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극복, 촉망받는 컴퓨터 공학생으로
보스톤코리아  2014-11-03, 17:21:17 
2014년 3월 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한 조현수 군
2014년 3월 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한 조현수 군
2014-06-27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박에바다 기자  =“어떤 일이든 내가 마음을 두고 진실되게 임하면 상대방이 느끼는 것 같아요". 

 코네티컷 주에 위치한 트리니티 대학 컴퓨터 공학 4학년 조현수(22) 군은 지난 4월 골드워터 장학금을 수여받았다. 골드워터 장학금은 미 의회에 의해 설립되어 수학, 과학,공학 분야에서 뛰어난 가능성을 보이는 학부생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조 군은 2012년 1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컴퓨터 관련 학술대회(IASTE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arallel and Distributed Computing and Systems)에서 베스트 페이퍼 상을 움켜쥐었다. 2013년, 2014년 3월에는 산호세에서 개최된 학술대회(GPU technology conference)에도 참가해 연구 발표를 했다. 이 학회는 자신의 연구보고서를 제출해 승인 받은 후에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 

 사실 조현수 군은 4살 때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한국에서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거의 혼자 지내다시피 했으며 인간관계 때문에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사람 만날 때 굉장히 어색했어요. 애들이 저 놀려먹기 딱 좋았죠.” 

 자폐를 극복하고 촉망받는 컴퓨터 공학생이 된 조현수 군
자폐를 극복하고 촉망받는 컴퓨터 공학생이 된 조현수 군

 조현수 군에게 삶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인재 발굴 차원에서 입양을 계획하고 있던 시애틀의 한인 목회자 부부와 연결되어 9학년 때 시애틀 에드몬즈 우드웨이 고등학교로 편입하게 된 것이다. 아픈 아들을 멀리 떠나 보내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조 군의 어머니는 교육의 중요성 잘 아는 교사였던만큼 더 넓은 세계를 보라며 아들을 다른 이의 품에 맡겼다. 

 “1년 동안 벙어리처럼 살았어요. 공부도 못했고 친구도 없었고”라고 말하는 조 군은 수학 시간에 쉬운 1차 함수 문제가 나와 손을 번쩍 들었는데 영어 단어가 기억이 안 나 창피당했던 에피소드, 이해없이 무작정 외우기만 하여 F를 받은 역사 시험,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 수십개가 나와 책 한 권 읽는데 고생했던 일 등을 웃으며 털어놨다. 일반 이민 가정 자녀들이나 유학생들도 흔히 겪는 일이지만, 자폐 학생이었으니 더 힘든 싸움이었다. 
 
 “사람이 외로우면 굉장히 많이 흔들려요. 그래서 남들이 날 보는 시각으로 나를 봐버리면 위험해요. 신앙의 발판 때문에 내가 미국에 왜 왔는지,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기에 잘 극복한 것 같아요.” 자폐증으로 인한 좌절과 외로움 속에 빠질 법도 했으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 자폐는 오히려 디딤돌이 되어 그의 길을 열었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의 특성이 하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며 그는 “혼자 앉아서 오래 생각하는 게 참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자폐증 ’덕택에’ 사람 대하기가 불편해 책을 즐겨 읽었고, 자폐증 ’덕분에' 혼자 오랫동안 앉아서 생각하는 걸 즐기다 보니 점점 공부와 연구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SAT 2160점을 받아 트리니티 대학 장학생으로 입학 후, 4년 내내 매년 전체 학자금의 90%이상을 받으며 다녔다.

 타지에서 친구 없는 외로움, 자폐증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 등이 오히려 조현수 학생을 타인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올바른 비전으로 이끌었다. 장래희망이 교수인 조 학생은 2년째 TA(teaching assistant)로 많은 학생을 돕고 있다. 자신도 그랬듯 고민이 많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조언을 해주는 멘토가 되고 싶어 교수를 선택했다는 그는 “어릴 때부터 의사소통이 힘들었고 사회성이 없었는데, TA를 하면서 남들과 소통이 되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아무하고나 캐주얼 토크 잘 할 수 있는 게 사회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타인에게 이득을 줄 수 있고 그들이 나로 인해서 더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으면 그게 진정한 의사소통이고 사회성인 것을 깨달았다”라며 의미있는 교훈을 던졌다.  

 조현수 군은 졸업 후 응용수학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다루는 각각 다른 문제들 속에 숨겨진 패턴을 응용수학을 공부함으로써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가 있다는 것이 그가 대학원 전공으로 택한 이유다. 

 현재 트리니티 대학 피터 윤 교수를 도와 연구하고 GRE를 공부하며 눈코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현수 군은 오는 7월 말에는 라스베가스에서 WorldComp 2014 포럼에 참가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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