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마태의 법칙
보스톤코리아  2017-03-27, 12:16:18 
  삼월의 눈雪은 가히 기록적이었다. 폭풍을 동반했으니 눈내리는 소리도 힘차게 차가웠다. 눈에는 차츰 비가 섞였는데, 퍼부은 눈은 세상을 구석구석 덮었다. 
  용해원 시인이다. 고백이 절절하다. 

나의 삶에 맡겨주신 달란트를 남기게 하시고
허락하신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며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게 하소서
(용해원, 죽음이 나에게 찾아 오는 날은 중에서)

  마태 의 법칙. 마태복음 효과라고도 한다. ‘경제력이나 사회학적 지위를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더 큰 현상’  이라고 푼다. 금수저를 물고 태여나면, 성공확률이 높다는 거다.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성경 마태복음에서 주인의 하명下命은 충격적이다.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 부익부 빈익빈의 원리라고도 할까.

  숫닭 한마리는 암탉 서너마리와 한가족을 이룬다. 그런데, 암탉이 불쌍하다고 숫닭을 한마리 더 넣어 줄수도 있다.  서로 사이좋게 한지붕 밑에 두가정 꾸리라는 갸륵한 발상이다. 이때 숫닭이 ‘감사합니다. 공평히 나누겠습니다‘ 하지는 않는단다. 치열한 닭싸움 벌여, 이긴 숫닭이 모든 암컷을 취한다 했다. 승자독식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는  말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사뭇 이럴진대, 과연 인간세상에서 공정한 분배가 이뤄질 수있을 것인가?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도 있다. 주자朱子가 말했다. 물이 차면 갯바닥에 얹혀있던 배들도 모두 뜬다는 말이다.  경제학적 해석이 재미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면 못 사는 층에게도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 분배냐 성장이냐는 해묵은 논란이 요체인듯 싶다. 성장이 먼저일까. 분배가 우선일까? 밀물이 들어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려야 하나? 덕분에 내 작은 똑딱선도 뜰 수있을까? 글쎄, 물이 들어오는데, 엔간히 많은 물이 아니면 될성 싶지않아 하는 말이다. 

  토마스 프리드맨 왈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이다. 제로섬이 아닌 윈윈정책이 되었으면 한다. 밀물이 밀려들어 모든 배를 띄우는 거다. 수도선부 정책이라 해야겠다. 그런데, 불안한 마음을 거둘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내각에 모두 부자들만 들어 섰으니, 미국이 봉건시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겠지. 제후들에게 전승물로 각각 땅을 떼어주고, 충성을 받아내는 것 말이다. 미국대통령이 임명할 수있는 자리가 4000개라던가. 인물을 고르고 임명하느라 바빴을 텐데, 자리는 다 채워졌는가?

  개천에서 용이 나올수 있을까? 쉽지 않은 듯 싶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하는 건 민망하다. 밀물이 곧 들어 올것이란 말도 구차하다.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달란트를 남기고 (마태 25:16)

1.  마태는 사도중에 한사람이다. 본래 직업은 세무공무원 이다. 역시 돈과 깊은 관련이 있을듯 싶다. 
2.  중앙일보, 2011.01.03.
3.  서둘지 않고, 공력을 쌓다보면 큰일도 이룰수 있다는게 원래 해석이다.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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