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 합의와 전망
보스톤코리아  2015-07-27, 12:03:55 
드디어 이란 핵무기 합의가 이루어졌다.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P5+1) 이란을 상대로 한16개월에 걸친 마라톤 협상 결과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이 선언한 악의 축(이락, 이란, 북한) 의 하나인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다. 합의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딜이다. 

양쪽 다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경제봉쇄로 이란은 해외자산 1,000억불이 동결되고, 석유수출이 막혀 국가 재정의50%에 상당한 년 300억불의 외화소득을 잃고, 화폐가치가 80% 떨어지고, 생활필수품의 고귀로 국민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적시에 온건파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미국은 이란의 조만간 굴복을 예상했으나, 오히려 핵능력을 키워, 2-3개월 안에 핵 폭탄 10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 위기를 의식하게 되었다. 이란 핵무기 보유는 돌이킬 수 없는 미국 외교정책의 중대 과오다. 이스라엘의 돌발적인 군사행동 (이락과 시리아를 공습을 한 전력이 있는)으로 인한 중동의 전쟁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었다. 또한 적이라 할지라도, 강국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추구가 최선이라는 오바마의 정치철학이 인내의 장기 협상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란만 경제손실을 입은 건 아니다. 미국은1,500억불의 수출감소로 60,000이 직장을 잃었다 (1995-2012). 서민은 휘발유를10% 비싸게 사야하는 댓가를 물어야 했다.)

합의 핵심은 이란 핵무기 보유 능력을 향후 10-15년간 저지하는 것이다. 즉 농축 능력 제한(원심분리기 6100기 이하 한정), 저 농축우라늄 보유량 한정 (300KG 까지), 우라늄 채광부터 폐연료봉 국외 반출까지 전 공정24시간 감시, 의심되는 지역의 24일 이내 검증, 평화적 용도에 쓰일 저농축 우라늄 생산 인정 등이다. 반면 이란이 합의 주요 사항 이행시 석유수출과 금융 봉쇄를 2015년 내에 푼다는 것이다. 불 이행시에는 경제봉쇄를 즉각 재 실시하는 것이다. 

여론은 56%가 합의를 지지하고 있다. “이란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철저한 검증에 기반을 둔 것”으로, 이란 핵무기저지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오바마는 주장한다. 또한 “중동에서의 전쟁을 방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호전적인 공화당은 합의 파기를 주장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합의는 “이스라엘의 죽음” 이라고 단언하는 대통령 후보도 있다. 다른 공화당 후보는 “당선되면 취임 첫날 이란과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반대 이유는  이란은 핵을 무조건 일절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봉쇄의 족쇄가 풀리면 이란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중동에서 강국으로 성장하면 중동이 불안해 진다는 것이다.    

“합의서”가 최종적으로 정립되려면 미의회라는 마지막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의회는 합의내용을 60일간 검토하도록 되어 있다. 극력 반대 공화당이 양원 다수당임으로 입법을 통한 제동을 걸 것은 불 보듯하다. “역사적 과오”라고 선언한 이스라엘 네타냐우 수상의 미 의회 로비는 막강할 것이다. 반면 오바마는 제동 입법안은 비토하겠다고 미리 침을 놓고 있다. 비토된 법안이 자동입법 되려면 의회에서 2/3의 찬표를 얻어야 한다. 민주당의 일부 강경파도 공화당에 동조하고 있어 오바마는 이를 저지할 1/3선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9월로 예정된 표 대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미의회 고비를 넘겼다 하더라도, 우려하는 점은 과연 이란과 미국이 합의 내용을 장기간 진지하게 준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란의 과거를 보아 속임수를 쓸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반면, 미국이 특히 공화당 대통령 재임시 경우라면, 합의를 파기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예측도 상당하다. 합의서는 미국의 우방3개국이 함께 서명한 문서다. 이미 유엔안보리와 유럽연맹은 합의서에 동의하였다. 만약 미 의회의 제동, 혹은 향후 행정부의 고의적 노력은 미국의 위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소련과 중국은 고사하고, 우방이 경제봉쇄에 동참을 계속할지도 의문시 된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신뢰 없는 합의문은 종이쪽에 지나지않는다” 라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었다. 

굉음을 내며 항공모함을 이륙하는 젯트기의 무력과시나, 전장에서 사지를 잃은 젊은이를 애처롭게 보는 가족의 어두운 눈망울을 TV 화면에서 더는 볼 수 없었으면 한다.


보스톤봉사회  윤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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