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일가, 국외 조세회피 의혹 |
보스톤코리아 2013-06-03, 11:41:47 |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국외 조세회피' 논란이 한국 내에서도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유명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재계 유력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탈세 및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의 전면에 서게 됐다. 재벌 총수 포함된 1•2차 명단 공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발표한 재벌 총수 일가 조세피난처 2차 명단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포함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1차 발표 당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장남 등 재벌가가 등장한데 이어 또 다시 굵직한 재벌가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 27일 뉴스타파가 ICIJ와 공동 작업을 거쳐 공개한 2차 명단에는 최 회장과 같은 회사 조용민 전 대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부부,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도 포함됐다. 지난 22일 1차 발표 당시 3개 페이퍼컴퍼니와 연루자 5명에 이어 2차 발표까지 합할 경우 7개 페이퍼컴퍼니에 연루자는 12명으로 늘어난다. 이날까지 공개된 명단은 12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뉴스타파가 발표할 명단은 233명에 이른다. 뉴스타파는 당초 245명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CICJ, 각국 탈세의혹 폭로 시작 CIJ는 지난달 초부터 각 나라의 유명기업인과 정치인들의 탈세의혹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ICIJ는 영국 가디언과 BBC, 미국 워싱턴포스트, 일본 아사히신문 등 각국 탐사보도 전문기자들과 협업했고 한국에서는 뉴스타파가 공동 취재 파트너로 선정돼 데이터분석 등을 시행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PTN 그리고 CTL이라는 거대 등록대행업체가 있다. 이 업체의 내부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기록이 나왔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170여개 국가로부터 온 고객 13만여명, 12만여개의 페이퍼컴퍼니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사람이 아주 먼 버진아일랜드, 킬리만자로에 가서 회사를 설립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라며 "탈세 등의 불순한 의도들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고 본다. 큰 회사 또는 사회경제적 책임 있는 사람 위주로 해외에 은밀하게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금융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긴장하는 재계 뉴스타파의 명단 공개 이후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뉴스타파의 잇따른 명단 발표로 인해 수사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기업들은 외국 기업과의 합착이나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의 과정에서 설립•청산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페이퍼컴퍼니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역외탈세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이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뉴스타파의 명단 발표가 앞으로도 추가로 있을 만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민주, 경제민주화법으로 해결 독립 언론사인 <뉴스타파>가 2차로 조세회피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관련 법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기업의 반칙•불법•편법적인 조세회피 문제도 여러 수식어를 갖다 붙일 것이 아니라 한 마디로 경제민주화법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국회경제민주화포럼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이 뉴스타파가 보도한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국정조사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국정조사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6월 국회에서 관련 국정조사가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세정 당국 전격 조사 착수 국세청과 관세청 등 세정 당국이 조세회피 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역외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전격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9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23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관세청도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회피 지역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12명의 불법 외환거래 여부 등의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정 당국이 역외탈세에 대한 조사에 동시 착수하면서 그 폭은 앞으로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타파가 단계적으로 역외탈세 혐의자를 공개하기로 한데다 국세청도 미국과 영국ㆍ호주 국세청이 확보한 역외탈세 의심 정보 가운데 일부를 입수해 정밀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세무조사가 언제 결실을 가져올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은 "(역외탈세 혐의 23곳에 대한 조사는) 한 달 이상은 당연히 걸린다"고 말했고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서는 1~2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진은 누구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51)는 1987년 KBS에 입사해 매체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포커스> 데스크와 탐사보도팀장 등을 지냈다. 그가 창설을 주도한 KBS 탐사보도팀은 2005년부터 한국기자상•방송대상 등을 다수 수상하며 사회비판적 심층보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9월 KBS의 ‘낙하산 사장’ 임명에 반대하다 평팀원으로 강등돼 지방총국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으며 당시 탐사보도팀도 사실상 해체됐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KBS에 사표를 내고 비영리 인터넷 독립법인 ‘뉴스타파’에 합류하면서 “공공 이익만을 위한 탐사저널리즘을 제대로 해 보겠다”고 밝혔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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