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마약 경찰, 임무가 달라졌다
보스톤코리아  2015-10-15, 23:58:37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매사추세츠 경찰들은 자신들이 마약 사범들의 문을 외판원들처럼 두드리게 될 줄은 몰랐다. 

지난 4월 이래 폴머스 경찰서 시모너우 경감은 마약 남용자들의 집을 한달에 한 두번 정도는 방문한다. 결코 단속을 위한 방문이 아니다. 마약 수색도 없다. 2명의 마약 상담사들과 함께 중독자들 중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이처럼 매사추세츠 주 마약반 경찰들은 예전과 아주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마약 중독자들이 급증했고 지난 한 해만도 마약 과다 복용 자들의 수가 무려 1천 200여명이 넘어서자 이제는 체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경찰의 혁신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 경찰 재단의 짐 부어만 회장은 "경찰들이 활동을 하는데 있어 마약 중독이 범죄행위라기 보다는 정신 건강의 문제로 간주하는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약 사범의 치료를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범죄 예방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찰리 베이커 주지사는 병원이 마약 중독자들을 강제로 입원 감금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경찰들의 마약 단속 프로그램은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결코 앉아서 마약을 과다복용할 때까지 기다렸다 체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같은 방향 변경의 원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경찰이 마약 사범들의 정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적절한 훈련을 받은 인력이 아니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뉴욕의 범죄대학의 존 제이 교수는 "경찰은 한가지를 위해 훈련 받았다. 결코 건강 문제를 다루는 인력이 아니다. 마약 사범들은 경찰들이 방문해서 치료받으라 권장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색다른 역할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경찰이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찰이 마약 사용자들을 알고 어디에서 만나는지를 알게 되면 결코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마저 연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이 방법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알링톤 경찰은 마약 거래상을 체포하면 마약 이용자들의 명단을 확보하게 된다. 이 정보를 통해 이들을 체포하지 않고 이 명단을 소셜워커들에게 전달한다. 소셜워커들은 마약 사용자들에게 치료를 권장한다. 

7월 1일 이래 소셜워커인 레베카 울프 씨는 무려 52명의 마약 사용 알링톤 주민들을 만났으며 이중 18명이 과다복용 치료약물인 나르칸(Narcan)의 사용법 훈련에 동의했다. 또 다른 5명은 비자발적으로 치료에 동의 했으며 8명은 자발적으로 치료에 동의했다. 

글러스터 경찰은 지난 5월 마약중독자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결코 체포하지 않고 치료를 돕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220명이나 되는 중독자가 치료를 원했다. 이중에는 타주에서 오는 사람도 있었다. 

케이프 코드 인근의 하위치, 데니스, 야머스 그리고 폴머스 경찰들과 고스놀드 치료센터 요원들은 61명의 마약 과다복용자들을 방문해 42명이 치료에 나설 수 있게 했다. 중독자들은 처음에는 경찰과 상담요원들이 방문하면 수갑 차는 것을 생각하고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곧 경찰들의 설명에 마음의 빗장을 여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주내 공식 프로그램이 없는 지역의 경찰들도 비공식적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따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노우드 경찰은 밝혔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레오 벨레츠키 법률 및 건강과학과 교수는 경찰의 적극적인 치료 노력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경찰관들이 이 같은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으로서는 경찰이 마약사범을 치료하게 한다 해도 결코 승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제도화해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매사추세츠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 아니다. 시애틀에서는 4년간 시행하는 동안 마약 사범 체포자 수는 감소했다. 이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체포만이 능사가 아님을 증명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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