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영어교육 강화 및 유학생 취업난 원인인 듯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1:23:20 
지난 5일 미 이민국에서 발표한 외국 유학생 통계자료
지난 5일 미 이민국에서 발표한 외국 유학생 통계자료
2014-08-08

한인 유학생 꾸준히 감소, 왜?
유학생수 2012년 10만에서 8만4천으로 

(보스톤=보스톤코리아) 박에바다 기자 = 수년간 10만명 선을 유지했던 대학 및 대학원 한인 유학생들의 수가 최근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미 이민국(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이 지난 5일 발표한 SEVIS 등록 외국인 유학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오랫동안 10만명을 웃돌던 한인 유학생 수는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9만1693명, 7월에는 8만 4천여명까지 떨어졌다. 

이민국은 미국내 국제학생 수가 가장 많은 중국, 인도에 이어 한국이 여전히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많은 국가들 중 한국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뉴욕 타임즈에서는 미 대학에 진학하는 한국 학생들이 급격히 줄었고 그 빈자리를 중국 학생들이 채우고 있다며 원인과 실태를 집중 취재해 보도했다. 

뉴욕 타임즈는 한국 내 교육 및 취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유학 열풍이 꺾였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영어교육 강화와 발전으로 인해 굳이 유학하지 않아도 충분한 영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고, 국내 인맥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유학생들이 취업난을 겪는 것이 주 원인이라 분석하고 있다. 

1990년대에 시작된 대한민국의 유학 돌풍은 유창한 영어구사와 외국대학 졸업장이 취업시장에서 크게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사회에서 영어학원과 영어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다양한 영어수업을 제공한다. 높은 토익 점수는 기본이 됐고, 오히려 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이 방학 때 한국에서 토플이나 GRE, SAT 수업을 집중 수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 대학에서 비지니스 학위를 따고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케빈 김 씨는 “가장 큰 고민인 영어를 한국에서 더 잘 가르친다. 영어 학원마다 미어터지고, 유학생보다 공익영어시험 점수 잘 나오는 학생들도 수두룩하다”고 실태를 전했다. 

미국에서 중, 고, 대학 시절을 보낸 유아랑(가명) 씨는 “한국 영어 교육시스템이 정말 잘 돼 있어 방학동안 SAT랑 토플 수업을 한국에서 수강했었다”며 “외국에 한번도 안 나간 아이들, 청년들, 전부 실력이 출중했다”고 말했다.

단순 영어실력향상을 위한 목적이 아닌 다양한 이유로 유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인맥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취업난을 겪고 있다. 한국 사회와 정서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하며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이 아니고서야 ‘유학생’을 경쟁력있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실업률이 60%까지 육박한 한국 취업시장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나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오히려 유학생을 제치고 채용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을 정도다.  

지난해 여름 서울에서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박 씨는 “언론, 홍보, 잡지 계열 부스를 돌아다녔는데 유학생이라고 하니 꺼리는 기업도 꽤 있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지원자들에 비해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한국어 어휘력이나 작문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더라”고 전했다. 덧붙여 “유학율이 높아지다 보니, 아이비리그 정도 아니면 한국 유명 대학에 들어갈 실력이 안 돼 외국에 나갔다고 판단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학을 ‘남용’하지 않고 올바른 목표와 자세로 외국 대학에서 공부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1년간 보스톤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한국에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 중인 김예은 학생은 ‘스펙’보다는 “우물 밖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호기심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미국에 갔다. 그녀는 “모두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며 가치관과 세계관이 크게 달라졌고 여러 상황과 환경에 대할 때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중요한 인생 자산이다”라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실력있는 유학생, 해외인재에게 취업의 길을 열어주고자 그들을 타겟으로 한 채용박람회나 각종 행사들이 여름 방학 기간 중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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