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20
보스톤코리아  2016-03-07, 11:38:00 
위화랑은 자식을 매우 많이 두었다. 부인들도 역시 많았다. 본 부인은 준실부인인데 매우 아름답고 똑똑했다. 준실은 자비왕(신라 제20대 왕)의 외손녀이다. 그러니까 어머니 준명부인이 자비왕의 딸이며 이흔과 결혼하여 준실을 낳았다. 준실부인은 처음에는 법흥왕의 후궁이었으나 위화랑에게로 시집갔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이화랑이다. 이화랑은 후에 4세 풍월주가 되었다. 이 이화랑이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고조할아버지다. 김대문의 고조할머니는 숙명궁주인데 그는 진흥왕의 후비였다. 진흥왕과 아들 정숙태자까지 낳은 후에 도망나가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화랑과 결혼하여 아들 원광과 김대문의 증조할아버지 보리를 낳았다.   

화랑도의 윤리지침과 실천이념으로 알려진 ‘세속오계世俗五戒’ 를 지었다고 전해지는 신라의 고승 원광법사의 성은 박朴씨 또는 설薛라고도 전해진다(삼국유사).
삼국사기 ‘귀산열전’ 등을 참고해보면, 그는 13세에 출가하여 589년(진평왕11년)에  진陳나라로 갔다. 그리고 오나라를 거쳐 수나라의 흥선사로 갔다(이 무렵 남북조로 갈라져 있던 중국이 수나라에 의해 통일되었다). 당시 그는 이미 중국에서 섭종론의 대가로 명성을 떨치는 대법사가 되어 있었다. 그의 설법은 많은 신자들을 깨우치게 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신라 조정에서 그의 귀국을 자주 요청하였다. 수나라에서 600년에 귀국한 그는 왕과 온 백성들의 존경을 받으며 대승경전 강론 등 여러 설법을 하였다. 그는 대승불교를 깊이 연구하고 설법하였고, 저서로 ‘여래장경사기如來藏經私記’ 3권과 ‘여래장경소’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여래장如來藏 사상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 후 가실사加悉寺에서 수양할 때 귀산貴山과 추항이 찾아와서 “우리는 속세의 사람이니 사군자와 교유하는 데 필요한 심신수양의 계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여, 이에 원광이 “불계에는 보살계가 있어서 이를 십계로 삼고 있으나… 중략… 지금 세속오계가 있으니…”하면서 귀산과 추항에게 일러준 것이 세속오계이다. 여기서 원광은 자기가 지었다고 하지 않고 “세속오계가 있으니…” 라고 했는데, 이는 지난날 자신이 지어놓은 것이 아니라, 당시 신라사회에 있었던 계율을 화랑도 등이 따르던 것으로 보고있다. 당시 원광이나 귀산, 추항은 화랑이 아니었다. 원광이 그들에게 준 오계와 비슷한 내용이 단군조선의 ‘소도 오상’에도 있기에, 즉 유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 우리의 경전인 천부경, 삼일신고, 첨전계경 등에 있는 내용을 기본적으로 참고하여 만들어진 계율로 보고 있다. 

화랑들이 윤리지침과 실천이념으로 삼아 수련했던 ‘세속오계’는, 
사군이충事君以忠(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어야 한다), 사친이효事親以孝(효로써 부모를 섬기어야 한다), 교우이신交友以信(믿음으로써 벗을 사귀어야 한다), 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 나가서는 물러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살생유택殺生有擇(살아 있는 것을 죽일 때에는 가림이 있어야 한다) 이다. 원광이 이 세속오계를 귀산과 추항에게 주었을 때 그들은 마지막의 살생유택에 대하여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질문하였다. 이에 원광은 “동물을 잡을 때는 반드시 필요한 만큼만 잡으라”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도 설명을 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별로 잡을 동물도 없고, 잡을 시기도 거의 없다.
먼저 육재일六齋日169)과 봄, 여름철에는 살생하지 말것과 말, 소, 닭, 개를 죽이지 말것 그리고 작은 동물은 죽이지 말것이며 꼭 필요한 만큼만 잡고 많이 죽이지 말라고 했다.   

169) 육재일이란 불교에서 신자들에게 경건하게 보낼 것을 권하는 여섯 재일齋日이다. 그리고 재일은 부처나 승단에 공양을 올려 공덕을 쌓는 의식을 갖는 날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사부대중의 경우 한달에 6일(매달 음력 8, 14, 15, 23, 29, 30)동안 의식장소에 모여 목욕재계를 하고 단식을 하며 경건하게 보낸다. 재가신도들도 같은 날 팔관재계八關齋戒를 지킨다. 팔관재계는 살생하지 않고, 탐욕을 없애며, 음탕한 마음을 없애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좋은 침상을 쓰지 않고, 가무하거나 향수를 쓰지 않고, 정오가 지나면 금식을 하는 8가지를 말한다. 고려시대까지 있었던 이 관습은 조선시대로 들어 오면서 불교가 쇠퇴하여 감에 따라 사라진 의식으로 되었다. 현재는 보통 초하루나 그믐, 그리고 보름 이렇게 매달 이틀 재를 지낸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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