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작은 사치, 그 이름은 "포미족"
자기만족 소비하며 스트레스 해소하는 젊은 세대
20대 가성비, 외모관리, 3~40대 장난감 주 이뤄
보스톤코리아  2017-03-23, 21:47:52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비를 하는 포미(FORME)족들이 최근의 경향으로서 20대부터 40대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비를 하는 포미(FORME)족들이 최근의 경향으로서 20대부터 40대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대학생 윌리엄씨는 작년부터 시작한 카메라에 푹 빠져있다. 학생 신분에 본체는 1,000달러가 넘고 렌즈와 기타 장비까지 구입하려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해 학생신분으로서 쉽지 않은 취미다. 하지만 윌리엄씨는 “자신의 만족스런 취미생활을 위해서라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윌리엄씨처럼 자신만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젊은이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성향의 소비자들은 이른바 ‘포미(FOR ME)족’으로 불린다. 포미란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로 자신이 가치를 두는 상품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자들을 뜻한다.

한국의 포미족의 가장 큰 특징은 가치관에 둔 소비성향이다. 포미족이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과소비와는 거리가 있다. 과거의 자기만족 소비가 자기 과시적 성향이 짙었던 것과는 달리 포미족의 소비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써 자기보상심리에 성향이 강하다. 구매력이 있는 30대들은 구매에 있어서 과감한 소비경향을 보였지만, 젊은 20대 세대들은 구매에 있어서도 저렴한 가격 대비 효용이 큰 소비가 주로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포미족들은 특히 외모에 투자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2015년 20대의 한국남녀를 399명을 대상으로 ‘나를 위한 소비’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나를 위해 주로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남성은 의류(27.8%), 전자제품(27.2%)을 주로 꼽았고 여성은 화장품(40.3%), 의류(38.1%)를 많이 꼽았다. 선호하는 의류브랜드로는 유니클로, 화장품은 이니스프리와 같은 중저가의 효용성이 높은 이른바 “가성비 갑”인 제품이 인기를 모았다. 이들이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돈의 평균 비율은 37.4%로 이들의 한달평균 생활비가 49만3천원으로 조사된 것을 계산하면 이들이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돈은 약 18만4천원으로 계산할 수 있었다.

도라에몽을 너무 좋아해 심타쿠(심 씨+오타쿠)라는 별명이 붙은 배우 심형탁 씨와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가수 김지숙 씨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포미족이다
도라에몽을 너무 좋아해 심타쿠(심 씨+오타쿠)라는 별명이 붙은 배우 심형탁 씨와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가수 김지숙 씨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포미족이다
 
이와 반면 3~40대의 포미족들은 키덜트(Kidult)적인 성격이 강했다. 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족들은 고가의 정밀한 피규어나 프라모델과 같은 장난감에서 높은 구매력을 보였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모니터가 2015년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위해 레고를 구입한 사람은 37.9%, 캐릭터 장난감이나 인형, 피규어를 구입한 비율도 각각 28.8%와 27.4%, 17.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통계에 의하면 키덜트 상품 구입의 주요 연령층은 30대(35.8%)와 40대(3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자료에서는 2015년 1사분기 드론 구매자의 41%는 40대 남성이었다. 이들은 어렸을 때 살 수 없었던 장난감에 대한 동경, 마음의 치유 등의 이유로 관련 상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계에는 배우 심형탁(39)이 도라에몽 상품을 열혈적으로 모으며 ‘심타쿠’라는 별명을 얻었고, 가수 김지숙(26, 전 레인보우)도 걸그룹 멤버보다 컴퓨터와 게임기기 마니아로 더 큰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본인도 포미족이라고 밝힌 유학생 김지예 씨는 “어차피 돈을 안 쓸 수는 없다”면서 “기왕 쓰는 돈이라면 자신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소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유학생 신분으로써 가급적 아낄수 있는 돈은 아끼면서 남은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사면 팔요한 물건도 사고 스트레스도 풀려 일석이조”라고 답했다.

또 다른 유학생 김재호 씨도 “전에는 돈을 아끼기 위해 대량으로 싸게 구매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오히려 쓰지 않고 버리는 물건이 많아졌다”면서, “요즘은 오히려 많이쓰지 않는 물건은 적게 사고 그 돈으로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답해 젊은 세대의 달라진 소비습관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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