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담금주 이야기
보스톤코리아  2013-09-23, 15:51:24 
선선한 가을이 되고 아침 저녁으로 매우 쌀쌀합니다. 오늘은 추석입니다. 미국에 가족 친지가 가까이 있어서 풍성한 명절을 맞이하는 분들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명절을 맞이하시는 분들 모두 즐겁고 편안한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맛있는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두런두런 모여 앉아 술 한잔을 기울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게 됩니다. 즐거운 시간입니다. 이때 이왕 술을 먹는다면 몸에 덜 해로운 술은 무엇인지 찾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할 일이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와인, 간편한 맥주, 독한 위스키, 취하고 싶을 때 먹는 쏘맥 등 다양한 술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술을 먹다가 이도 저도 싫으면 찾는 것이 담금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담금주를 좋아합니다. 좀 과하다 싶게 마셔도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개운하고 몸에 무리가 적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명절을 맞이하여 제가 좋아하는 담금주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구기자주 구기자로 술을 담그면 맛이 달고 진하여 술이라 생각 못하고 한없이 먹게 됩니다. 구기자주는 그야말로 약주입니다. 구기자는 그 맛이 달고 기운이 평하여 음식처럼 오래 먹어도 좋습니다.  몸 안의 양기를 북돋아주고 피로 회복을 빠르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호흡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양기가 적거나 중년 이후 허리와 무릎이 자주 시린 남성분들에게 매우 좋은 약재 중의 하나 입니다. 덥지 않아도 땀을 많이 흘릴 때, 갈증을 자주 느끼고 물을 마셔도 갈증이 풀리지 않을 때 좋습니다.

구기자 어린 싹에는 혈관의 유연성을 길러 주고 염분 배설을 촉진시켜주는 작용이 있어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에 탁월합니다.

산사주 산사는 소화기 장애가 있을 때, 특히 고기 먹고 식체 했을 때 사용하는 약재입니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좋아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을 먹고 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속이 꽉 막힌 것 같은 증세에 좋습니다. 또한 산사는 피를 맑게 하고 나쁜 피를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고 고지혈증, 고혈압에도 좋다고 알려져 미국인들도 좋아하는 약재입니다.

국화주 국화는 피를 맑게 하고 열을 내려주고, 두통을 가라앉히고, 고혈압을 예방하며, 눈을 밝아지게 하는 약재로 간에 열이 있어 성을 잘 내는 사람에게 좋은 약재입니다. 음력 9월 9일 중앙절에 국화를 술에 띄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독특한 꽃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분명한 담금주인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평소 눈이 충혈이 잘 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욱하는 성질이 있고 화가 나면 뒷목이 뻣뻣해지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오가피주 오가피는 제가 좋아하는 약재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간과 신장을 보하는 약재로 한의원에서 많이 씁니다. 특히 가시가 있는 오가피가 효능이 좋은데 술로 만들면 그 맛이 약간 씁쓸하면서 깊은 맛이 있어 좋습니다. 오가피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강근골 거풍습 약으로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고, 정을 보태고, 골수를 이롭게 하고, 몸에 불필요한 풍과 습이 든 것을 제거하는 약재로 관절염과 좌골신경통에 널리 쓰입니다.  몸이 마른 사람보다는 살집이 있으면서 잘 붓고 살이 쳐지는 사람의 요통 신경통에 유효한 약재입니다. 

술을 드실 때 본인의 몸엔 어떤 술이 좋은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몸에 열이 많고 갈증을 자주 느끼고 비교적 소변량이 적고 진하며 얼굴이 붉으스름한 분들, 갱년기 이후 몸에 열감이 있는 분들 독한 술보다는 알코올 돗수가 낮은 술이 더 낫습니다. 평소 조금만 음식을 다르게 먹어도 잘 체하고 맥주 마시면 설사하시는 분들은 속이 냉하다고 보고 조금 독한 술을 먹는 것이 낫겠습니다. 

빈 속에 술을 먹기 보다는 식사 중이거나 식 후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아무리 약주라 해도 많이 마시면 좋을 리 없습니다. 이태리 장수 마을에서 입증하듯이 레드 와인을 하루 1-2잔 마시면 심혈관계 질환이 줄고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술을 마시다 보면 절제하기 힘들고 과음을 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즐거워도 절제가 있는 음주 습관이 건강을 지켜줍니다. 추석 즐겁게 보내시고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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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칼럼닌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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