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연설 화제 오준 대사 인터뷰 : 일본 때리기와 국제적인 범죄 문제는 구분하자 |
보스톤코리아 2015-03-19, 21:12:20 |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외교와 유엔의 업무는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한다는 측면에서 구름 등 대기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과 유사하다. 구름을 예측하고 미리 댐을 쌓고 우산을 준비하고 하는 것은 외교에서 출발한다. 비가 내릴 때서야 옷이 젖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미 늦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있어 늘 긴장관계가 조성되어 있다. 복잡한 현안 중 풀 것은 풀고 매듭지을 것은 묶어가야 미래가 담보된다. 유엔에서 한국의 입장을 정리하고 대표하는 오준 유엔 대사에게 한일관계 그리고 북한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14일 아침 렉싱톤에 잠시 머물고 있던 그를 찾았다. 오준 대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유엔 전문가이자 다자 외교통으로 꼽힌다. 1978년 외무부에 들어가 유엔과장, 주 유엔 총회의장 보좌관, 국제유엔군축위원회(UNDC) 의장 등 유엔 관련 직책을 두루 거쳤다. 유엔 차석대사 재임 때인 2006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황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외교부 내 선후배들의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다. 2013년 8월 말 유엔주재 한국 대표부 대사로 내정됐다. 지난해 12월 북한 인권문제가 안보리 정식 안건으로 채택된 첫 회의에서 오준 대사는 “북한 주민은 우리에게 누구나가 아니다”라는 즉흥 연설로 장내를 숙연케 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튜브와 한국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질문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음에도 인터뷰가 시작되자 오 대사는 밥알을 꼭꼭 씹어 소화시키는 것처럼 정확하고 꼼꼼하게 답변했다. ▶최근 일본이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문구에서 앞을 삭제하고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말만을 사용했다. 이 같은 일본의 행동에 깃든 의도는? 아베 총리가 들어온 이후 과거사, 역사인식 문제로 인해 한일간의 의견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엔 같은 국제 무대에서도 아베 정부의 인식에 대한 문제제제기가 있다. 일본이 왜 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 위안부와 같은 국제적인 문제 대해서 양국간의 의견차이가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미국무 차관 웬디 셔먼이 “한 중 지도자들이 국내 정치상황을 이용해 반일 행보로 값싼 박수를 노리고 있다. 현재의 동북아 정세는 일본과 한,중이 모두 잘못이 있다”라는 발언으로 한국을 분노케 했다. 카네기 연구소에서 국무부 차관인 그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면 우발적으로 보기 힘든데 미국의 동북아 과거사에 대한 숨은 견해를 드러낸 것은 아닌가? 미국의 위안부 문제와 관한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발언 이후에도 미국정부에 이에 대한 언급을 했고 미국의 위안부에 관한 입장은 세계 어느 나라가 내어놓는 것보다 분명하다. 그 입장은 “The trafficking of women for sexual purposes by Japanese military during the second world war”이렇게 시작된다. <일본 군부에 대한 여성인신매매>라고 시작되는 기본 라인만 봐도 더 이상 분명할 수 없다. 웬디 셔먼 차관의 표현이 적절치 않았던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뜻은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계가 과거사에 따른 갈등으로 인해서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풀고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있으며, 이에 관한 미국의 인식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본다. ▶유엔대사로서 지난해 “일본지도자들의 언행이 국가간 불신과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일본에게 돌직구를 날리신 적이 있다. 그럼에도 일본의 우경화가 심각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적 차원과 국민적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가? 한일 관계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국제적인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할 수 있는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는 독일처럼 일본에 대해서도 조치를 계속 요구해야 한다. 특히 한일 관계를 넘어 국제적으로 일본의 반성을 계속 요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분명한 입장으로 일본의 과거사 인정과 반성을 요구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소위 ‘일본 때리기’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적이면서도 인류의 가치관에 해당하는 문제들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일본 때리기의 일환으로 보여져서는 안된다. 일본 때리기를 많이 하면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일본 때리기로 오해될 수 있다. ▶위안부 문제는 국제적으로 분명하지만 독도문제는 국내적으로 아주 분명한데 비해 국제적으로 아직 분명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독도와 동해 표기는 위안부 문제와는 다른 한일 양자적 관계이지만 독도는 영유권에 관한 문제다. ‘일본 때리기’가 될 수 없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이고 다만 위안부 문제와 차이가 있다면 인류 전체 국제적인 이슈이고 독도 동해문제는 양자적 성격이 강하다. 일본 때리기는 일본 혐오 차원에서 국내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말한 것이다. 독도는 영유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일본을 주장을 무시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다. 동해표기에 관한 것은 바다의 명칭이 일본해로 많이 쓰여졌기 때문에 최소한 동해 명칭이 병기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이다. . ▶독일의 메리켈 총리가 과거사를 반성해야 미래가 있다는 충고를 했음에도 일본은 유대민족을 학살한 독일과 다르다며 과거를 부인하고 있다. 독일이 유태인을 학살한 것은 Genocide로 불려진다. 대량학살은 국제적인 범죄이고 국제 형사재판소 관할에 속하는 4대범죄(대량학살. 반인도 범죄, 전쟁범죄, 침략범죄)의 하나다. 또 한편으로 위안부처럼 정부에서 직접 나서서 여성을 성노예로 착취한 제도적인 범죄도 반인도 범죄(Crime against Humanity)라 본다. 전례를 찾기 힘든 반인도 범죄도 대량학살과 마찬가지로 국제 형사 재판소가 관할하는 범죄다. 일본이 독일만큼 대량학살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 등이 가벼운 범죄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최근 들어 고노담화의 배경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 강제성이 없다든지, 정부개입이 분명하지 않다든지 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유엔 연설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아무나가 아닙니다>라는 연설로 큰 호응을 받으셨다. “부디 훗날 우리가 오늘을 되돌아볼 때 북한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란 말이 가슴을 울렸다. 유엔이 북한 인권에 대해 어떤 것을 하고 있는가? 유엔의 안보리는 평화와 안보에 관한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인권과 관련해서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드물다. 이는 유엔 총회나 인권이사회에서 많이 다루게 되는데 유엔 총회는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Naming and Shaming Approach(압박 조치)를 취하는데 이는 인권 침해 사례를 적발하고 토의함으로써 해당국가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이 오늘날 세계에서는 독자적으로 혼자 사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인권 이사회에 결의 대상이 되는 국가들은 10개가 채 안된다. 상황이 좋아지면 결의 대상에서 빠지게 되기에 여기서 빠지려고 노력한다. 북한은 폐쇄되어 있기 때문에 압박조치 효력이 좀 떨어진다. 국제적인 뉴스를 보고 주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효과가 많다. 그러나 최근 유엔 총회결의안을 막아보려 했고 인권 특별 보조관을 초청해서 북한 인권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최근 일련의 반응을 보면 북한이 이 압박조치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한에서는 북한 인권법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시각차가 존재한다. 어떤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아닌 진정한 북한 주민을 위한 인권법은 어떤 것인가? 안보리에게까지 인권침해가 보고된 것은 짐 바브웨, 미안마, 북한 3차례 밖에 없었다. 북한의 인권은 안보리에까지 제기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다. 안보리에 제기될 정도의 심각한 인권 침해의 피해자가 우리와 같은 동포다. 유엔 안보리 연설에서 5분정도 다른 나라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3분동안 인권피해의 피해자가 우리의 형제 자매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만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했다. 인권 침해의 가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침해를 못하게 할 것인가. 국제 사회의 압박이 그 하나이다. 인권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 탈북자 등 인권 피해자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해줄 것인가 그 가해자를 막고 피해자를 돕는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 최근 하버드에선 탈북자들의 강연이 있었다. 이들은 북한 주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한국 드라마를 USB에 담아 보내자는 제안을 했다. 한가지 우려는 경제상황과 인권의식의 고취가 동시에 발전하지 않았을 때 중동의 봄처럼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인데… 유에스비를 통해 주민들의 인권 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압박이 밖으로부터의 압박이라면 인권이나 민주화의 요구는 안으로부터의 압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민주화 과정을 보면 안으로부터의 압박 즉 민주화와 인권에 관한 의식이 높아져서 민주화가 가속화 될 수 있다. 내부 압박이 밖으로부터의 압박보다 더 효과적이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민주화가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압박은 물론 북한 내부로부터의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다. 안으로부터의 압박이 북한의 급변사태, 한반도나 동북아 정세의 불안으로 이어지는 우려도 일리가 있다. 동북아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고려가 적절하게 균형이 맞아야 할 것이다. ▶ 유엔 경제사회 이사회에 의장으로 활동하시게 됐다고 들었다. 현재 부의장인데 이 다음 번에 아시아에서 의장을 맡을 순번이므로 오는 7월부터 임기를 맡게 된다. 경제 사회 이사회는 안보리와 같이 헌장 기관으로 경제 사회분야 모든 이슈를 관장한다. 이사국은 54개국이다. 사실상 유엔의 3대 주요 영역 즉 평화 개발 인권 중 두번째 개발에 관한 일을 담당한다. 현대에서는 개발이 경제 사회, 모든 분야의 개발을 말하기 때문에 안보리 못지 않게 중요한 기관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의장국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50년에 한번 정도 오는 것인데 유엔 가입 하고 24년 만에 일궈낸 것이다. 금년과 내년에는 경제사회 이사회, 장애인 권리 협약 이사회도 2년간 이사장을 맡게 되어서 겸하게 된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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