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36
보스톤코리아  2013-07-29, 11:35:00 
좌: 1960년대 거리의 히피의 모습 우: 음악다방에 한국 청년들의 모습
좌: 1960년대 거리의 히피의 모습 우: 음악다방에 한국 청년들의 모습
The Hippie Chic Show
MFA
July 16, 2013 - November 11, 2013
Lois B. and Michael K. Torf Gallery (Gallery 184)
http://www.mfa.org/exhibitions/hippie-chic


1960년대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근대사에 있어 매우 격동적이고 다이나믹했던 시기였다. 한국의 60년대는 자유 민주주의와 풍요와 개발의 욕망이 충돌하던 시기로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억압적 독재정권 하에 빠르게 산업화 공업화를 거쳐 눈부신 경제 성장을 보였던 시기였던 동시에 탄압적 정권에 맞서는 민주화 투쟁의 어두운 면이 함께 공존하던 시기였던 것이다. 

전쟁과 식민지를 거쳐 오랜 시간 암울했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문화에 굶주려왔던 한국의 청년들은 독립 이 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 그들만의 새로운 청년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새롭게 생겨나는 음악감상실이나 다방은 소위 세련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집합소가 되었다. 

그들은 클래식 음악이나 영국에서 들어온 비틀즈를 들었고 생활한복을 입었던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청바지나 간편한 스커트 같은 서구식의 옷차림으로 멋을 냈다. 당시 통기타 열풍이 뜨거웠는데 어두운 카페에서 조용히 퉁기는 기타의 멜로디 속 은유적 가사로 자유를 향한 욕망들을 표출하며 더 낳은 내일을 꿈꾸기도 하였다.

반면 1960년대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권위적이고 지배적인 가치체제와, 물질주의적 삶에 대한 반발로 독특한 청년문화가 발전하고 있었는데 이를 카운터컬쳐 (반문화) 운동이라 부른다. 그리고 반문화 운동의 중심에는 히피가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하이트 애쉬버리(Haight-Ashbury),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그리고 런던 킹스 로 (King’s Row)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문화 운동은 미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 운동으로 시작되어 흑인 인권운동, 여성 인권운동, 성적 레볼루션 (Sexual Revolution)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대적 화두와 결합하여 복합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들은 권위 계층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도전하였으며 미국사회에 만연한 소비주의와 물질주의에 반대하고 소위 사회적으로 안정적으로 불리는 직장이나, 사회적 체계에서 벗어나 최대한 자유롭길 원했다.  그러나 당시 뜨거운 사회현상으로 주목 받았던 히피문화는 모든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에는 히피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성적으로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었으며 여럿이 함께 모여 마약을 하는 요인 등이 작용했을 것이다. 

히피들은 거리와 공원, 광장에 모여 비폭력적 평화모임을 열었는데 특히 1967년 여름, 샌프란시스코의 하이트 애쉬버리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Summer of Love) 에는 10만명 이상의 히피들이 모여들며 히피 문화가 집중 조명을 받기도 하였다.  

보스톤 박물관의 특별전’The Hippie Chic Show’에서는 1960년대 격변하는 미국 근 현대사 속 히피문화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패션을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패션에 있어서 히피들은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되는 유명 브랜드점에서 옷을 사는 것을 거부하고 빈티지 옷을 사거나 혹은 직접 만들어 입기도 하였는데 관습이나 규범에 벗어나 자유롭게 디자인을 조합하고 거침없는 색상들을 사용하였다. 

할머니의 옷장에서 고른 바지나 베스트, 아버지의 넥타이를 재활용하는 등 여러 옷들을 모아 근사한 패션을 만들고 개성 있게 자신을 표현하였다. 색상과 패턴에 있어는 환각적, 환상적인 요소를 반영하였고 이로써 독특한 민족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패션은 자유롭고 재미있었으며 또한 가격이 저렴했다. 이러한 히피의 패션은 메인스트림에 의해 ‘안티 패션’으로 규정되었다. 

60년대 히피들의 헤어스타일은 다듬지 않은 긴 머리스타일을 하였고 여자들은 길게 땋은 머리로 포인트를 주기도 하였다. 재미있는 점은 반자본주의적 이상을 기반으로 탄생한 히피 패션이 빠르게 메인스트림 에 전해지고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독특한 패션은 곧 보그나 하퍼스지와 같은 유명 패션, 문화 매거진에 소개되었다.

이번’The Hippie Chic Show’전시에서는 히피 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조명한 디스플레이와 조명 또한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보스톤 발레(boston ballet)단원의 가발작업을 하는 전문가를 초청하여 전시에 사용되는 마네킹의 가발을 디자인함으로써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양한 히피 헤어스타일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미국의 독특한 청년문화의 하나였던 히피문화를 패션이라는 렌즈를 통해 감상하며 미국의 현재를 더욱 잘 이해함과 동시에 한국과 미국의 60년대 청년문화를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ph) 
857 756 2557
/ www.bostonart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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