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는 위험하지 않다고? 그렇지 않다.
보스톤코리아  2016-10-20, 21:22:44 
마리화나가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리화나 흡연이 유행하고 있다
마리화나가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리화나 흡연이 유행하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선경 기자 = 매사추세츠 주 내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가 11월 8일 주민투표로 결정된다. 불과 투표일까지 14일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찬성의견은 반대의견을 15%정도까지 따돌리고 앞서있다.

마리화나 합법화 추세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미국 내 5개 주에서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 했고, 의학용 마리화나 사용을 허한 주까지 모두 합치면 총 23개에 달한다.

미국 뿐만 아니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러한 마리화나 합법화는 다른 무엇보다 마리화나가 해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마리화나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판단은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8일 보스톤글로브는 마리화나의 위험성, 특히 청소년 유해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마리화나가 다른 마약에 비해 유해하지 않다고 인식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미미한 중독성에 있다. 이에 대해 보스톤 아동 병원 청년기 물질남용 프로그램(Adolescent Substance Abuse Program)의 디렉터 닥터 샤론 레비는 “마리화나가 중독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레비에 따르면 마리화나를 사용한 11명의 청소년 중 최소 1명이 중독되었으며, 그중 몇몇은 마리화나를 시작으로 중독성이 더 강한 마약에 입문하게 되었다.

레비는 자신의 환자 중, 10학년때부터 하루에 몇번씩 마리화나를 피우기 시작한 18살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이 학생은 마리화나를 피우기 시작한 이후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부모님의 돈을 훔치게 되는 등 탈선의 길로 접어들었다. 레비는 “그 학생과 학생의 가족들은 마리화나 중독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러한 인식 때문에) 우리는 마리화나 합법화의 부작용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마리화나가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자체가 위험하며, 이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마리화나가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리화나 흡연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약물 남용 조사연구(The National Survey on Drug Use and Health)에 따르면 12세에서 17세까지의 담배와 알코올의 소비는 지난해 대비 감소한 반면, 마리화나의 습관적 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메디칼 스쿨의 중독의학 센터의 부교수 조디 길맨(Jodi Gilman)은 “고등학교에 가서 ‘담배와 알코올이 유해한가’라고 질문하면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지만, ‘마리화나가 유해한가’라는 질문에는 손을 드는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길맨은 마리화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며, 이를 통해 마리화나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작년, 18세에서 25세 사이의 마리화나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뇌의 보상시스템의 차이에 대한 연구를 출판 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한 그룹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대마초 흡연이 기억력 감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길맨은 이 연구에 대한 출판 이후 엄청난 양의 혐오 메일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리화나가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질병의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능력과 심리적인 요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증명된바 있다. 마리화나의 주요 성분 중의 하나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은 뇌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포 내 변화를 주도하는 이 수용체가 마리화나와 결합하면 뇌 또는 척수 등에서 활성화 되는데, 이로인해 환각작용, 기억력 손상, 운동능력 저하, 통증 감소등이 나타나게 된다. 즉,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THC는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평범한 사람이 마리화나를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일상생활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결국에는 섬세하게 설계된 일상 시스템의 균형을 깨트리게 된다.

THC가 인지시스템에 미칠수 있는 악영향은 일찍이 쥐 실험을 통해 증명된바 있다. THC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쥐들에서 뇌의 수용체가 사라졌으며, 긍정적인 활동에 대한 자연적 반응이 무뎌지고 같은 정도의 효과를 위해서 더 높은 양의 THC에 노출되어야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마리화나에 포함된 THC의 양은 1960년대에 비해 2000년에 15배 증가했다. 

현재 마리화나를 둘러싼 찬반논란은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담배를 둘러싼 논란과 유사하다. 1950년대에는 미국인들의 거의 절반 정도가 담배를 피웠다. 그에 따른 위험성은 눈에 띄게 보일 만큼이 아니었지만, 서서히 공중보건에 대한 우려가 흡연을 권장하던 기업의 힘을 전복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1975년과 2000년 사이 미국에서 암으로 인해 죽어갈 수 있었던 800,000명을 구할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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