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로부터 온 한비야 씨 크리스마스 선물
보스톤코리아  2013-12-02, 15:21:29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지난 11월 초 보스톤을 방문해 유학생들에게 삶의 비전을 두고 강연을 한 한비야 씨가 27일, 보스톤 지역 한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름다운 소식을 보내왔다. 

특강 후 즉석에서 모아진 성금을 말리 북쪽 가오 지방의 초등학교 수리비로 전달했다는 소식이다. 

한비야 씨는 말리를 떠나 현재 세네갈에서 서아프리카 지역 긴급구호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한비야 씨의 글을 그대로 소개한 것이다.


말리 초등학교를 방문한 한비야 씨가 한글로 ‘말리’를 써 보이며 가르치고 있다(좌), 아이들 및 학교관계자들과 함께 손을 흔들어 보이는 한비야 씨(우)
말리 초등학교를 방문한 한비야 씨가 한글로 ‘말리’를 써 보이며 가르치고 있다(좌), 아이들 및 학교관계자들과 함께 손을 흔들어 보이는 한비야 씨(우)
 

봉주르~~

아프리카 대륙 서쪽 끝인 세네갈 다카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여전히 열정적으로 즐겁게 지내고 계시겠죠?

그날 특강 후에 번개로 걷은 말리 성금 보고가 늦었습니다.

봉투 열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무려 $805이 들어있지 뭐예요. 이게 우리 젊은 가난한 유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성금이라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났어요.

자세한 내용은:

$ 100 X 3 = $ 300

$ 50 X 1 = $ 50

$20 X 15 = $ 300

$ 10 X 8 = $ 80

$ 5 X 12 = $ 60

$ 1X 15 = $ 15

===============

Total $ 805

이 귀한 돈을 어디에 써야 학생들의 마음이 잘 전해질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말리를 떠나기 직전에 UN mission으로 말리 북쪽 가오 지방으로 갈 일이 있었어요.

그곳에는 내전 때문에 피난갔다가 일년만에 돌아온 초등학생들에게 일년동안 못 배운 것을 보충하는 수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답니다.

40도도 넘는 찜통더위에 선풍기는 커녕 전기도 없는 깜깜한 흙바닥 교실에서 100명도 넘는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그나마 내전 때 학교 시설이 파괴되어 멀쩡한 교실이 하나밖에 남지 않아 이부제 수업을 하고 있었어요.

칠판도 글씨를 쓸 수 없는 상태로 망가져 있고 무엇보다 너무 깜깜해서 수업이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교장선생님에게 뭐가 제일 필요하냐니까 역시나 칠판, 전기. 무너져 내리려는 지붕수리였어요.

이건 물론 UNICEF나 월드비전이 도와줄 수 있지만 수없는 paper work를 거쳐야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때, 당장 쓸수 있는 이 성금이 생각난거예요.

그래서 현장에서 일하는 UNCIEF 직원에게 “이 돈을 교장선생님께 전하고 ( $ 805 전달 영수증 받을 예정), 교장선생님이 이돈으로 무엇을 샀는지 영수증을 스캔해서 보내고 (물품구입 영수증 받을 예정), 전등 등 관련 사진과 아이들 좋아하는 사진을 찍어서 5-10장정도 보내달라”고 했어요.

실은 지난 내전 이슬람 반군 기지였던 가오 지방에서의 humanitarian operation은 security 때문에 쉽지가 않아요. 제가 있을 때에도 반군 잔당들이 쏜 폭탄 두대가 도심으로 떨어져 신새벽에 UN compound로 피신했다가 오후에 UN기를 타고 겨우 빠져나왔거든요.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현지 학교는 돌아가야 하니까 내가 부탁한 거 챙겨서 잘 보고할거예요.

영수증과 사진이 오는대로 보내드릴게요. 우선 제가 갔을 때 학생들하고 찍은 사진 두장 맛보기로 보낼게요.(아이들 참 예쁘죠? 왼쪽 하얀 스카프를 두룬 분이 여자교장선생님)

우리학생들이 말리초등학생들에게 좋은 일 했어요. 그 성금 덕분에 밝은 교실에서 공부할수 있을테니까요.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거예요.

저는 말리 근무를 끝내고 지난주에 세네갈로 왔어요.

여기서 서아프리카 지역 7개국의 긴급구호 프로그램을 총괄한 후 내년 1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세네갈에서

한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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