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20. 새 길을 찾아서 (1)
보스톤코리아  2016-10-31, 12:11:56 
인디언의 경제자립을 위한 몸부림 (계속)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바로 서쪽 인디언보호구역(Hualapai Indian Reservation) 안에 스카이워크(skywalk)를 설치하는 등 공항과 카지노와 케이블카를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라스베거스에서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까지는 자동차로 네 시간 이상 걸리는 데 비하여 이곳까지는 두어 시간이면 올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꽤나 몰리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공항확장 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케이블카 등 관광 인프라가 완성되면 국립공원에 견주어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 해발고도가 대충 2000m쯤인데 거기서 1500m를 내려가야 계곡 깊숙이 흐르고 있는 콜로라도 강에 이를 수 있는데,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계곡의 바닥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되니까 대단한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 안에는 공항이나 케이블카 설치를 꿈도 못 꾸는 데에 반하여, 비록 여기서도 환경론자 등으로부터의 저항 등 적지 않은 논쟁이 있기는 하였으나, 국립공원을 살짝 벗어난 이곳 인디언보호구역은 비교적 개발이 자유로운 모양이다. 아마도 지금쯤 백인들은 이 지역까지 국립공원화하지 못한 데에 대하여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지나 않을까?  물론 풍광 면에서는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 비하면 골리앗과 다윗으로 비유될 정도이나, 비행기로 협곡을 돌아보면 더 근접해서 생생하게 볼 수 있기에 그 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 캐년 동쪽에서는 서쪽보다 엄청 더 큰 개발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도 백인들이 그어놓은 국립공원구역을 살짝 벗어난 나바호 네이션의 땅인데, 수억 달러를 들여서 1500m 아래 계곡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누구나 쉽게 캐년의 아랫부분까지 구경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포함해서 대규모 고급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수년 전에 발표했다. 이름하여 Escalade 프로젝트라고 한다. 그런데,  백인정부와 환경론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사실,  원주민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관광자원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한 문제인데, 배부른 사람들의 시각은 크게 다른가 보다.

20. 새 길을 찾아서
샌드 크리크 대학살에 대한 감리교의 사죄
1864년 11월 29일에 있었던 샌드 크리크 대학살의 직접적인 책임자인 시빙턴 대령이 감리교 목사였으며 이 사건 주도자 중의 한 사람인 당시 콜로라도 주지사이던 에번스 역시 감리교 지도자이었던 점에 대하여 감리교는 1996년 4월에 열린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였다. 또 2012년 4월에는 대규모 회개집회(Act of Repentance)를 여는 등 원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2014년에 개최된 대학살 150주년 기념행사에서 히컨루퍼(John Hickenlooper) 콜로라도 주지사는 콜로라도 시민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1999년부터는 매년 대학살의 날에 샌드 크리크 대학살 기념위원회(Sand Creek Massacre Commemoration Commission) 주관으로 치유를 위한 달리기/걷기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인디언문제 담당국의 175 주년 기념 반성문
미국 내무부 산하의 인디언 담당국의 고버 국장(Kevin Gover)은 2000년 9월 8일 창립 175 주년 기념식에서 통렬한 자기 반성문을 발표했다. 상당히 파격적이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반성문의 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824년 3월에 먼로 대통령은 전쟁부(Department of War) 산하에 인디언담당국을 설치했다. 창설된 지 175 주년이 되는 금년은 특히 새 세기와 새 천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우리의 지도자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도전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래를 내다보기에 앞서 우리가 과거에 한 일들을 되돌아보면 175주년은 축하보다는 반성을 해야 할 때임을 알게 된다. 
인디언국은 설립되면서부터 미국이 인디언의 뜻에 반하여 야망을 이루어 나가는 수단 역할을 해왔다. 인디언국의 첫 사명은 인디언들을 그들의 고향에서 내쫓아 추방하는 일이었다. 1000마일이나 되는 눈물의 길을 따라 옮겨가는 동안에 수천 명의 인디언들이 죽어갔다. 

미국이 서부로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전부터 살고 있던 인디언들은 엄청난 시련을 받게 되었다. 고의적으로 전염병을 퍼뜨리고 들소떼를 박멸하고 인디언들의 심신을 피폐케 할 불순한 동기로 알코올을 제공하고 어린아이와 여자들마저 학살한 일들은 단순히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의 결과로 돌려버리기에는 지은 죄가 너무 무겁다. 인디언국과 직원들은 그러한 파괴행위들을 막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위대한 인디언국가와 애국적인 전사들이 쓰러져갔다. 샌드크리크, 와시타강과 운디드니에서 발생한 불필요하고 폭력적인 학살 사건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인디언의 경제를 황폐화시켜 미국 정부에 의존케 만든 다음 인디언적인 모든 것을 파괴했다. 우리는 인디언의 말을 못 쓰게 하고 전통적인 종교를 금지시키고 인디언의 정부조직을 불법화시키고 인디언임을 부끄러워하도록 만들었다. 가장 나빴던 건 어린 학생들을 인디언 기숙학교에 수용하여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또한 영적으로 학대한 사실이다. 수치와 공포와 분노의 외상은 세대를 이어 전해져 알코올과 마약중독 가정폭력과 자살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인디언 문제의 원인은 우리들이 제공했다. 인디언들의 궁핍, 무지, 질병은 우리 인디언담당국의 책임이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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