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삭스의 에이스 존 레스터, 결국 컵스로
보스톤코리아  2014-12-15, 14:12:36 
레드삭스가 헐값에 붙잡으려 했던 존 레스터는 컵스를 선택했다
레드삭스가 헐값에 붙잡으려 했던 존 레스터는 컵스를 선택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보스톤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존 레스터가 결국 시카고 컵스로 이적을 결정했다. 올해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나온 선수 중 최고의 관심을 모았던 레스터가 6년, 1억 5천 5백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컵스와 성사시켰다. 

2002 드래프트로 레드삭스에 입단한 레스터는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2006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레스터는 암 판정을 받았지만 암을 극복하고 2007년에 복귀했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까지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며 레드삭스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올스타에 3회 선발되었고 2007년과 2013년에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함께 했기 때문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2개나 있다. 

레스터는 특히 큰 경기에 강한 투수로 보스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에는 포스트시즌에서만 4승을 거두며 방어율 1.56을 기록하는 등 강력한 구위로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2013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14년에 최악의 시즌을 보낸 레드삭스는 시즌 중반에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하고 팀 정비에 들어갔다. 레스터는 시즌 중반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되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의 트레이드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레스터가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고 보스톤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 여겼다. 

레스터와 레드삭스의 계약은 지난 봄부터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며 관심을 모았다. 2014년을 끝으로 레드삭스와 기존 계약이 끝날 예정이었던 레스터는 보스톤에 계속 머물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스터는 보스톤에서 계속 뛰기 위해 연봉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난 시즌에 레드삭스의 2루스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시장 가치보다 낮은 금액에 재계약을 한 전례가 있어 레스터의 계약 연장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레스터가 레드삭스로부터 제안 받은 금액은 4년, 7천만 달러라는 지극히 낮은 금액이었다. 레스터가 연봉이 줄어드는 것을 감내할 수 있다고 했지만 레드삭스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낮은 금액을 베팅한 것이다. 

레스터가 FA 시장에 나왔을 때 시카고 컵스 외에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힌 팀이 레드삭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레드삭스는 레스터에게 6년, 1억 3천 5백만 달러를 제시했고, 자이언츠는 7년, 1억 6천 8백만 달러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스터가 컵스와 최종 합의한 금액이 6년, 1억 5천 5백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레드삭스가 스프링 캠프에서 4년, 7천만 달러를 제시한 것이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레드삭스가 시장 상황을 잘못 인식했거나, 팀 내 에이스의 가치를 잘못 평가했던 것이다. 

레스터는 최종 금액에서 레드삭스보다 2천만 달러를 더 많이 제시한 컵스를 택했지만, 단순히 돈을 더 많은 주는 팀으로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레드삭스가 돈만을 생각했다면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었을 것이다. 레스터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절부터 함께 했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있는 컵스를 선택했다. 

레스터는 컵스와의 계약 발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레드삭스 팬들에게, 실망스럽다는 것을 이해한다. 보스톤은 언제나 내 가슴에서 크게 남아 있을 것이고, 모두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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