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성’의 공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 (올바른 성교육 V, 사춘기 여아 13세-18세) |
보스톤코리아 2014-11-05, 11:12:59 |
2014-10-17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춘기의 여아들은‘소녀’에서 ‘성숙한 여성’으로 변화되는 성(性) 정체성의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다. 어릴 적부터 사회가 여아에게 준 암시적인 양면적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 이젠 여자 남자 따질 때가 아니다. 그러니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려면, 외모와 행동은 마법의 성의 공주처럼 아름다워야 한다.” 마법의 공주처럼 행동을 하면서, 똑똑하고 능력까지 있는 여자가 되라는 메시지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성이 늘고 있다. 콜럼비아 대학의 Thomas DiPrete 교수는 ‘The Rise of Women’의 책을 통해 말한다. “우리는 아주 짧은 시기 안에서 엄청나게 변화하는 현상을 보고 있다.” 1970년대의 조사 결과, 남학생의 대학 졸업률은 20퍼센트, 여학생은 14퍼센트였는데, 2010 자료에 의하면, 여학생이 36퍼센트, 남학생은 27퍼센트이다. 유치원부터 여학생이 행동 면에서, 학업 면에서, 사회성에서 남학생 보다 성숙하다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는 최근 한해 1000여 명이 넘는 여학생이 의대를 졸업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의사협회에 등록된 여자 의사는 2만2938명으로 전체 29.245%를 차지하고, 의대 여학생 수는 전체의 40%에 달한다. 고대 의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의대 수석졸업자가 모두 여성이었고, 연세대 의대의 경우 작년과 재작년 의대 졸업 수석자가 모두 여성이었다.(중알일보헬스미디어, 2012) 이 능력 있는 여성들을 마법의 성의 공주로 묶어두어야 할까? 마법의 성의 공주는 마법이 풀리면,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보게 된다. ‘마법의 성’의 노래 속에서 볼 수 있듯이, 가끔 꿈속에서나 공주를 구출하려 마법을 부리는 왕자를 위해 마법의 성에 갇혀 자신을 가둬두며 사는 공주는 능력 있는 여자가 될 수 없다. 자신이 깨어지고, 무너질 지라도, 마법의 성에서 뛰쳐나와 스스로 세상을 날아다녀야 한다. 페기 오랜스타인은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고 있다(2013)’를 통해, 마법의 성에 갇혀 사는 공주보다 직접 ‘자기 성’을 살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성이 오히려, ‘건강하게 누리는 성’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한다. “딸아이가 여자아이가 된다는 것에 대해 처음으로 문화를 통해 배운 건 무엇이었을까? 딸아이가 깨달은 것은 자신이 능력 있고 강인하며 창조적이라는 혹은 똑똑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모든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되길 원한다(혹은 원해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대중문화와 미디어가 보는 여성의 ‘성 정체성’은 아직 성적 대상화 및 성 상품에 노출된 ‘소녀 문화’를 고집하고 있다. 이 ‘소녀 문화’의 공주처럼 예쁘고, 여성스럽고 섹시까지 해야 한다고 압박을 받는 여아들은 여성성의 특징으로 ‘나르시즘’과 ‘물질주의’에 젖는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이 욕망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자신을 ‘욕망의 대상’으로 보이도록 행동하는 법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혹은 욕망을 깊이 느끼지 못하게 되며, 자신의 성적권리가 남자를 애태우고 흥분시키는 ‘성 대상화’로 되는 것이라 여기게 되는 것이다. 남녀 관계에 있어, ‘성 대상화’의 관계가 주는 순간적 흥분과 희열을 성적권리라 여기는 것이다. 자기주장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성숙한 여성이 아닌 ‘소녀’로 고착되며, 진정으로 ‘건강하게 누리는 성(性)’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춘기를 겪는 여아들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이 늘어나면서 감정적인 기복이 심해지고, 그 기복을 나르시즘이라는 ‘자아 도취’로 대체하기 쉽다.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감정 및 즉각적이고 강렬한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Amygdala)의 발달이 두드러지고, 이러한 감정적인 발달은 어릴 적의 단순한 감정 경로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복잡한 감정의 형태로 경험하게 되면서, 자신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지는가에 훨씬 예민해진다. 다른 사람이 건네주는 충고나 칭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또래 집단의 평판과 소속감은 사춘기의 여아의 감정에 크게 좌우 된다. 호르몬 변화 못지않게 가슴이 커지고 몸매가 여성스러워지면서 스스로 자각하는 신체적 변화가 부끄러워 위축되는 경향이 있을 수도 있다. 시각 자극에 민감해지면서 자연스레 자신과 타인의 외모에도 이전보다 훨씬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사회가 준 양면적인 메시지와 여성 호르몬의 감정적인 복잡성이 겹치면서, 사춘기의 여아가 자칫, ‘성 대상화’가 되는 것이 사랑 받는 것이라고 믿게 된다면, 마법의 성을 뛰쳐나가기 보다는 환상의 공주의 대상화를 이상화(Idealization)하며, 외모에 더욱 집착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 정의가 사랑을 하는 행동보다 사랑 받는 대상에 있다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더 사랑 받으려면 더 인기가 있어야 하고, 더 섹스 어필이 되어야 한다고 믿을 것이다. 또한, 좋은 사람보다는 나쁜 남자라도 멋있는 사람에 더 매력을 느끼고 더 사랑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민한 시절에, 부모가 조금 살이 오르고 있는 사춘기 여아에게 “살이 찌면 안 예쁘다” 라며 “살을 빼라”, “여자는 얼굴이 날씬해야 예쁘다”는 말을 함부로 한다면, 어떤 결과가 올까? 로리는 살 빼라는 말을 툭 하며 던지는 아버지의 말에 예뻐지려면,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음식 먹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살이 빠지기 시작할 때는 예뻐진다는 칭찬을 많이 했고, 몰라보게 살이 빠지면서 거식증에 빠져있는 딸을 발견했다. 이미 토하기와 음식거부가 심각해져 있었고, 그 거식증을 고치는데 일년의 치료 과정을 겪어야 했다. 쎌리의 부모는 딸이 쌍꺼풀 수술을 하면 더 예뻐지겠다고 생각했고, 하고 싶지 않다는 딸을 설득해 여름 방학에 수술을 했다. 수술을 하고 난 후, 공부에 충실했던 딸이 공부보다는 외모와 명품에 신경을 쓰며, 남친까지 생기는 통에 큰 곤욕을 겪었다. 제니는 친구 생일파티에서 만난 폴을 만나 후 공부는 뒷전이고 폴과 이야기 하느라 매일 휴대폰에 매달려 살았다. 새벽 두 시, 세 시까지 통화를 하며 학교를 가는 통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주 격심하게 신경질적으로 변화하는 딸과 매일 같이 싸움을 치르며, 엄마는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제니는 테라피를 통해 폴은 남자답게 과격하며 잘생긴 용모에 학교에서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 면이 너무 좋아 사귀었지만, 진실성이 없고, 자기를 툭하면, 무시했고, 다른 여자 아이들과 사귀며, 자신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음을 이야기 했다. 폴과 관계가 끝난 후 제니와 엄마는 관계를 회복했고, 학교 성적과 생활이 다시 좋아졌다. 사춘기 여아들은 마법에 아주 쉽게 빠질 수 있다. “꿈에나 만날 수 있는 왕자일지라도, 잠시 하늘을 같이 날 수만 있다면, 마법의 성에 갇혀있어도 좋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법은 환상이기에 영원할 수 없다. 사춘기의 여아에게 '마법의 성'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자신의 '성'을 갖게 한다면, ‘자존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존감은 올바른 성교육에 매우 중요하다. 다음 칼럼을 통해, 사춘기 여아의 자존감과 성교육을 이야기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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