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으로 뉴욕 메트 정상 30여년 지킨 비결 |
보스톤코리아 2015-04-09, 21:41:45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유다인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경이 오는 5월 28일 보스톤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독창회에 앞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30여년간 프리마돈나로서 디바 자리를 지켜온 그녀의 저력이 새삼 궁금해졌다. 지난 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보여진 홍혜경은 정상에 선 성악가의 당당함과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인간적인 모습이 한데 어우러진 ‘진정한 음악인’이었다. 그녀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접한 음악이 어떻게 그녀의 인생을 이끌었는지, 서양 오페라의 무대는 동양인이 서기에 얼마나 좁은지, 정상에 오르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담담하게 풀어놓으며 마지막으로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의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하는 홍혜경 씨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30여년간 프리마돈나로서 꾸준히 활동해오셨다. 그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오페라는 서양 음악이기 때문에 동양인이 무대에 설 자리가 좁다. 차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나는 자신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자신감이 있고 없고는 관중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공연자(Performer)로서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늘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는 자부심이 있어서 두렵지 않았다. 또한 자기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결국 나의 목소리를 빨리 파악하고 이것을 잘 다룰 줄 아는 테크닉을 배워야 한다. 욕심을 버리고 나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젊을 때는 소리 지르면 목소리는 나오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은 욕심을 많이 부리기도 한다. ‘이 역할도 하고 싶고, 이 무대에서 서고 싶고, 저 연출자하고도 일하고 싶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것이 자기 목소리를 잃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다른 성악가들과는 달리 가정생활을 굉장히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커리어에 전념하는 데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가정을 갖게 된 것이 내가 30년 동안이나 성악가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정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에 성악가로서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오히려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 내가 음악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웃음). ▶홍혜경에게 성악이란? 없으면 안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없어도 되는 모순적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성악을 뺀 홍혜경은 아무것도 아니듯이, 나도 노래가 없는 나를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내와 엄마인 홍혜경에게 음악은 하나도 필요가 없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면 음악은 내일부터 당장 하지 않아도 좋다. 음, 하지만 역시 음악이 없으면 내가 살 수 없을 것 같다(웃음). 굉장히 모순적이다. ▶오는 5월 보스톤에서는 처음으로 독창회를 갖게 되는데 소감은? 오페라 공연을 찾는 관중은 내 노래뿐 아니라 오케스트라나 무대, 극 등의 여러가지 요소를 감상하기 위해 온다. 하지만 독창회는 오롯이 내 음악과 목소리를 사랑해주는 관중이 오기 때문에 더욱 설렌다. 친근하면서도 감정이 오가는 특별한 무대, ‘러브 페스트(Love Fest)’가 될 것 같아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된다. ▶공연의 레파토리를 소개하자면?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곡이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다. 젊은 여자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다 남편이 죽는 내용을 노래한다. 이 나이가 되니 가슴에 깊이 담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즐겨부르는 한국 가곡 ‘내 마음’, ‘새타령’, ‘보리밭’, ‘가고파’ 등을 준비했다. 한인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성악을 공부하는 보스톤의 한인 학생들에게 롤모델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미국 땅에서 성악가로 성공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오페라는 노래방이 아니다. 한 두곡 잘 부른다고 성악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목청도 타고 나야 하고 연기, 언어, 감성… 이 모든 것에 능통해야 한다. 매일 공부를 해야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재빠르게 잡고 반짝 빛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좋아해서 즐기는 거고 타고난 성대가 없다면 ‘안 하는 게 낫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다. 소프라노 홍혜경의 독창회는 5월 28일 목요일 오후 8시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NEC) 조던 홀에서 열린다. 독창회 입장 티켓은 한미예술협회 홈페이지(www.kcsboston.org)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좌석에 따라 $35부터 $80까지 다양하다. 10 인 이상의 단체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행사에 관한 기타 문의는 781-223- 4411로 하면 된다. 이날 행사는 보스턴 한미예술협회(회장 김병국, 이사장 이충시)가 주최하며 주 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 뉴잉글랜드 한인회가 후원한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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