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내 떡, 자랑하면 안 되는 걸까 ?' (1) - 마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IV -
보스톤코리아  2016-02-29, 11:17:48 
아이들의 대학교 입학 소식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부모님들 중, 오늘 그토록 원하던 대학교 입학소식을 받게되었다면 어떠할까?  다니는 직장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충실하게 일해 온 남편, 드디어 임직원 승진 소식을 들었다면 어떠할까?  자신의 생에  말 할수 없는 희열이 성큼성큼 다가오지 않은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언가 큰 성취를 하면 말 할수없는 기쁨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댓가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어렵게 이룬 일일수록, 기쁨은 배가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명료한 대답이 있다. 남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진정으로 기뻐해주고 같이 공유하며 살아왔는가 생각해보면 된다. 서로 어울려 살아왔다면, 주위에 자신의 성공을 진정으로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가족, 형제, 친구, 이웃, 친지들은 이 기쁜 소식을 진정으로 같이 나누려 할 것이며, 서로 나누는 기쁨은  열배 백배를 더 할것이다. 반면, 절대 손해를 안 보려 자기이익을 재빠르게 계산하며 살아왔다면, 진정한 공유보다는 선망과 질투, 혹은 지인들의 겉 핥기식 인사치례와 아첨 만이 가득할 것이다. 다른이들의 이 부러움과 선망앞에서 솔직하게 자랑을 하면 그래도 낫다. 자랑이 눈에 거슬리더라도 솔직한 면에 의해 덜 잘 난척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 놓고 지나치게 솔직하게 떠벌리면,  왠지 자신의 격이 내려가는것 같다고 생각하여 은근한 자랑(humblebrags)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겸손한 척, 겉으로 겸양을 떨며 교만을 부린다면, 진정으로 기뻐해 주는 지인들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말것이다. 

따라서, 이 겸손한 자랑쟁이들은 점점 사람들로 외면당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믿을 사람은 자신의 직속 가족밖에 없다고 자기방어를 시작한다. 자신의 지나친 가정적인 모습의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으로 자신의 마음안에  억압되어있는 진정한 관계의 열망, 욕구를 감추는 자기 방어(Defense Mechanism)를 하게 되는 것이다. 거듭되는 겉도는 관계에 대한 분노를 자신의 사회적 성공, 배우자의 완벽한 조건과 외모, 자식들의 빛나는 성취로 위안 받으려 하는 것이다.  자신의 직속가족은 자신의 종속물, 자신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한 부분이기에  그들이 잘 되는 것은 즉, 자신이 잘 되는 일이고,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따라서, 자신의 가족을  매우 위하는 듯 하지만, 자신의 직속가족마저 자신의  더 할나위 없이 행복한 모습, 어떤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모습, 완벽한 모습, 성공한 모습을 지킬수 있게 해주는 순위에 따라 자신의 애정과 관심을 보이게 된다. 결국, 자신이 아끼고 사랑한다 말하는 가족마저 자신의 은근한 자랑거리로 취급하며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실, 솔직한 자랑이던 은근한 자랑이던, 만능인간, 잘난 사람이 되어 성취를 할때마다 모든 이들이 주는 선망은 말할수없는 짜릿한 쾌감을 준다. 자기를 향한 탐애, 나르시즘(Narcism) 묘약의 효과 때문이다.  남들이 자신을 두고 욕을 한다해도 상관이 없고, 자신의 은근한 자랑이 그들을 약 오르게 해도 상관이 없다. 나르시즘의 쾌락은 자신만이 특별하다는 유아적인 판타지를 연출해 주며,  자기 만 배려하는 마음, 자기 만 잘되면 된다는 단순하고 유아적인 이기심을 정당화시켜준다. 이 판타지 안에서의 '자아도취'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 '가장 올바른 사람'이라 믿게한다. 마치 자신이 모든 이를 이해하는 '관대한 사람'으로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만을 향한  탐애에 집중이 되어있기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능력은 어린아이 수준이다. 겉은 잘 나가는 성공한 어른이지만, 속은 어린아이들이 떼를 쓸때처럼 그저 자신만을 걱정하고, 자신만을 돌보는 단순한 이기심으로 가득 차여 있다. 

나르시즘에 빠진 클라이언트에게 사랑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이해'라고 대답했다. 근사한 대답이지 않는가? 그가 말한 '이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신이 남들을 이해하려 한다는 의미였을까? 남들이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였을까? 테라피 과정을 통해 발견한 그가 말한 사랑의 정의, '이해'의 의미는  어린아이의 응석을 무조건 받아주는 어머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처럼,  자신의 나르시스틱한 이기심을 무조건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어떠한 관계든, 약한 모습이 드러나면 재빨리 피해버렸다. 손해를 보면 절대 안 된다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의 이기적인 속성은 계산없이 남을 배려해주는 마음, 순수하게 사랑하는 관계는 어리석은 일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냉정히 떠나는 그의 비정에 그를 진실로 사랑했던 사람들은 깊이 상처받았다. 그 상처로 인한  뜨거운 사랑의 열애, 목까지 타는 사랑의 갈애,  갈애의 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랑의 탐애로 고통 받아야 했다. 자신을 탐애하게 하는 상처를 줘 놓고, 자신에게 집착한다고 은근한 잘난척의 방어를 하다가, 회사에 그의 비정이 소문이 나면서 동료들은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왕따를 당하는 피해를 견디지 못해 테라피 요청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탐애가 남을 향할 때는 남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고, 탐애가 나를 향 할때는 나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 유아적인 자기 탐애, 나르시즘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과 관계하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할 수 있다. 이 고통의 묘약, '나르시즘'의 기원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리스 신화 이야기 중,  나르소스(Narcissus)라는 미남 청년이 있었다. 그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한 많은 소녀들과 젊은이들이 그를 열망했으나 나르소스는 그가 가진 강한 자존심과 거만함으로 그 누구도 거뜰떠 보지 않았다. 아메이니아스(Ameinias)는 그에게 사랑을 거절당하자 자살했고, 숲에 님프인 에코(Echo)도 그를 연모했지만  말도 건넬 수가 없을만큼  쌀쌀맞게 대하는 나르소스의 매정에 실연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다가, 동굴 안에서 절망으로 점점 야위어지며 몸의 진액이 모두 없어져 버려, 목소리와 뼈만 남은 채 상사병으로 죽었다.  어느 날, 그들의 죽음에도 비정하리 만치 냉정했던 나르소스가 사냥을 나갔다. 더위에 지쳐 어떤 맑은 샘으로 가서 갈증을 식히기 위해 물을 마시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고, 그 물에 비쳐 진 대상이 자신인 지 모른 채, 그 대상에게 맘이 끌려버렸다. 그는 샘물안의 그 대상에게 연거푸 입을 맞추려 했고, 물에 반사된 그의 목을 끌어안으려고 물속에 두 팔을 담갔지만, 입을 맞출 수도 없었고 껴안을 수도 없었다. 그는 샘물을 떠나지도 못하고, 날마다 자신의 반사된 형상을 보면서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애태우고 괴로워했다. 그의 죽음에 대해, 마침내 탈진 하여 죽었다 하기도 하고, 자기 탐애에 빠져 샘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기도 한다. 그가 죽은 자리에 시신대신 꽃 한 송이 자라났다. 그 이후, 그 꽃은 나르소스(수선화)로 불리게 되었다.

1899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 네케(Paul Neke)는 그리스 신화의 나르소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르시즘이라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를 처음사용하였다. 나르시즘을 정신분석학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애착하는 일 또는 자신이 리비도(Libido), 즉 성적 에너지의 대상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는 또 나르시시즘을 나와 남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아기에 리비도가 자기 자신에게만 쏠려 있는 1차적 나르시시즘과 유아기가 지나면서 리비도의 대상이 나 아닌 남에게로 향하지만 어떤 문제에 부딪혀 남을 사랑할 수 없게 됨으로써 다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상태로 돌아오는 2차적 나르시시즘으로 분류했다. 이 용어는 건강한 나르시시즘과 병적 나르시시즘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이후 프로이드에 의해 정신분석학 용어로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다음 칼럼을 통해, 자랑과 교만의 근본적인 원인 '나르시즘'을 좀 더 깊숙히 살펴보기로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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