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알지 탄생 신화에 숨은 뜻은? |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3:52:42 |
2014-08-15 무릇 건국시조 탄생설화 건국신화에는 당시 종족의 원류나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김알지 탄생신화 역시 그가 어디에서 온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석탈해왕 9년(AD 65) 김알지 탄생 신화는 아래와 같다. “왕이 밤에 금성(金城)서편 시림(始林)숲 사이에서 닭 우는 소리가 남을 듣고, 새벽에 호공을 보내어 살펴보게 하였더니 나뭇가지에 금색(金色)의 작은 궤가 걸려 있고 그 밑에 흰 닭이 울고 있었다. 그 궤를 가져다 열어보니, 그 속에 조그만 사내아이가 들어있는데 그 외모가 동탕하였다. 왕이 기뻐하여 좌우에 일러 가로되, ‘이는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준 것이 아니냐’하고 거두어 길렀다. 차차 자람에 총명하고 지략이 많을새, 이름을 알지(閼智)라 하고 금곽에서 나왔으므로 해서 성을 김(金)씨라 하고, 또 시림을 고치어 계림(鷄林)이라 하고 국호를 삼았다.” 이상의 글에서 알지라는 이름이 흉노말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번 독자들에게 주지시킨 바 있다. 알은 흉노말로 금(金), 북(北), 왕(王)이라는 뜻이 있다. 알지의 ‘지’는 한자 씨(氏)를 중국말로 발음하면 ‘지’로 발음하기 때문에 알지가 된 듯하다. 그래서 김알지(閼智)를 우리말로 옮기면 ‘김김씨’가 된다. 알지라는 이름 하나만 가지고도 김알지의 원류가 흉노라는 것을 이미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본문에 나와있는 금성(金城)은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보통명사가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흉노인들은 왕이 사는 도성을 의례히 금성이라고 불러왔던 것이다.
신라 김씨의 원류 투후(秺侯) 김일제의 영지 투성(秺城)은 지금의 산동성 하택시 성무현이다. 중국 정부는 이 곳을 투성이라고 부르지만 주민들은 금성(金城)이라고 부르고 있다. 왕망의 신나라가 망하고 나서 왕망을 지지했던 김일제 후손들이 후한 광무제의 복수를 피해 요동지방으로 도피하면서 그 길목에 있는 산시성(山西]省)으로도 몸을 숨겼다. 지금 산시성 남부에 위치한 임분(临汾)시 일대였다고 생각되는데 이곳에는 김일제로부터 시작된 김씨 종가(宗家)가 있고, 임분(临汾)시 인근에는 금성(金城)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토성이 있다. (성현식 참조) 신라 도성 경주의 옛이름도 금성(金城)이었다. 이것은 신라 김씨의 원류가 흉노였다는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금궤 속에 김알지가 들려 있었다는 말 역시 금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흉노인들에게 금은 제일 높고, 귀한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성산(聖山)을 알타이(金山)산으로 부르는 것처럼 금궤 속에 있는 김알지도 최고의 인물이라는 뜻이다. “나뭇가지에 김알지가 들어있는 금궤가 걸려있고 그 밑에 흰 닭이 울고 있었다.” 김알지 탄생이 절대자의 의도라는 것을 흰 닭이 우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 흉노에게도 이와 비슷한 탄생 설화가 있다. 흉노인들이 세운 카자흐스탄 민속 설화에서 위대한 샤먼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아기를 갖고 싶어하는 여인이 커다란 나무 밑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면 그녀의 염원이 나무를 통해 절대자에게 전해지고 절대자로부터 축복의 메시지가 새들이 날아와 나무 위에 앉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여인은 그대로 잉태하게 된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후일에 위대한 지도자가 된다는 이야기다. 흉노족과 변진(가야, 신라)은 새를 영혼의 전달자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새나 새의 날개를 토용이나 금은으로 만들어 무덤에 부장시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천상을 여행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신라∙가야, 흉노인들의 무덤을 발굴하면 의례히 수많은 새 장식과 토용이 발견되는 것은 영혼의 전달자로서 새의 역할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김알지 탄생신화는 흰 닭을 통해서 김알지의 탄생이 절대자의 의도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왜 굳이 흰 닭일까? 신라∙흉노 사람들은 모두 흰색을 좋아했다. 그들은 특히 껍질이 흰색깔인 자작나무(白木)를 좋아했다. 자작나무는 흉노인들이 살고 있는 한냉한 북쪽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신라 국내에서는 일절 자라지 않는 나무인데도 신라 사람들은 흉노사람들처럼 자작나무를 좋아했던 것이다. 자작나무를 중국 사람들은 백목(白木)이라 부르고 일본 사람들은 시라기(白木)라고 불렀다. 신라 사람들이 하도 자작나무를 좋아하고 숭배해서 일본 사람들이 신라를 시라기(白木)라고 부르곤 했다. 흉노족은 태양과 태양의 빛 흰색을 아주 좋아했다. 그들은 태양이 뜨는 왼쪽(東)을 오른쪽(西)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 흉노족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선우(황제)가 되고 그 다음이 좌현왕이고 3번째가 우현왕이다. 흉노 의복을 호복이라고 하는데 왼쪽이 바른 쪽을 덮는 좌임이었다. 신라도 통일 전까지는 좌임이었다. 그들은 태양이 있는 왼쪽문을 열어두었는데 이는 태양이 비추어내는 흰색의 빛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웃나라와 동맹을 맺을 때는 백마를 죽여 피를 낸 다음 그 혈주(血酒)를 함께 마셔 동맹을 확인했다. 흰색은 태양과 하늘을 의미했다. 흰색의 말을 잡아 조약을 맺는 것은 맹약의 주체가 하늘이라는 뜻이다. 흉노에게 흰색은 하늘과 선을 의미하고 검은색은 악을 의미한다고 한다. 신라 사람들 역시 흰색이 하늘의 뜻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흰 닭이 울어 김알지 탄생이 하늘의 뜻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육당 최남선 선생은 한민족들이 옛날에 태양을 하느님으로 알고 태양의 빛, 흰 빛을 신성하게 알고 흰 옷을 입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거꾸로 흰 옷을 죽은 옷이라 생각하고 검은 옷을 즐겨 입었다. 일본인들은 남색 옷을 즐겨입고 있다. 서양에서는 검은 옷이 죽은 옷이다. 흉노 후손들이 세운 카자흐스탄의 카자흐(Kazakh)는 흰 말이라는 뜻이다. 건국의 주체가 하늘이라는 뜻이다. 똑같은 맥락으로 신라, 가야, 흉노는 흰색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여러가지 사실로 미루어 김알지의 원류가 북방 유목민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편에는 우리 민족의 새(Bird)사랑에 대해 연재하겠다.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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