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의장 "대선 후보, 외교•도덕적 리더십 갖춰야"
보스톤코리아  2015-05-18, 13:34:24 
질의응답에서 발언하는 김형오 전 의장(오른쪽)과 통역을 준비하는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
질의응답에서 발언하는 김형오 전 의장(오른쪽)과 통역을 준비하는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유다인 기자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 8일 금요일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열린 한국 대선과 차기 대선에 대한 강연을 통해 차기 대선 후보의 외교적, 도덕적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2017년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한국 정치와 차기 대통령 선거'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엄성준 보스톤 총영사와 하버드 교수진, 학생 등을 비롯한 보스톤 지역 한인 6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의 사회를 맡은 보스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김 전 의장의 강연에 앞서 “2017년 대선을 벌써 논하냐”며 “하긴 미국도 2016년 대선을 2012년부터 얘기하더라”라고 전해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전 의장은 강연을 통해 “대선 후보자들은 통일 한국을 위한 외교 역량 강화와 건강한 시민사회의 성장, 부패 없는 투명한 사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슈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도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언급했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강국에 둘러싸인 중강국으로서 갖춰야 할 자립적인 외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은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라며 건강한 시민사회의 성장을 위해 지도자들은 극단적인 시민 단체에 휩쓸리지 않아야 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끈질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이어 “한 기업인이 자살하면서 남긴 리스트가 재임한지 63일밖에 되지 않은 총리를 사임으로 몰고 가는 파문을 일으켰다”며 “차기 대선 후보는 정치와 경제 사이에 놓인 부패를 끊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 전 의장은 북핵 문제의 해결과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노태우 정부 당시에 논의됐던 상호 불가침 조약이나 김대중 정부의 휴전 협정의 평화 협정으로의 대체 문제가 재조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터프츠 대학의 이성윤 교수가 통역을 맡았으며 남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 통일 한국을 위한 외교 방안, 대선을 앞둔 지역감정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송용일 보스톤 대학(BU) 학생은 “이원정부제(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결합된 정부 형태)와 4년 중임 정부통령제 중 어느 것이 효율적이라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참 많이 고민했던 문제지만 불행하게도 개헌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국회에 책임성을 물을 수 있는 구조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6일 스탠포드 강연에 이어 열린 이날 하버드 강연은 하버드 코리아 인스티튜트(Korea Institute)와 벨퍼 센터(Belfer Center)가 주관했다.

5선 국회의원(14~18대)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총장 김기섭)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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