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스마트 폰 |
보스톤코리아 2016-09-19, 12:19:33 |
추석이 지났다. 송편은 드셨는가. 한가위엔 달이 가장 크고 밝다. 얼마나 크던지 어느 해에는 달속으로 몸이 빨려 들어가는 줄 알았다. 추석엔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안부전화하는 때이기도 하다. 전화에는 휴대폰을 이용한다. 하나마나한 소리 다시했다. 지난 달이다. 일이 있어 한국을 방문했다. 인천공항에 내려 필요한 곳에 전화해야 했다. 내 스마트 폰에 입력된 카카오 톡을 믿었다. 카톡은 당연히 한국에서는 뚫려야 한다. 그런데, 불통이었다. 조작하는데 미숙했던 거다. 당혹감은 깊었고, 절망으로 이어졌다. 카톡을 너무 믿었던 바, 전화번호를 제대로 적어 오지 않았다. 더운 한국공기가 두껍게 내 어깨를 감쌌다. 나중에야 발견했다. 간단히 버튼 하나 누르는 걸 알지 못했던 거다. 다시 촌사람 되었다. 나야 새로 나오는 기기器機에 관심이 덜하다. 하지만 나보다 한 술 더 뜨는 양반도 있다. 내 스마트폰에는 펜이 달려 있다. 내 전화기를 보더니 이 양반이 한마디 했다. 대화 녹취록이다. -집사님: 이건 내것과 모델이 같네. 헌데, 이 모델은 안테나가 있네. -나: ? -집사님: (자신의 폰을 들여다 보며) 아니, 내 전화기에도 같은 안테나가 있군. -나: 허걱??? -집사님: (앞뒤 사정을 알아채고는 멋적어서) 난, 이런 펜이 필요 없거든. 그냥 전화만 필요해. -나: !! 이 양반은 한번도 펜을 사용하지 않은거다. 아예 펜이란게 있는지 조차 몰랐던 틀림없다. 그러니 펜을 안테나로 오해한 거다. 아아, 터지는 웃음이여, 멈추어 다오. 그렇다고 나라고 뭘 잘 아는 건 아니다. 그저 전화기에 뭔가 메모 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을 뿐이다. 새 모델 갤럭시 노트-7이 나왔단다. 한창 열풍을 일으키더니 삐꺽한 모양이다. 뱃터리가 문제란다. 곧 해결되리라 믿는다. 김용택 시인이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 주시다니요.) 집사님이 둘째딸마저 결혼시킨다는 연락을 받았다. 축하합니다. 세상에, 한가위 달빛이 곱다고 전화주시다니요. ‘그들의 맞은 자리를 고치시는 날에는 달빛은 햇빛같겠고’ (이사야 30:2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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