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탐방 266 : 치코피의 한국 알리미 제일식품
보스톤코리아  2014-12-15, 14:09:07 
제일식품
149 Broadway Street, Chicopee, MA 01020
413-592-5452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유다인 기자 =  보스톤 시내에서 차로 약 두 시간 떨어진 한적한 동네 치코피(Chicopee). 경기 침체로 한인 업소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을 때 30년 동안 꿋꿋이 자리를 지킨 한인 식품점이 있다. 

오랜 세월 치코피 지역 주민들에게 유일한 동양(Oriental) 식품점으로 알려진 제일식품(사장 임춘희)은 한국 식품뿐 아니라 일본, 중국, 베트남 식품도 함께 판매되어 외국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다. 

한국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물론 쌀과 김치다. 이민의 땅에서는 김치만 있어도 밥이 맛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가게에 들어오는 한국 손님마다 커다란 김치통을 잊지 않고 챙긴다. 

한편 외국인 손님들이 찾는 제품이 독특하다. 헛개열매 차, 현미녹차, 메밀차, 홍삼차 등의 각종 차에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효능을 적어놓았더니 외국인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실제로 차를 마시고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아 입소문을 탔을 거라는 것이 임춘희 사장의 말이다. 

이 외에도 갖가지 생필품이 구비되어 있는데 밍크 이불과 전기 장판이 겨울철 인기 품목이다. 유난히 혹독한 매사추세츠의 겨울은 외국인들에게도 길고 추운 모양이다. 하루는 다 헤진 오래된 이불을 다짜고짜 들고 와서는 이게 어느 나라 제품이냐며 묻는 외국 손님이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한국 이불이었던 것이다. 이후 임 사장은 한국 밍크 이불과 전기 장판을 구비해 놓게 되었다. 

임 씨가 가게를 인수한 지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자폐증을 가진 둘째 딸의 교육을 위해 캐나다에서 건너온 임 씨 가족에게는 만만치 않은 미국 이민의 삶이었다. 
하지만 신앙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이겨냈다는 어머니의 기도가 이루어진 듯 딸은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특수학교 중 하나인 메이 학교(May Institute)에 합격했다. 메이 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는데 기적적으로 평생 교육이 보장된 딸을 바라보며 임 씨는 그저 늘 감사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악세사리점이나 피자 가게 등 지역 한인 업소들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더욱 힘을 내야 했던 임 씨는 비즈니스 유지를 위한 다양한 일거리를 만들어냈다. 잔치 음식을 준비하며 가게 뒷편에서는 떡을 만드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무료한 한인들의 주말저녁을 위한 한국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DVD 대여도 함께 운영한다. 
임 씨는 “한국 사람은 보이기식의 장사를 하고 싶어하지만 그런 사업은 경기가 나빠지면 버티기 힘들다. 20여년 경력을 비추어 볼 때 작아도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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