, 김경임(47) 씨)
 
보스톤 마라톤은 최고의 대회
서울 금천구에서 온 김경임(47, 자영업)씨는 보스톤 마라톤이 외국에서의 첫 마라톤 참가였다. 김 씨는 “금요일에 입국했는데도 아직도 시차적응을 제대로 못해 힘들었는데 날씨도 더워서 특히 Heartbreak Hill(심장파열 언덕)이라고 불리는 언덕 오를 때 힘들었다”고 완주 소감을 전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마라톤이 격한 운동이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완주를 하고 난 뒤의 성취감 때문에 끊을 수가 없다”면서 “기록에는 연연하지 않고 마라톤을 즐기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KRRC라는 한인 마라톤 클럽의 멤버 13명과 함께 뉴저지에서 보스톤을 방문한 최상경(51) 씨는 자녀가 보스톤 대학을 졸업해서 친숙한 대회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마라톤 대회를 다녀봤지만 보스톤 마라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구성, 헌신적인 봉사자들과 열정적인 시민들이 아우러진 최고의 대회”라고 극찬했다. 그는 “올해는 날씨 때문에 기준 기록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내년에 다시 참가해서 꼭 기준 기록을 통과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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