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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이크 팩토리 (출처: MLBpark 불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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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거리에 가장 흔하게 보이는 가게들 중 하나가 바로 제과점이다. 동네빵집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자영업소뿐만 아니라, 파리빠게뜨나 뚜레주르 같은 체인점도 곳곳마다 있는데, 한국의 식문화에 빵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음을 예상하게 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모카빵이나 카스텔라 같은 익숙한 빵들뿐만 아니라, 치즈크림 빵, 찰깨빵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을 즐기기 위한 소비를 하도록 유도 하기 때문에, 빵이 주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제과사업은 과자 못지 않은 부식사업으로서 손색이 없다. 따라서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고급스런 빵을 출시하는 제과 브랜드를 시작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동네빵집의 상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여론에 의해 몇몇의 대기업은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큰 마켓을 형성하고 있는 제과점이, 과연 미국에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경우, 미국의 경우, 주식인 빵이 정말 다양한 종류로, 발달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다양한 풍미를 즐길 생각에 유학생활의 식문화에 나름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실제로 미국 제과점들은 한국의 제과점들과는 달랐다. 화려한 모양의 다양한 컵케이크나 예술작품 같은 조각 케이크들. 일례로, 필자가 즐겨가는 치즈케이크 팩토리라는 체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면, 너무 많은 종류의 치즈 케이크가 있어서, 케이크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고르다 보면, 디저트를 시키는 것이 본 메뉴를 결정하는 것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달콤하게 유혹하는 케이크들에 비해 소보루처럼 평소에 간식으로 즐길만한 빵의 종류는 별로 많지 않다.
평범한 베이글에 크림치즈로 아침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베이글의 종류도 양파나 참깨를 추가한 베이글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머핀과 스콘들. 크로와상까지 간식으로 먹기에는 너무 달고 부담스러운 종류의 빵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MIT 학생회관 입구 한쪽을 가득 메운 빵들을 보고서서 탐하면서도, 막상 집을만한 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럴 때면, 한국의 단팥빵 생각이 절실해지곤 한다. 빵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에서 동양의 동네빵집을 그리워하는 격이라니 정말 모순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한인들이 비단 나 한 명만은 아닐 것이다. 역사로 치면, 미국의 빵이 훨씬 길겠지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제과점들이 발달시켜온 제빵 문화 발전은 부식으로서의 빵을 하나의 큰 식생활로 자리잡도록 했으니, 참으로 감탄할만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미국인들도, 다양한 종류의 빵을 개발하고 보편화하는 노력을 통해서 외국인들에게도 보다 깊은 풍미를 주려는 시도를 해 봄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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