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56회
보스톤코리아  2016-08-08, 11:59:35 
엊그제는 가깝게 지내는 동생의 늦둥이 딸 제일라의 '첫돌'을 축하하러 다녀왔다. 친하게 지내는 동생에게는 씩씩하고 든든한 두 아들 녀석(만 16살, 13살)이 있다. 그런데 아들 둘만 있다 보니 딸 있는 엄마들을 보면 내심 부러운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딸을 갖고 싶어도 아이를 갖기에는 왠지 늦은 감이 있어 지나치곤 했었는데 어느 날 하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이다. 동생(엄마)이 만 45살 동생의 남편(아빠)이 만 46살에 귀여운 늦둥이 막내딸을 얻은 것이다. 늦둥이를 낳고 동생 부부를 만나게 되면 늘 행복이 절로 넘쳐흘렀다.

동생의 남편은 비지니스를 하고 있으며 가끔 골프 라운딩에서 함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동생은 두 아들과 딸을 키우며 아이들 교육에도 관심과 열정이 많은 편이며, 미국의 학교 교육뿐만이 아닌 한국의 아이들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한국의 전통문화 역사의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얼굴을 만나게 되어 좋다. 이민 생활이 늘 바쁘고 아이들 챙기기에 힘든 여건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그 바쁜 일손과 일상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교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나 역시도 셋을 키워보았기에 아는 까닭이다.

동생 부부는 상냥하고 친절한 편이라 누구를 만나더라도 편안하게 맞아주고 대해준다. 그래서 언제나 그 부부 곁에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편안한 동생을 곁에 두었다는 것이 내게도 참으로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가끔 사는 얘기를 카톡으로 서로 나누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고마운 언니와 동생으로 지낸다. 요즘처럼 부부라고 하더라도 무덤덤해 보이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무늬만 부부로 사는 이들도 생각보다 더 많다는 것에 가끔은 안타까운 마음마저도 든다. 하지만 이렇게 동생 부부처럼 다정한 부부를 만나면 나 역시도 남편을 챙기게 된다.

'첫돌'을 맞은 제일라 조는 미국 이름이고 한국 이름은 조은이다. 처음 아기 미국 이름이 '제일라'라고 소개해주는 동생에게 우리는 최고로 예쁜 딸(제일 낫다)이라고 제일라라 지었냐고 하며 한바탕 웃음을 나누었었다. 만 마흔다섯에 얻은 늦둥이 딸이니 얼마나 귀엽고 사랑 스러울까. 귀여운 제일라를 만날 때마다 나는 내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린다. 나 역시도 어머니 마흔둘 아버지 쉰에 늦은 막둥이로 태어나 귀염과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말이다. 제일라로 인해 가정과 이웃과 곁의 모든 이들이 행복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제일라의 '첫돌잔치'가 있다고 미리 초대를 받았다. 그래서 몇몇 친구 부부들과 친구들이 함께 갔다.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후 초대받은 지인들이 한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많은분들이 제일라의 첫돌을 축하해주러 오신 것이다. 현관을 들어서는데 양쪽 벽에 제일라의 탄생하기 전 잉태 기록부터 시작하여 태어난 사진과 기록, 딸과 마주했던 느낌들을 적은 노트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담은 많은사진들과 백일잔치의 지난 사진들까지 지난 1년 동안의 예쁜 모습들은 한눈에 다 들여다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참으로 감동이었다.

그뿐일까. 늦둥이 막내딸 제일라의 '첫돌' 축하를 위해 아빠는 정성 들여 붓글씨로 '첫돌'이라고 써 놓은 것이다. 잠시 그 붓글씨를 보며 깊은 생각에 젖었다. 딸의 건강과 총명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아빠의 기도가 먹을 갈면서부터 시작해 화선지에 정성들여 붓글씨를 쓰고 마치며 마르기까지 얼마나 간절한 마음이었을까 하고 생각하니 내게도 참으로 감사가 가득 차올랐다. 그 붓글씨를 보면서 나 역시도 제일라를 위해 건강하게 자라고 총명하게 자라 어느 곳에서든 누구든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이렇듯 부모와 가족과 여러 친지들과 지인들의 축복을 받으며 '첫돌'을 맞은 예쁜 제일라의 모습을 보니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행복한 웃음으로 서로 마주하며 나누는 것이다. 이처럼 늘 행복을 선사하는 '행복 덩어리'로 자라주길 바란다. 따뜻한 부모의 사랑과 다정한 두 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맑고 밝게 자라주길 기도한다. 참으로 화목한 가정을 보며 바라보는 내 마음도 행복이 가득 차올랐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예절바른 모습의 동생 부부를 통해 많이 배우고 또 익힌다. 화목한 가정의 늦둥이 제일라의 '첫돌'을 축하하며...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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