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신중함, 너가 하면 우유부단! (1)'' - 마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XVI -
보스톤코리아  2016-09-19, 12:15:49 
사람은 누구나 신중함과 우유부단한 면이 있다. 특히, 중요한 선택에 있어서 우리는 신중함과 우유부단의 갈림길에 서서 망설이게 될 수밖에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 다 가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것이 나한테 좋은 것인지 생각을 하게된다. 그런데, 재미난 현상은 내가 결정을 못 내리고 우물쭈물 하는 것은 신중함이라 보기가 쉽고, 남이 우물쭈물하면 우유부단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홀리의 남친은 대학교 일학년에 만나 6년을 사귀면서, 결혼하자는 말을 목 메달리게 기다리는 자신과의 결혼을 결정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남 주기는 아깝고, 자기가 갖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면이 있어 선뜩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결국, 신중한 척 온갖 폼을 다 잡는 동안, 지쳐버린 홀리는 그를 떠났다. 떠나면서 홀리는 남친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 넌 내 마음 흐려 놓고, 중요할 때는 쏙 빠지고, 말해야 할때는 입을 꼭 다물었어. 처음에는 신중함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지. 넌 어느 것 하나 손해를 안 보려 이리저리 계산하는 우유부단한 얌체였어. 너 정말 그런 얌체였니?” 물론, 홀리의 남친은 자신은 신중했음을 주장했다. 헤어진지 일 년도 안되어 스펙 좋은 새 여친을 만나,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버나드 쇼 묘지명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다.’ 홀리는 헤어지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다가 보지 않아도 될 진실을 보았다. 전 남친이 얌체였음을. 가슴시린 배반감에 홀리는 너무 분하고, 아파하다 필자에게 테라피 요청을 했다.  

신중함과 우유부단은 어려운 선택이라는 같은 출발점을 갖고있다. 하지만, 어려운 선택의 마지막 관문, 결과에 있어서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우유부단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회피’, 다 갖고싶어 버리지 못하고 계산하는  ‘욕심’, 누군가의 선택과 결정에 길들여진 과잉보호와 홍수처럼 쏟아지는 과도한 정보로 인한 ‘결정장애’로 인해, 참담한 상실의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우물쭈물하다, 결국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 신중함은 자신이 책임을 지려는 고민을 하고, 자신이 욕심을 부리는 지 아닌지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일단,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면, 단호한 결정과 실행으로 옮길 줄 안다. 따라서,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가 없고, 또한 대부분 기적같은 좋은 결과를 얻게된다. 즉, 우유부단한 결정은 끝이 안 좋은 ‘악연’이 되고, 신중한 결정은 끝이 좋은 ‘호연’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유부단한 인연은 천륜이 맺어준 가족이 아니라면 끝는 것이 현명하다. 

핵 가족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내 자식만, 내 식구만 최고면 된다는 이기심은 많은 아이들에게 신데렐라 신드롬과 피터팬 신드롬을 심어주는 안타까운 사회구조를 형성되게 한다. 공부만 잘하면 자신이 원하는것을 쉽게 가질 수 있게하고, 내 자식이 최고, 최고하면서 과잉 칭찬을 하면서 공부 1등의 결정을 세뇌시키는 부모가 많이 생겨나다보니,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는 하나의 결정만 하게 되면서, 어른이 되어도, 나머지는 부모가 다 결정해주는 우유부단한 결정장애 어른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있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브라이언의 아버지는 자신이 나온 대학교에 브라이언이 가야한다고 은근히 주입시켰다. 막상, 브라이언이 아버지가 나온 대학교에 도전을 했을때, 학교는 브라이언의 합격을 연기(Defer)했다. 그러면서, 브라이언이 정식 학생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일년 학교를 다니며 자신의 능력을 승인받아야 하는 조건을 걸었다. 자라면서, 자신의 결정보다 아버지의 결정을 무조건 따르면서 결정장애를 갖게되었던 브라이언은 멀리 떨어져 혼자 결정해야하는 대학교 생활을 잘 하지 못했고, 결국 두 학기를 끝내고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던  대학의 합격을 포기해야만 했다. 

브라이언은 이 실패로 더욱 우유부단한 어른아이가 되어갔다. 학교에서 쫓겨난 좌절감, 수모감,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죄의식으로 자신감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 어느 때 보다 부모의 배려와 이해가 너무도 절실했지만, 부모님은 브라이언을 침묵으로 냉대했다. 아버지는 억지로 브라이언을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로 보내려했던 책임을 우유부단하게 회피했고, 어머니는 중간에서 눈치를 보느라 우유부단 했다. 결국, 브라이언은 편집증(Paranoia)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약을 과대복용하며 자살을 시도하고 말았다. 혼수 상태에 빠진 브라이언은  위급정신병동(Emergency Mental Health)으로 즉시 옮겨졌고, EMH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필자에게 테라피 요청이 들어왔다.

브라이언 아버지는 자신의 규율에 완벽할만큼 엄격하고 철저했다. 주일이면 앞장서서 모든 신도들 앞에서 성경책을 읽었고,이렇게 종교의 규율을 찬양하는 아버지는 양심과 배려의 의로운 사람으로 보였다. 남 앞에서 모든 것이 최고여야 하는 아버지의 은근한 요구는 브라이언의 식구들을 힘들게 했다. 아버지는 아버지 뜻대로 행동했을때는 그 누구보다 다정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지 않을때나, 실패를 했을 때 아버지는 차가운 권위주의자로 변했다. 신중하고 침착하고 책임을 지는 아버지로 보였지만, 사실 아버지의 권위의 침묵은 브라이언이 준 실패가 너무 화가 나고 실망스러워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숨기려 침묵으로 우유뷰단 했고, 자신의 욕심때문에 억지로 자신이 가라는 대학교에 갔다가, 고생, 고생을 하는 브라이언의 아픔을 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우유부단했고, 침묵의 우유부단으로 완벽한 아버지의 가면을 쓰고 것이다.  브라이언의 아버지는 양가적 감정의 갈등을 피하려 자기 통제와 자기조절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다음 칼럼을 통해, 브라이언의 아버지처럼 자신의 억눌린 내면 갈등이 주는 편집증과 브라이언의 우유부단의 관계성을 계속 이야기 하도록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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