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 마무리 |
보스톤코리아 2013-08-26, 11:27:46 |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지난달 2일 시작된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19일 2차 청문회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여야 합의에 따른 공식 국정조사 기간은 당초 16일까지이던 것을 한 차례 연장해 23일로 예정됐지만 21일 3차 청문회가 무산되면서 조기 마감됐다. 여야 모두 50일 넘는 국정조사 기간에 기존의 상반된 주장만 재확인했을 뿐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1차 청문회-증인선서 거부 논란 여야가 14일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첫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핵심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두 사람이 첫날부터 출석을 거부하면서 청문회가 ‘파행’ 운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이때부터 쏟아지고 있었다. 다시 열린 16일 청문회에서는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청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부실한 답변으로 일관해 논란을 야기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국민의 기본권인 방어권 차원에서 선서를 거부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며 "만약 증인의 증언이 언론 등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진위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될 경우 형사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증인이 선서를 거부한 것은 아마 국회사상 처음"이라며 "답변을 정직하게 하겠다는 국민에 대한 선서인데 이것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선서거부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때 가능하다. 무조건 증인에게 보장된 권리가 아니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번엔 정당한 이유가 아니다"라며 "김용판은 철저히 위증사실을 숨기기 위해 선서거부를 했고 원세훈은 정해진 기일에 출석하지 않고 사전양해나 동의없이 출석시간 역시 본인이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2차 청문회, 소신발언 ‘권은희’ 화제 19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청문회는 여야 의원간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가운데 정작 증인 신문은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해 파행을 겪었다. 이날 여야 국정조사특위 의원들은 증인 신문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앞다퉈 신청, 증인 중 현직 국정원 직원들이 가림막 뒤에 앉은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또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국정 조사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계속됐다. 여기에 의원들간의 고성과 욕설, 증인들의 답변 거부까지 겹치면서 볼썽사나운 장면이 속출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소속 신기남 위원장의 편파 진행 등을 이유로 청문회 중 세 차례나 집단 퇴장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의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소신있는 답변으로 화제가 됐다. 권 과장은 지난해 12월16일 국정원 정치개입 중간수사결과 발표의 목적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 과장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받은 12월12일 전화의 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답하고 국정원 댓글 수사 기간 중 김 청장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 ‘격려전화’였다는 김 전 청장의 증언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당사자인 여직원 김모 씨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모 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상부에서 조직적 댓글 작업을 통한 선거 개입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선거에 개입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자신의 인터넷 댓글 활동에 대해서는 "북한과 종북 세력의 선전선동에 대응하는 목적으로 이뤄진 활동"이라며 "정치 개입 또는 선거 개입이라는 인식을 갖고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모 씨는 국정원 현직 신분을 이유로 청문회장에 가설된 '가림막' 안에서 증언했다. 명패에는 실명이 아닌 '김직원'이라고 적었다. 3차 청문회 무산, 국정조사 마감 마지막 청문회는 증인채택 실패와 여당 의원들의 회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새누리당이 증인채택을 반대하며 국정조사 방해 공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특위는 오늘 1, 2차 청문회에 부르지 못한 미합의 증인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한 증인채택에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청문회는 무산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은 특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국조 특위는 국정조사 마감 시한 이후 활동 내용을 정리하는 결과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지만 국조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려, 여야 합의를 통한 보고서 채택은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은 보고서 합의 채택이 불발될 경우 독자적인 대국민 보고서 발간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계기로 여야가 국정원 개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국조 이후에도 여야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달군 화제의 말•말•말 -떼거지로 몰려와 야유하지 말라. 시끄럽다.(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청문회장 방청석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착석해 자신과 여당 위원들을 나무라자) -새누리당이야말로 ‘막말 대마왕’ 아닌가. 이장우 의원은 선천적으로 구제불능인 ‘선구자’인가.(국조특위 여당 간사 정청래 민주당 의원. 이장우 의원의 ‘떼거리’ 발언에 격분해) -도대체 그럼 청문회에는 뭐하러 나온 겁니까.(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자신의 질의에 수차례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한 국정원 전 직원 김모 씨를 향해)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조명철 새누리당 의원.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에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만날 조작하고 왜곡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줄 아는가.(정청래 민주당 의원. 자신을 두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에게)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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