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피겨선수권, 김연아 없는 여자 한국 피겨 비상
보스톤코리아  2016-04-11, 11:54:08 
(왼쪽)지난 2월 4대륙 대회에서 4위에 올랐던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과 박한 채점으로 18위에 머물렀다. (오른쪽)시니어 월드 첫 출전인 최다빈은 전날 고열에도 불구하고 투지를 발휘하여 14위를 기록했다
(왼쪽)지난 2월 4대륙 대회에서 4위에 올랐던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과 박한 채점으로 18위에 머물렀다. (오른쪽)시니어 월드 첫 출전인 최다빈은 전날 고열에도 불구하고 투지를 발휘하여 14위를 기록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한국 여자 싱글 피겨의 평창 올림픽 메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여자 피겨는 이번 세계 선수권 여자싱글에서 내년도 여자싱글 출전권 2장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지난 2일, 보스톤 TD가든에서 열린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로 나란히 출전한 박소연(18•단국대•154.24점)과 최다빈(16•수리고•159.92점)은 각각 18위와 14위로 그쳐 목표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두 선수 합산 순위가 28위 또는 선수 한명이 12위 이내에 들었을 경우 주어지는 내년도 세계 선수권 2장의 출전권 획득에 실패하여 내년 대회에는 한 명의 선수만이 출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년 선수권 결과에 따라 평창올림픽 출전 인원이 정해지는 만큼 내년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10년 노골드 수모 못 푼 미국, 일본도 메달 실패
미국은 미셸 콴 이후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미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어떻게든 10년간의 무관을 풀겠다는 각오였다.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는 쇼트에서 1위를 달리며 오랜만에 미국 선수의 우승가능성이 점쳐으나 프리에서 흔들렸다. 자신의 바로 앞 차례에서 연기를 펼친 2명의 러시아 선수가 상당한 고득점을 받자 흔들린 것이다. 결국 점프에서 여러번의 실수를 범하며 6위로 하락, 종합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골드 다음으로 등장한 프리 프로그램의 마지막 선수 에슐리 와그너가 홈관중의 전폭적인 응원에 힘입어 2위에 올라, 종합 2위를 거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아사다 마오를 포함한 3명의 선수가 출전한 일본도 명예 회복을 노렸으나 메달진출에는 실패했다. 일본 선수들은 과거 롱엣지 등의 감점 상황에서도 감점을 받지 않는 등 혜택을 누렸으나, 이번대회에서는 감정상황에서 철저히 감점 판정을 받았다. 피겨계에서 러시아에 주도권을 빼앗긴 일본의 현 상황을 반영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채점, 러시아에 유리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채점과 더불어 소치 올림픽 이후 피겨계를 장악한 러시아의 파워가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의 경우 최다빈 선수가 전날 고열과 첫 시니어 무대 데뷔라는 초반 극도의 긴장으로 자잘한 실수가 보였으나 기술적으로는 크게 흠잡기 어려운 경기였다. 그러나 구성점수(PCS: 예술적 표현력을 평가하는 점수)에서 본인의 기록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함께 출전한 박소연선수도 부진을 보이며 몇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큰 감점을 당해 지현정 코치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카메라에 잡혔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금메달, 안나 포고릴라야가 동메달을 획득하며 피겨 강국의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우승자 메드베데바는 프리에서 150.10점을 획득하여 김연아가 보유했던 세계기록(밴쿠버 올림픽)을 0.04점 경신했다. 

그러나 피겨팬 사이에서는 메드베데바의 기술 점수를 두고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러츠 점프에서 바깥쪽 칼날로 몸을 지탱한 상태에서 발 끝으로 빙판을 찍어 도약하여 점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메드베데바는 플러츠 (상대적으로 도약하기 쉬운 안쪽 칼날과 발 전체를 사용하여 도약하는 반칙)를 범했다. 이는 명백한 감점사유지만  아사다 마오가 감점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메드베데바는 1.5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6개월동안 구성점수 (TES: 예술 표현 점수)가 20점이나 폭등한 이래, 기술점수에서도 (PCS: 난이도 점수)에서 러시아 선수들만이 감점상황에서 가산점을 받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선수들은 평창 올림픽을 위해 세계 톱레벨 선수들과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문제와 불리한 출전권에 이어 한국 선수에게 불리하고 러시아 선수에 유리한 판정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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