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초대석 _ 기타를 함께 배우는 가족
보스톤코리아  2007-02-10, 22:04:58 
▲ 좌측으로부터 엄마 황순하 씨, 김한솔 양, 김한욱 군.  기타를 배우는 시간이 가족들에게는 유일한 대화의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소중한 시간”

기타를 배운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늘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 기타를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특히나 학업을 위해 미국을 찾은 가정에는 더욱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소위 “기러기”라 불리는 가정들은 ‘미국에서의 학업추구’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기에 미국에서의 생활을 빠듯하거나  늘 공부라는 목적에 시달려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가족간의 대화가 소중해지고 결국 아이들의 미래도 이에따라 결정될 수 있다.
한인회 시무식에 참가했던 사람이라면 통기타를 연주하던 사람들 중에 조금 특이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중에 중고등학생 정도의 청소년들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청소년 남매와 젊어보이는 한 주부가 가족이라는 것을 몰랐으며 알아챈 사람을 극히 소수로 짐작된다.
한음기타교실의 가족 학생인 엄마 황순하 씨(42), 와 아들 김양욱군(14), 딸 김한솔양(12) 등 3가족은 양욱군의 막연한 제안에 의해 같이 기타를 배우게 됐지만 이 가족이 함께 대화하는 유일한 시간이 됐다.
부모하고 아이들이 같은 입장에서 같은 목적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는 요즘. 더구나 학업을 위해 와있는 미국에서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더욱이나 부모와 아이들이 가슴으로 만나는 자리는 드물다.
황순하씨는 “미국에서 삶은 목적만 강요되다 보니 정서가 더욱 메말라가며 ‘영어를 배워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이게 된다.”고 미국생활의 어려움을 털어 놨다. 이렇다 보니 엄마와 아이들이 가슴을 터놓기가 쉽지 않다.
황순하 씨에 따르면 “(기타를 가족이 함께 배우는 시간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든지의 생각을 모두 떠나 재충전하고 재밌게 아이들과 함께하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다고.
“학교만 빼고 모든 것이 한국이 더 좋다”는 양욱군은 수줍음에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기타을 배우는 시간이 사뭇 즐거워 보인다. “그래도 미국에서의 생활이 점점더 재밌어진다”고 한다. “아직까지 친구들과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양욱군은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 처음에는 한국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역시 수줍음에 엄마를 통해서 주로 의사를 표현하는 한솔은 “학교도 생활도 한국이 모두 낫다”고 직접 말한다. 한참 한국 향수병에 시달릴 즈음이어서인가…. 그래도 기타교실은 싫지는 않은지 양욱군이 한국 방문 때문에 한달간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늘 같이 기타를 배웠다.
그러나 이들이 같이 기타를 배우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3인이 모두 같은 시간을 내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 시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정서 차이도 있다. 양욱군은 같이 배우는 것이 좋냐는 질문에 ‘부담스러워요’라는 생뚱맞은 답변을 내놓는다. 엄마 황순하씨도 사실은 같이 하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한국에서는 엄마와 아들 엄마 딸 하는 위계질서가 있었는데 여기서는 모두가 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이며, 더구나 자신만이 갖고 있던 ‘끼’를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하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고 황순하씨는 말한다.
특히 아이들보다 기타에 진도가 조금 느린 황순하씨이기에 더욱 그렇다. 황순하씨는 집에서 늘 연습하는데 별로 연습하는 것 같지 않은 양욱군과 한솔이는 늘 진도가 빠르다. 황순하씨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또하나의 이유다. (한인회 시무식 때 연주에서 양욱군과 한솔양은 틀리지 않았지만 ‘행복의 나라로’를 따라부르다 감정에 사로잡힌 엄마 황순하씨만 중간에 코드를 잡지 못하고 틀렸다.)
그러나 이러한  어색함보다는 같은 것을 하면서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가족의 모습이 자리잡아 간다고. 엄마는 늘 아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연습하고 한솔은 엄마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주 함께 연습하며 가끔씩 양욱군까지 함께 가세하면 가족이 함께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렇지만 이들 가족이 양보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엄마 황순하 씨는 노래교실을 한다면 아이들과 따로 배우고 싶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양욱군도 즉시 따라 자신도 혼자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은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노래를 잘하고 싶어한다’는 평가를 받는 양욱군과 통기타 노래를 좋아하는 어머니 황순하씨는 분명 좀더 진솔한(?) 모습을 서로에게 보이기가 싫은 듯 보인다.
엄마 황순하씨는 통기타 시절 노래와 김현식을 좋아한다며 386초반 시대의 정서를 드러냈다. 양욱군은 모든 노래를 좋아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는 없다. 엄마에 따르면 nell을 좋아 한다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엄마와 자녀들간에도 쑥쓰러움은 남아 있지만 한국에서라면 절대 불가능했었던 일,  바로 함께 기타를 배우는 시간이라고.

장명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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