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신병확보 실패, 수사 난조 |
보스톤코리아 2014-05-26, 11:44:17 |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총본산인 금수원에 숨어 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난조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1일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은 유 회장이 금수원을 나가 구원파 신도 자택 등에 은신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이제 검찰의 추적 범위는 전국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어 수사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순교까지 거론하며 사수를 천명했던 신도들이 수사기관에 금수원을 내준 배경이나 1992년 초원복국집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가 남이가’ 플래카드 등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유병언 부자 신병확보 실패 검찰이 유 회장과 유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 21일 구원파의 총본산인 금수원에 진입해 8시간 동안 수색 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1일 오후 8시쯤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종료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회장과 그의 장남 대균씨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 회장 추적에 필요한 8박스 분량의 자료를 금수원으로부터 압수했다. 영장이 집행되는 동안 경찰은 기동대 1300명을 동원해 금수원 정문과 주요 진입로에 배치했고, 경기소방본부도 구급차와 소방차 등 8대를 인근에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검찰의 수색 과정에서 구원파 신도들과의 마찰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회장이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날인 지난 17일 금수원에서 진행됐던 토요 예배 당시 금수원을 찾았던 신도들의 차량을 이용해 금수원을 빠져 나간 뒤 신도들의 주거지 등에 은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유 회장과 대균씨의 소재와 관련된 제보를 수집하는 한편 구원파 신도들의 주거지 등을 탐문하는 방식으로 추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횡령•배임, 조세포탈에 불법대출 의혹 검찰이 청구한 유병언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횡령•배임 1300억여원, 조세포탈 140억여원 등 1400억원이 넘는 범죄 액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병언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상표권료나 컨설팅비, 사진값 명목으로 계열사 및 관계사 자금을 횡령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 편법으로 증여세를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에서 횡령한 돈의 일부는 비자금으로 조성됐거나 미국, 프랑스 등 해외 부동산 매입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보강수사를 거쳐 유병언 일가로 흘러들어간 불법 자금이나 국내외에 은닉한 비자금 등을 추가로 찾아내면 범죄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유병언 계열사 70곳은 42개의 금융사로부터 3,700억원대 자금을 불법 대출받은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외화 밀반출 및 재산국외도피, 국내외 부동산 차명 보유, 회계분식 등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검찰은 회사돈 151억원을 빼돌려 유 회장 일가를 지원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기소했다. 오대양과 무관 천명, 금수원 수색 허용 유 회장이 은신했던 곳으로 알려진 금수원은 면적(46만6천여㎡)이 축구장 30개 크기와 맞먹는 정도의 규모로서 전국 구원파 신도들이 매주 토요일 오후 금수원에 모여 성경공부와 예배를 하고, 여름에는 세모그룹 계열사인 다판다 전국 대리점 업주와 종업원들이 신도들과 함께 합동수련회에 참가해온 구원파의 핵심시설이다. 이 금수원을 사수하기 위해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며 결사항전을 외치던 구원파가 검찰에 빗장을 푼 이유를 놓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구원파와 유 회장이 오대양 집단자살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을 검찰이 천명해. 교회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요구를 검찰이 일부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유 회장 검거가 검찰 수사의 최대 난제로 떠오르고 금수원이 그 첫 번째 방해물로 여겨지며 비난 여론이 비등한 것도 금수원의 문을 연 중요한 이유로 보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로부터 쏟아지는 곱지 않은 시선이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종교 탄압을 이유로 더이상 법 집행을 막을 경우 공권력에 정면 도전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유혈 충돌시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구원파 내부에서는 '유 회장이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도는 구원파 내에서 유 회장이 차지하는 위치가 높은데 잇따라 출석에 불응, 죄 없는 신도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춘 겨냥, ‘우리가 남이가’ 지난 21일 유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검찰이 금수원 내부로 진입하자 구원파는 금수원 정문에 흰 바탕에 진분홍 글씨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새로 달아 일반인의 궁금증을 다시 한 번 자극했다. ’우리가 남이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연루됐던 1992년 ‘초원복집 사건’에서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 비서실장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은 부산 초원복집에서 비밀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서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라는 모의가 이뤄진 사실이 도청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앞서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검정 플래카드를 걸었던 구원파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내용으로 또 다시 김 실장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구원파가 김 실장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을 자극하고 나선 것은 '종교탄압' 프레임에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구원파는 유병언 일가에 대한 수사를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자신들은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이며 권력이 자신들을 탄압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다. 구원파가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 때문에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시 김 실장과의 악연은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바로 김기춘 실장이고 구원파는 당시에도 ‘종교탄압’이라는 논리로 반발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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