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위로하라 |
보스톤코리아 2014-04-28, 12:27:51 |
한반도엔 올해 봄이 성급히 왔다고 했다. 남해안에도 한창 봄이 농익어 가고 있을 게다. 헌데, 진도 근방 해안은 회색하늘에 날씨도 그닥 평안치 않았던가. 그날 참담한 소식이 들려왔다. 울부짖음이 비명처럼, 바닷바람에 밀려 닥쳤던 게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인데, 수 많은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눈물겨운 봄이다. 피어나지 못한 꽃송이 피눈물되어 날려 흩어진다. 임진년, 4월 19일과 20일 난중일기 기록이다. ‘종일 비가 내렸다.’ ‘맑지만 바람이 불었다.’ 그날은 아무 특기할 만한 일이 없었던 터, 무심하고 짧게 충무공은 적었다. 몇백년 지난 진도 앞바다는 그날처럼 비가 흩뿌렸던가. 그날은 맑아도 파도가 높았던가. 차라리 종일 비가 내렸고, 맑고 바람이 불었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면.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헐거운 봄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입에 올리기에 참담하여 목이 잠긴다. 내 아이가 그 아이들 나이또래다. 떠나간 아이들과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명복을 간절히 빈다. 비통해 하는 가족들에게도 하늘의 위로가 있음을 믿는다. 이 참사는 그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사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끄러움에 앞서 참담한 일이고, 가슴아픈 일이다. 저미는 가슴은 얼굴위 체면을 누른다는 말이다. 그날 한국 중앙 일간지 사설제목이다. 신문은 조중동인데, 어처구니없는 말투다. 다른 신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여객선 참사, 이러고도 선진국 되겠다는 말이 나오나.’ 눈을 씻고 다시 봐도 승객의 안위安危를 걱정하는 말로 읽히지 않는다. 먼저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해야 했다. 더욱 구조 작업하는 이들을 격려해야 하고, 기다리는 가족을 위로해야 했다. 이단공단以短攻短이란 말이 있다. 채근담에 나오는 구절이다.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말이다. 언짢은 마음에 한마디 해야겠다. 요새 애들 말대로 되돌려 준다. ‘너나 잘하세요.’ 교감선생님 짐이 너무 무거웠던 모양이다. 견딜 힘도 버틸 재간도 없었나 싶다. 그가 남긴 말이 가슴아프다.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교감 선생님은 아이들을 끔직히 사랑했고, 가르치고 기르는 일을 천직으로 알았을 게다. 스승답고 교사다웠음에 틀림없다. 남은 사모님과 아이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같이 할 것으로 믿는다. 삼가 명복을 빈다.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이사야 40: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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