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에 김진태 전 대검차장 내정
보스톤코리아  2013-11-04, 12:11:40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김진태 전 대검차장(61)이 내정됐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김 내정자가 검찰 내에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벌써부터 이목을 끌고 있다.

신임 검찰총장에 김진태 전 대검차장 내정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30일일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때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게 된다. 이에 김 내정자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이르면 내달 말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요청안에 따르면 김 내정자의 재산 신고내역은 △본인의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 토지(3201만2000원), 서울시 강남구 아파트(13억3600만원), 2009년식 제네시스 자동차(3026만원), 생명보험을 포함한 예금(1억5402만원), 현금(1만5000원) △배우자의 전라남도 광양시 황금동 및 성황동 임야(1억7989만원), 예금(4억7106만1000원), 현금(1만2000원), △장남의 예금(8944만7000원) △장녀의 예금(7252만6000원) 등 총 23억9221만6000원이다.

장남 병역면제 판정 해명
민주당은 청문회를 앞두고 맹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장남 병역 면제 판정이 청문회 시발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창재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중심으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9일 공식해명자료를 냈다. 

장남 김 모씨는 지난 2005년 고도근시 3급 판정으로 현역 복무대상이 됐다. 하지만 2007년 카투사, 2008년 공군어학병, 2009년 현역대체가 가능한 한국국제협력단 해외 봉사단에 각각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다는 것이다. 불합격 이유로는 소변검사 결과 단백질과 혈뇨 비율이 높았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2009년 3월에는 육군운전병에 지원했다가 사구체신염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고 같은해 6월 병역 의무에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장남 김 씨는 현재까지 혈액과 소변검사를 받으며 치료 중이라는게 준비단의 해명이다.

증여세 누락 의혹
김 내정자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세금 납부를 누락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 내정자가 대검 차장 시절인 지난 3월 신고한 공직자 재산변동 사항을 보면, 김 내정자 딸(28)과 아들(27)의 예금은 각각 7300여만원, 7100여만원으로 총 1억4400여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김 내정자의 자녀가 이만한 돈을 예금할 능력이 있었느냐이다. 실제로 김 내정자의 아들은 올해 모 대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 뚜렷한 소득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딸은 아직 직업이 없어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가 자녀들에게 증여했다고 밝힌 재산은 2008년 신고한 4000만원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1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 내정자 측은 세금 누락 의혹에 대해 증여세를 모두 납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내정자 측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용돈, 세뱃돈 등으로 모아온 것”이라며 “목돈으로 준 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완납했다”고 밝혔다.

여수•광양 땅 부동산 투기 의혹
김 내정자는 연고지가 없는 여수•광양 땅을 매입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내정자 측은 먼저 여수땅 매입에 대해 '퇴임후 살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내정자의 배우자 명의로 되어 있는 광양땅에 대해서는 증여받은 것이며, 증여세도 납부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 밖에 김 후보자의 재산도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 부부의 현금과 예금 자산이 최근 열 달 사이 1억 8천만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 ‘예상한 인사’
내분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외압논란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검찰은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27일 새 검찰총장에 내정되자 조직 안정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예상한 인사'라는 반응이다.

대검의 한 검사는 "원칙주의자에 강직하고 업무장악력이 뛰어나다"면서 "치밀한 성격이어서 이번 상황을 잘 추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간부도 "총장 대행을 맡아 위기에 처한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경험을 되살려 또한번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내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의 '찍어내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채동욱 검찰총장 후임으로 김 전 대검 차장이 내정된 데 대해 예상한 인사라는 반응과 함께 PK(부산•경남)출신에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김 내정자가 정권의 외압을 거스르기 보다는 적절한 타협을 통해 수사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초원복집 3인방 재구축
여야는 김 내정자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적절한 검증을 하겠다”면서도 “검찰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신망도 있는 인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이번 인사는 예상대로 철저한 김기춘 비서실장 인사로 보인다. 김 실장이 또 한 명의 대리인을 검찰총장으로 보내 검찰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김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을 두고 "김기춘-정홍원-김진태 초원복집 3인방의 3각 편대 재구축"이라고 규정했다. 1992년 ‘초원복집 사건’ 당시 정홍원 총리는 서울지검 특수1부장으로 김 내정자는 담당 검사로 재직했다.

이어 전 대표는 "인사청문회에서 김진태 후보가 중립성을 유지하고 수사해낼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PK출신 ‘특수통’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1985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 내정자는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을 수사한 검찰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지난해 사상초유의 '검란(檢亂)'으로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사퇴한 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내부를 무난히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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